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여행

예천 초간정, 용문사

큰바위(장수환) 2023. 2. 22. 11:39

2020년 10월. 가을이 이제 절정으로 향해 가는 시기다. 이름 있는 산들엔 단풍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하는데 이름 있는 곳은 아니지만 사람들을 피해 호젓한 곳을 찾다 보니 예천의 용문사가 눈에 띈다.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이 사찰은 전국에 몇 되는 용문사 중의 하나인 데 이곳엔 국보와 보물들의 많은 문화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며 예천 8경 중의 한 곳이다. 예천에서 흑응산과 봉덕산 산행을 끝낸후 예천 공설 종합운동장 옆으로 해서 용문사 이정표를 보고 길 따라가면 된다.

공설 운동장을 지나 용문사 이정표를 보고 가다보면 지나칠 수 없는 곳이 한 곳이 있는데 바로 초간정이란 우리나라 명승으로 지정된 곳이다. 그리고 두 곳을 구경했다면 또 하나 어림호의 하늘자락 공원을 돌아봐야 한다. 다음 지도임.

예천읍에서 928번 지방도로를 이용해 용문사로 가는 길에 왼쪽으로 초간정의 입구가 보인다. 초간정은 국가 명승(51호)으로 지정된 곳으로 조선 선조때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을 저술한 권문해 선생이 세운 것인데 지금의 정자는 후손들이 1870년에 중창했다고 한다. 입구에서 본모습

개천을 덮고 있는 나무들이 색갈이 아름답다. 실개천의 암반 위에 세운 모습이 보기 좋다.

이제 집 앞으로 가면서 옆에서 바라본모습.

초간정 입구

문턱을 넘어서면 초간 정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자 자체는 집 한 채로 간단하다. 정자를 나와 정자를 끼고도는 개울 하천으로 내려가서 가을 정취를 바라본다. 앞에 출렁다리가 보인다.

가을색이 잘 드러난 개울가...

정자 앞에 송림이 있고 안으로 들어가 보면 출렁다리가 하나 있다.

무슨 이유로 이곳에 출렁다리가 있는지 모르지만...

괜히 다리를 한번 건너 보는데 출렁임이 재미있다.

굵은 소나무들이 마치 병풍처럼 자리 잡고 있다.

울긋불긋한 단풍들이 잘 어울린 풍경이다.

정자는 용문면 원류마을 앞 굽이쳐 흐르는 계류 옆 암반 위에 막돌로 기단을 쌓고 지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평면에 사각기둥을 세우고 기와를 얹은 팔작지붕 집이다. 내부에는 왼쪽 2칸에 온돌방을 만들어 사방으로 문을 달고, 그 외의 부분에는 대청마루를 깔고 사방에 계자 난간을 둘렀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후 정자의 현판을 잃고 근심하던 종손이 오색영롱한 무지개가 떠오른 정자 앞 늪을 파보았더니 거기서 현판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한다고 예천군 홈페이지에 적혀 있다. 초간정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다음 목적지인 용문사로 향한다.

초간정을 나와 길 따라 용문사 이정표를 보고 가면 된다. 용문사 못 미쳐에 삼거리가 있는데 우측으로 가면 상부댐 이정표가 있는데 용문사 갔다가 내려오며 돌아볼 예정인데 해발 700미터 정도 되는 곳에 양수 발전을 위한 상부댐(어림호)이 있는데 하늘자락 공원이 있어 가 볼만한 곳이다.

삼거리에서 직진으로 길 따라 오면 대형 주차장이 나오는데 계속 길따라 가면...

이어지는 도로는 단풍으로 보기 좋다.

그리고 일주문이 나오는데 소백산 용문사로 적혀 있다.

길 따라가다 보니... 우측으로 단풍으로 잘 어울린 길이 보인다. 사람들이 차량으로 이동하다 보니 저 길은 다니지 않아 낙엽이 쌓인 모습이 동화 속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어쨌거나 가을 단풍길 따라 조금 더 가면...

주차장이 나타나고 그곳에 용문사 안내도가 있다. 사실 용문사는 은행나무로 유명한 양평의 용문산 용문사가 이름 난 곳이긴 한 데... 이곳엔 국보와 보물들이 있으며 조선 왕조의 기운이 서린 태실도 있는 곳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보며 사찰 안으로 들어간다.

용문사는 소백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데 통일 신라 경 문왕 때 두운 선사가 창건했다고 하는데 양평의 용문사보다 더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이곳엔 대장전 윤장대가 국보로, 그 외에 많은 보물들이 있으며 성보 박물관도 있다.

국보는 대웅전 격인 보광명전 옆의 대장전과 그 안에 배치된 윤장대다. 대장전과 윤장대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졌으며, 국보 328호로 지정되어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대장전 안의 윤장대는 좌우로 2개가 있는데 한 바퀴 돌리면 불경을 한번 읽는 것과 같다고 하는데 돌려 볼 수는 없다.

소백산 기슭에 자리한 용문사는 아늑한 모습인데 승병을 훈련했다는 호국불교의 장이기도 하다고 한다.

사찰 안에는 보물들이 전시된 성보박물관도 있지만 문이 잠겨져 있다.

예천 8경으로 선정된 초간정과 용문사는 가을을 맛보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