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라는 종편의 TV 프로그램으로 인해 유럽 여행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무척 많아진 것 같다. 지난 봄에 스페인, 포르투칼, 모로코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기를 쓸 때 종편의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여행을 되새기며 새로운 기억을 떠 올리기도 했는데 이번엔 '꽃보다 누나'팀이 다녀온 발칸반도에 대한 호기심이 솟구치는 때에 발칸반도는 지금이 여행 적기라는 말에 또 한번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참좋은 여행사 홈페이지의 발칸반도에 대한 여행 문구인데... 내 마음에 그린(Green) 발칸. 5월은 연 푸른 색상이 온 산을 덮는 시기인데 Green(그린) 발칸을 보기 위해...
여행사 상품은 발칸반도 9개국 12일 상품인데... 돌아오는 기간을 제외하면 실제 발칸반도에서의 여행은 10일이다. 그 기간동안 9개국을 여행하는 셈이라 바쁜 일정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 들여다 보면 그리 우려할만한 것은 아니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의 6개국은 지난 20세기 중후반까지만 해도 유고슬라비아라는 단일 국가였는데 소련연방 해체이후 유고연방도 분리됨으로써 이렇게 여러 나라가 많이 생긴 것이나 다름 없다. 그래서 과거같으면 유고연방, 루마니아, 불가리아, 알바니아 이렇게 4개국이나 같다. 4개국 12일이면 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발칸 반도는 말 그대로 반도이기 때문에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음을 의미한다. 지도상으로 보면 좌측에 아드리아 해, 우측에 흑해, 아래쪽에 에게해... 그리고 구성 국가는 위의 9개국 외에 코소보가 있으며, 그리스가 발칸반도의 가장 남쪽에 있고 터키의 이스탄불이 반도에 걸쳐있다. 여행은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로 들어가서 루마니아-불가리아-세르비아-마케도니아-알바니아-몬테네그로-보스니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에서 여행이 끝나고 돌아 올 때는 이탈리아의 베니스에서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다. 그런데 이탈리아 북동쪽 끝의 항구도시 트리에스테를 돌아보는 일정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전체적으로는 10개국 일정인 셈이다.
발칸 반도는 예전부터 세계의 화약고라 불릴 정도로 전쟁과 내란이 많은 지역이다. 실제로 이 지역중 사라예보에서의 총성은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게한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곳이기도 하고 다민족과 이교도들 간의 잦은 분쟁으로 많은 상처를 가진 곳이다. 더구나 지금은 발칸반도의 국가는 아니지만 인근의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와 분쟁이 발생해서 여행을 떠나기전 외교부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여행 위험도를 살펴보니 여행을 가는 9개국은 4단계의 각 단계에서 아무런 제약이 없다. 다행스런 일이다.
발칸 반도 여행을 예약하고 인터넷을 뒤져 관련 정보를 확인해보며 설레는 나날을 보내던 중 출발 하루전에 발칸반도에 120년만에 대홍수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오른다. 석달에 걸쳐 올 비의 량이 3일만에 왔다고 하며, 발칸반도에서도 중부 내륙 지역인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에선 인근 강이 범람하여 수십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등의 인명 피해와 함께 재산상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소식이다. 이미 지난 4월초에 계약되어 가기로 한 여행이라 망설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취소하기도 곤란하고 해서 계획대로 출발한다. 대구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4시간 걸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여행사의 인솔자와 미팅을 갖고 하는 공항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일들은 이제 낯설지가 않다.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 항공편이라 인천 공항이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다.
카타르 항공의 비행기표를 받는데 도하 공항에 도착해서 환승하는 경우에는 노란색의 커버에 비행기 표를 넣어주는데 샤틀버스를 타면 노란색 정거장에서 내려 환승하라는 표시다. 카타르에 입국하는 경우에는 청색 커버에 넣어준다.
짐을 부치고 그리고 입국심사 절차를 거쳐 면세구역으로 들어와 샤틀 기차를 타고 이동하여 한국 문화 박물관 앞의...
대기 의자에 앉아 좀 쉬었다가...
시간이 되어 비행기를 타러 보딩 게이트로 들어간다.
