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으로/아시아

인도 4. 부사발~델리 야간 침대 열차 이동

큰바위(장수환) 2022. 12. 11. 21:08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엘로라와 아잔타 두군데의 석굴을 보고 부사발에서 델리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여행전에 가장 고려했던 것이 이 야간 침대열차 이동인데 두끼의 식사를 해야하며, 밤을 지새워야하는 이동이다. 잠자리부터 용변 등 여러가지 불편 사항이 많을 것을 각오하고, 현지인들과 어울려 같이 이동하며 풍경을 보는 것도 경험이고, 또 몇해전에 이집트의 아스완에서 카이로까지 야간 침대 열차를 이용해본 경험도 있고 해서 그리고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보다 경제적인 이득도 많아서 선택한 것이다.

아우랑가바드에서 두군데의 석굴을 보고 2시간에 걸친 버스 이동을 하여 부사발 역앞에 도착했다. 역 앞 광장엔 기관차 한대를 전시해 놓았고...

역 대합실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짐꾼들을 따라 계단을 올라서서...

역 한 켠에 주차된 오토바이들...

선로에 정차중인 기차...

역간 이동 통로... 이곳까지는 인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풍경들이라 별 생각이 없었는데...

승강구 앞에 짐을 대기 시켜놓고... 기차는 오후 5시20분에 도착하여 5분간 정차한다는데 5분안에 가방들을 다 실어야 한다. 물론 짐꾼들이 있어 실어주기는 하지만...

보이는 곳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승강장의 구걸하는 사람들은 그렇다치더라도...

선로에는 쥐들이 득실 거린다. 앞에 보이는 구멍마다에는 쥐들이 들락거리고... 선로를 뛰어 넘으며 쥐들이 활개를 친다. 그림에도 네마리의 쥐들이 보인다. 그리고 선로주변엔 청소를 하기는 하지만 오물부터 온갖 음식쓰레기, 휴지, 과자 부스러기, 과일 껍질들이 흩어져 있다.

현지 가이드는 인도에서 열차 여행이 상당히 고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처럼 KTX나 새마을 열차 처럼의 수준이 못되고 과거 60~70년대 비둘기호 수준이라고 몇번이나 말했었다. 또한 인도에서는 기차들이 연착이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많다고 하는데 다행히 20여분만 연착되어 들어온다. 이 열차는 BANGALORE CITY를 출발하여 뉴델리까지 2,406km를 2박3일간(약40시간) 달리는 열차인데 부사월이 거의 중간 정도되는 정차역으로 이곳에서 뉴델리까지는 1,100km 정도 된다. SLEEPER 객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탈 객차는 A.C.3 TIER 객실이다. 번호를 보면 8명 단위로 되어있다. 객실에 대한 설명은 밑에 따로 하기로 하고...

열차로 올라가서 객실과 첫대면을 하게 된다. 좁은 통로를 두고 양쪽으로 침실이 나누어져 있다. 좌측은 아래 위로 2명이 잘 수 있고...

반대편은 3층침대가 마주보며 놓여있어 6명이 잘 수 있다. 현재 앉은 사람의 등받이는 위로 젖혀 올려 중간에 보이는 고리를 펼쳐 걸면 중간에 2층 침대가 된다.

오후 5시25분 출발열차이지만 20여분 연착하기도 했지만 오후 6시5분 정도 되어서야 출발한다. 이정도 연발착은 아주 양호한거란다. 짐꾼들이 아무렇게 놓아둔 가방을 찾아 자리에 앉고, 오후 8시정도 되니 저녁 도시락을 가져다 주는데 밥과 난, 카레... 가지고 간 무우 말랭이를 꺼내놓고 카레에 비벼 잘 먹었다.

이렇게 앉아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좁은 통로를 비집고 간단한 음료를 파는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 특히 인도의 명물인 '짜이'라는 차를 많이 팔고 있다. 기차가 역에 서면 짜이, 짜이 하며 차를 팔러 다닌다. 통로를 중심으로 좌측은 3층침대, 우측은 2층 침대다.

