군사/군대

공군 비행단 제설 작업

큰바위(장수환) 2023. 1. 6. 16:11

펄 펄 눈이 옵니다. 바람타고 눈이 옵니다~~로 시작되는 동요다. 어릴 때의 눈은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솜가루를, 떡가루를 뿌려준다고 할 만큼의 여유로움이 있었다. 그리고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젊은이들은 연인들과의 데이트나 만남 등으로 인해 좋은 추억을 새길수 있는 낭만이 있을수 있지만 적어도 나에게만은 군생활을 하면서 눈이 그리 좋은 추억만을 안겨주지는 않았다. 더구나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비행단에서는 오히려 겨울에는 눈과의 싸움이라도 해야할 지경이었다. 제설장비가 넉넉하지 못해 인력으로만 제설작업을 했던 시절에 낮에 내리는 눈은 하루 종일 제설작업을 하게하고, 밤에 소리없이 내리는 눈은 아예 잠을 못자게하고... 사실 제설장비가 충분치 못해 장비가 해야할 부분을 인력이 투입되어 해야할 경우엔 온갖 아이디어가 동원되었다. 못쓰게 된 폐유를 뿌려 불도 붙혀보고, 특수 자동차 앞에 나무 판자를 붙혀 밀어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항공기도 동원하여 제설작업도 했었다. 사방팔방이 시원히 뚫린 광활한 활주로에서 제설작업하기란 정말 쉽지 않았는데 거기다 쌓인 눈이 바닥에 얼어 붙으면 정말 힘이 들었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당시엔 눈이 많이 온다는 예보가 오히려 틀려주기만을 바라기도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새로운 제설장비가 보충되면서 그나마 형편은 나아졌다고 생각된다.

아래의 모든 사진들은 공군 홈페이지에서 가져 왔는데 비행단에서의 제설작업 장면들이다.

폐기된 항공기의 제트 엔진을 탑재하여 엔진을 가동시켜 나오는 높은 온도로 활주로에 얼어붙은 눈과 얼음을 녹이면서 배기구를 통해 뿜어져 나오는 공기를 이용하여 눈과 얼음 조각을 날려버림으로써 활주로 제설작업을 하는 장비. 마징가라고 불리었다.

활주로에서 운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저 장비가 한번 지나가면 왠만한 제설작업은 다 끝이 난다.

눈이 내리는 속에서 우렁찬 엔진소리와 함께 거북이처럼 엄금엉금 기듯이 활주로를 누비고 다닌다.

말끔히 청소된 활주로...

그리고 주기적인 점검을 해서 다음 제설작업을 준비해야하는 것은 정비사들의 몫이다.

활주로나 항공기가 활주로에 가기까지의 유도로는 위와 같은 장비로 우선 제설작업이 가능하지만 항공기 주기 시설 주변에서는 인력으로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항공기에 눈이 쌓인 모습이나 뒷쪽의 담장위에 쌓인 눈의 두께는 적어도 10센티는 넘을것 같다. 저런 일들도 대부분 정비사들의 몫이고...

공군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보다보니 다음과 같은 사진이 있다. 제목은 67.12.14 송년 눈싸움(공본). 1967년의 공본이라면 지금 동작구 대방동인데 바로 공군회관 건너편 지역이다. 당시에 저런 낭만이 있었네...

이 추운 겨울에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있을 우리 장병들의 노고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