역시나 이번 여행도 카타르 항공을 타고 도하로 가서 그곳에서 환승하여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스트로 가는 일정인데 인천에서 카타르의 수도 도하로 가는 비행 여정은 지난번 스페인 갈 때와 변함이 없다. 다만 출발 시간만 조금 조정되었을 뿐이다.(QR 858 01시 20분 출발) 좌석의 모니터에는 여러 가지 즐길 것들이 있지만 피곤하기 때문에 특별히 보고 싶은 것은 없다.
기내에서는 역시 한밤중이라 창밖을 쳐다 볼 이유도 없고... 봐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좌석에 놓여진 조그만 주머니에는 안대와 치약을 곁들인 치솔, 귀마개, 그리고 수면 양말이 들어있다.
이륙후 1시간 정도 지나니 기내식이 나오는데 메뉴는 생선과 닭고기다. 그리고 눈 좀 붙이고... 비행화면 한번 쳐다보며... 지루한 시간을 보낸다.
어느 듯 창밖에는 동이 트오고...
착륙하기 2시간전에는 다시 한번 기내식이 나온다.
인천에서 도하까지는 4,661마일이다.
도착하기 전에 바다에서 떠 오르는 태양이 비행기 날개를 태우려는 듯 마치 가스 라이터의 불꽃처럼 솟아오른다.
10시간 10분 정도 비행하여 도착한 카타르 수도 도하의 하마드(HAMAD) 국제 공항이다. 도하 시간은 아침 5시반이지만 서울은 오전 11시반이기 때문에 6시간의 시차가 있다.
도하 공항에서 역시 환승을 위하여 비행기 트랩을 내려 샤틀 버스를 타고
환승 통로인 노란색 게이트에 내려... (노란색 커버에 비행기표를 받은 경우 이 노란색 게이트에 내려야 한다)
면세 구역으로 들어가서...
대기하다가...
루마니아의 부쿠레스트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꼬리 날개에 그려진 그림이 궁금하여 승무원한테 물어봤더니 '오릭스'라는 아프리카나 사막지대에 사는 뿔이 뾰족하고, 길쭉한 산양의 일종이라고 한다.
아침 8시 10분에 이륙할 예정이었지만(QR 219) 30분에 도하 공항을 이륙하여...
창가 좌석이라 창밖을 내다 볼 여유가 있다.
도하의 빌딩군...
사막을 가공하여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 낸 노력이 대단함을 볼 수 있다.
이륙하고 좌석 안전벨트 사인이 꺼지고 조금 지나니 기내식이 나온다.
비행중에 만나는 비행운... 타고 있는 비행기의 비행운은 볼 수 없지만 저 비행기에서 이 비행기를 본다면 꼬리에 비행운을 달고 있는 모습을 볼 것이다.
루마니아 상공이다.
4시간 반정도 비행하여 오후 1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에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스트에 비행기는 가뿐하게 착륙하는데 활주로 포장상태가 매끈하지 못하다.
비행기에 내려 루마니아의 입국절차를 받는데 절차가 까다로운 것은 없는데 전산 장애(?)인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았는데 20분정도 걸려 끝내고, 가방 찾고...
공항대기실로 나와 현지 가이드를 만나고 버스를 타고 이제 발칸 여행의 첫번째 일정으로 루마니아 관광을 시작한다. 인천공항을 이륙하여 도하까지 10시간 정도를 비행하였고, 공항에서 3시간 정도 대기하였다가, 도하에서 부쿠레스트까지는 4시간 반정도를 비행하여 이동했으나 시간 상으로는 12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시차 덕분인 셈이다.
해외 여행을 하다보면 공항 이름에서 받게되는 신선한 충격이 하나 있다. 바로 사람 이름을 딴 공항 이름인데 루마니아 수도의 부쿠레스티 국제공항의 이름은 헨리 코안다(HENRI COANDA) 공항이라는데 그는 최초로 제트 엔진을 발명한 루마니아의 과학자라고 한다. 우리 나라에도 세계적인 인물이 있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이 있고, 세계 최초로 철갑선을 만든 이순신 장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도 있는데... 세종대왕 공항, 이순신 공항, 직지 공항... 이런 이름들의 공항이 우리나라 국제공항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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