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군대

국군 전사자 유해 봉영행사,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큰바위(장수환) 2023. 2. 14. 11:53

2012년 6월. 지난 5월25일에 서울 공항에서는 대통령이 참석한 이색행사(?)가 열렸다. 이미 메스콤을 통해 알고 있을 것이지만 6.25 전쟁 발발 62년만에 북한지역에서 발굴된 국군 전사자 유해 12구가 국내로 돌아오는 봉송과 봉영행사가 벌어졌던 것이다. 이번에 돌아온 국군 전사자 유해 12구의 상당수는 장진호 전투에 참가했다 전사한 병사들로 추정되고 있는데 유해의 출토지가 함경남도 장진군을 비롯한 주변 지역이라고 한다. 당시에 이곳에서 북진중이던 유엔군이 예기치 못한 중공군의 개입으로 포위를 당했으나 퇴로를 뚫고 후퇴에 성공한 전투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보니 관련 행사 사진이 실려있는데 그대로 옮겨왔다.

유해를 실은 공군의 특별 수송기가 도착하기 전 서울 공항의 행사 대열 모습이다.

공군의 C-130 대형 수송기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주기장에 착륙했으며...

대통령을 비롯한 군 수뇌부가 이동을 하고 있다.

수송기의 뒷문이 열리고 유해가 모습을 나타내고...

경례로써 돌아온 유해에 예를 하고 있다. 대통령은 '목숨을 던져 나라를 지킨 국군 전사자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갖추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번에 돌아온 유해는 모두 12구인데...

그중 2구는 신원이 확인되었는데 당시 미 7사단 소속의 카투사(KATUSA : Korean Augmentation Troops to the United States Army)로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로 62년만에 조국의 유가족 품에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 행사가 주목받는 이유중의 하나가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는 것이다. 국군 통수권자로써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해 최대한 예우를 다한다는 의미도 있고, 아울러 대통령은 "통일이 되면 여러가지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유해를 찾는 일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들 유해들은 절차에 따라 국립묘지에 안장될 것이다.

유해는 미군에 의해 북한 장진호 주변에서 발굴되어 미 합동 전쟁포로실종자확인 사령부(JPAC)의 협조하에 괌의 앤더슨 미군기지에서 한국 공군 특별 수송기에 의해 한국으로 이송되어 이날 서울공항에 도착했다고 한다. 미국의 합동전쟁포로실종자 사령부는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Until they are home),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You are not forgotten)’라는 모토하에 자국의 군인들이 세계 어디에 있던지 자국민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고 한다. 우리 국방부에서도 이미 유해발굴감식단을 편성하여 유해를 발굴하고 식별하여 유가족 품에 안겨주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한사람의 유해라도 놓치지말고 발굴하여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의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그 임무와 책임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모윤숙)라는 제목의 시가 있는데 나는 이 시를 지난 1971년 사관학교에 입학해서 1학년때 교양국어 시간에 배운 것이다. 당시에는 참으로 가슴이 뭉클하게 하는,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감동을 받은 시로써 이 긴 시를 거의 외우다시피 했었다. 현충일을 맞이한 지금 다시 한번 음미해 본다.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모윤숙

 

(나는 廣州 산곡을 헤매이다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났다)

 

산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말 아무 움직임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감은 국군을 본다

 

푸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린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거두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내 손에는 범치못할 총자루

내머리엔 깨지지 않을 철모가 씌워져

원수와 싸우기에 한번도 비겁하지 않았노라

그보다도 내 핏속엔 더 강한 대한의 혼이 소리쳐

나는 달리었노라. 산과 골짜기, 무덤위와 가시 숲을

이순신 같이, 나폴레온 같이, 시이져 같이

조국의 위험을 막기위해 밤낮으로

앞으로 앞으로 진격! 진격!

원수를 밀어가며 싸웠노라

나는 더 가고 싶었노라. 저 원수의 하늘까지

밀어서 밀어서 폭풍우 같이 모스코바 크레물린탑 까지

밀어 가고 싶었노라

 

내게는 어머니,아버지,귀여운 동생도 있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 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함께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나니, 아름다운 저 하늘에

무수히 나르는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나는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노라

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주검을 아는이는 없으리라

숨지어 넘어진 내 얼굴의 땀방울을

지나가는 미풍이 이처럼 다정하게 씻어주고

저 하늘의 푸른 별들이

밤새 내 외로움을 위안해 주지 않는가?

 

나는 조국의 군복을 입은채

골짜기 풀숲에 유쾌히 쉬노라

이제 나는 잠에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에 날으는 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리 숨지었노라

여기 내몸 누운곳 이름모를 골짜기에

밤이슬 내리는 풀숲에 나는 아무도 모르게 우는

나이팅게일의 영원한 짝이 되었노라

 

바람이여! 저 이름모를 새들이여!

그대들이 지나는 어느길 위에서나

고생하는 내 나라의 동포를 만나거든

부디 일러다오

나를위해 울지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고.

저 가볍게 날으는 봄나라새여

혹시 네가 날으는 어느 창가에서

내 사랑하는 소녀를 만나거든

나를 그리워 울지말고 거룩한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고 일러다오

 

조국이여! 동포여! 내 사랑하는 소녀여!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 간다

내가 못이룬 소원,물리치지 못한 원수

나를 위해 내 청춘을 위해 물리쳐다오.

물러감은 비겁하다.

항복보다, 노예보다, 비겁하다

둘러싼 군사가 다아 물러가도 대한민국 국군아!

너만은 이 땅에서 싸워야 이긴다

이 땅에서 죽어야 산다

한번 버린 조국은 다시오지 않으리라

다시오지 않으리라.

보라, 폭풍이 온다. 대한민국이여!

 

이리와 사자떼가 강과 산을 넘는다

내 사랑하는 형과 아우는

시베리아 먼 길에 유람을 떠난다

운명이라 이 슬품을 모른체 하려는가?

아니다, 운명이 아니다

아니 운명이라도 좋다.

우리는 운명보다는 강하다. 강하다.

 

이 원수의 운명을 파괴하라. 내 친구여!

그 억센 팔다리, 그 붉은 단군의 피와 혼

싸울곳에 주저말고 죽을곳에 죽어서

숨지려는 조국의 생명을 불러 일으켜라

조국을 위해선 이 몸이 숨길 무덤도

내 시체를 담을 작은 관도 사양 하리라

오래지 않아 거친 바람이 내 몸을 쓸어가고

저 땅의 벌례들이 내 몸을 즐겨 뜯어가도

나는 즐거이 이들과 함께 벗이되어

행복해질 조국을 기다리며

이 골짜기 내 나라땅에

한줌 흙이되기 소원이노라

 

산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푸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린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간 마지막 말을...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다시한번 그들의 희생을 되새겨 우리나라가 앞으로 더 성숙한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