식사를 하고 나면 승무원이 하얀 카버 2장과 담요, 베게를 갖다주고... 중간의 침대를 편다. 천정에 선풍기가 보이는데 별도로 에어컨도 나온다. 1층에 앉아서 좌측에 보이는 위가 3층, 아래가 2층... 건너편에 커텐이 쳐진 부분이 2층, 아래가 1층인데... 객실엔 우리 일행 4명과 현지 인도인 2명인데 가이드한테 부탁해서 현지인을 3층으로 올려보내고 우리는 1,2층에 자리잡았다. 가방은 1층 침대 아래 깊숙히 집어넣고... 귀중품이 든 손가방은 손으로 감고 머리에 베고, 객실엔 220V 코드가 하나 있어 밧데리 충전이 가능하다. 같은 객실의 3층 인도인들은 다른 곳에 가 있다가 늦은 시간에 자리에 들어온다.

객차엔 승무원실이 있고, 다음칸으로 건너 갈 수도 있고, 통로엔 좌우로 화장실이 있는데 인디안식이 있고, 웨스턴식이 있다. 인디안식은 쪼그려 앉는 것이고, 웨스턴 식은 좌식이다.

화장실 옆에는 조그만 세면대가 있어 간단히 씻을 수 있고...

커텐을 치고 다들 자는 시간... 통로 한쪽에 2층 침대에 2명이, 다른 한쪽엔 3층으로 2열해서 6명이 기차의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취침을 하는 중이다. 기차가 열심히 달릴 때는 시속 100~110km정도로 달린다.

아침에 일어나 씻으러 가보지만 씻을 마음은 없다. 물수건으로 대충 얼굴을 닦고, 아침 7시반정도 되어 아침 도시락을 가져다 주는데 간편하다. 카스테라 두조각에 계란말이와 토마토 케첩, 망고 쥬스...

날이 밝았으므로 침대를 걷고 차창 밖을 내다본다. 정거장에 정차할 때보면... 이렇게 멧돼지들도 보인다.

철로 건너 민가쪽엔 소들도 보이고...

아울러 철로를 걸어 어디론가 가고 있는 사람들도 보이고...

이런 쓰레기도 무성하고... 열차내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달리는 차량 밖으로 그냥 휙 던져 버리니 이를 보고 개, 돼지, 소, 쥐, 새들 까지 모여들 수 밖에 없다.

철도 역 구내인데 텐트를 치고 사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렇게 온갖 모습을 다 보여주며 다음날 11시20분에 뉴델리 역에 도착했다. 원래 도착시간인 10시35분보다 많이 늦지는 않았지만 17시간의 걱정된 야간 침대열차 이동은 이렇게 끝이나고.... 뉴델리역은 인도의 수도로써 관문역이라 그런지 지방역에 비해 조금은 낫다.

뉴델리 역은 수많은 열차들의 종점이기도 하지만 시발역이기도 하다.

짐꾼들... 3개를 머리에 이고, 1개는 팔에 끼거나 끌거나 해서... 내 가방도 보인다.

역 광장으로 내려온다. 많은 차량들이 얽혀있다.

뒤돌아 본 역사... 안으로 들어가서 대합실 구경도 하고 싶은데 그럴 시간은 없다. 다음 일정을 위해 버스로...

참고로 인도 열차의 형식을 알아보기 위해 인도 관광청 홈페이지에 가보니 잘 정리해 놓았는데 지금 타고온 열차는 두번째에 보이는 열차(Express, Mail)인데 많은 여행객들이 이용하고 있는 열차로써 한 열차안에 아래쪽에 보이는 객차들이 연결되어 있다. 타고온 객실은 A.C. 3TIER 인데 에어컨이 나오는 3층객실이란 말인데 설명에 보면 '3A, 에어컨과 3칸의 침대'라고 되어있다. 처음에 본 SLEEPER라는 객실은 SL인 것 같다. 이곳은 에어컨은 안나온다는 말인데 여름엔 장거리 여행하기 어려울지도...

델리에서 일정은 인도 정부 빌딩가를 돌아보고, 위령탑인 인도문과 간디의 화장터인 라즈가트를 본 다음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꾸뜹미나르를 보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