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무더운 여름날 충주에 모임이 있어 갔다 왔는데 다행히 반나절 정도의 빈 시간이 있어 가까운 곳에 있는 영월의 고씨동굴과 장릉을 돌아 볼 기회가 생겼다. 강원도 영월은 충북 충주에서 1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라 가벼운 마음으로 이동하였다. 제천을 지나 영월로 들어서서 남한강을 끼고 있는 고씨동굴 앞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 주변에는 영월 아프리카 미술 박물관을 비롯한 많은 볼거리들이 있지만 주어진 시간이 짧아서 바로 동굴로 간다.
매표소를 지나 다람쥐 동상이 있는 고씨굴교를 건넌다. 과거에 다리가 놓여지기 전에는 나룻배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는 중간에 바라본 남한강의 모습.
고씨동굴은 4억년전에 생성된 삭회암 동굴이라고 하는데 임진왜란 당시 고씨 가족이 피난을 했던 곳이라 고씨 동굴이란 이름이 붙혀졌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와 4억년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1966년에 세상에 알려졌고, 1969년에 천연기념물로, 그리고 1974년에 개방되었다고 한다. 전체길이는 3,388m이지만 안으로 개방된 620미터 정도 들어가면서 관람할 수 있다. 헬멧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들어가는 길과 나오는 길은 같기 때문에 돌아나오고 싶으면 언제던지 되돌아 나오면 된다고...
들어서니 한여름의 30도를 넘는 온도이지만 이곳 동굴안은 항상 16도 안팍으로 유지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온화하다.
임진왜란 당시 고씨 가족들이 들어와 숨어 살았다고 하는 고씨 광장이다.
동굴 내부는 발밑을 조심해야하기도 하지만 그러다 보면 못보고 지나치게 되는 곳이 많다. 가끔 머리를 들어 천정도 한번씩 바라봐야 한다.
안전시설이 잘되어 있기는 하지만 군데 군데 수억년의 신비를 가진 것들을 보다보면 부딪힐 위험이 많다.
문어발?
등용문이라고 설명이 붙어있다.
많은 수량의 석순과 석주는 아니지만 군데 군데 세월의 흔적들이 보인다.
마치 끊어진 다리같이 보이지만 그런 것은 아니라고... 오작교란 이름이 붙어져 있다.
지하에도 강처럼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데 남한강으로 흐른다고...
가장 안쪽으로 계단 시설이 되어 있는데 고씨 동굴 내부에서는 가장 보기 좋은 곳이다. 올라가봐야 한다.
석순들...
석주들...
천정 곳곳엔
진귀한 석순과 석주들이 자라고 있다.
동굴 벽...
계단을 내려와서...
밖으로 나오는 길로...
들어오고 나오는 통로는 같기 때문에...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달라 보이고...
조명의 위치에 따라 새로운 것을 보는 것과 같다.
물이 흘러 가는 폭포...
용머리...
개방된 길이는 620미터이지만 왕복해야 하므로 전체 길이는 1.2km가 넘는 거리로 둘러보는데 1시간 넘게 걸린다. 밖으로 나오니 후끈한 열기가...
4억년의 신비를 돌아보고 가는 곳은 영월읍내의 장릉으로 간다. 장릉은 조선의 6대왕 단종의 릉이 있는 곳이다. 1970년에 사적으로 지적되었으며 2009년에는 조선 왕릉 모두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우선 단종 역사관과 재실 등의 건물들이 보이지만 이쪽 방향은 나올 때 보기로 하고 먼저...
역사관 옆의 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보이는데 그곳으로 올라가서 한바퀴 돌아 내려올 예정이다. 우측에 보이는 건물이 박충원 낙촌비각인데 단종의 묘를 찾게된 사연을 적어놓은 비각이라는데... 전설따라 삼천리같은 얘기를 보면 과거 이곳 영월군수로 부임하던 3명이 연이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여 모두 영월군수로의 부임을 꺼려하였으나 박충원은 군수로 부임되어 꿈에 귀신이 나타나 단종의 묘를 찾게 되었다는 얘기다.
계단을 올라서면 산책로가 이어진다.
단종의 시신을 거두는 자는 3족을 멸한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엄홍도는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여 이곳으로 오던 중 눈이 내린 능선에 마침 저 앞에 노루가 앉아서 쉬는 것을 보고
그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이동하려고 하자 지게가 꿈적도 하지 않아 이곳이 명당임을 직감하고 그곳에 시신을 묻고 자리를 피했다고 한다.
그 이후 왕릉은 숨겨져 있다시피 하다가 숙종때에 장릉으로 복원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왕릉은 한양을 중심으로 100리 이내 대부분 서울 경기에 있는데 반해 단종의 릉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복원된 이후 이장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홍살문을 비롯한 여러 시설물이 보인다. 아래로 내려가본다.
홍살문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측에는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치거나 충절을 보인 남여 268인의 위패가 모셔진 장판옥이 있고... 또 그 옆에는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여 안장한 엄흥도를 기리기 위한 정려각이 있다.
홍살문을 지나면 참도라는 두개의 도로(?)가 깔려있는데 약간 높은 좌측은 신들이 다니는 신도이고, 그 우측이 왕이나 신하들이 다니는 어도다.
홍살문을 거쳐 들어오는 길은 90도로 꺽여 단종릉 아래의 정자각으로 연결된다. 원래 참도는 릉과 일직선으로 만들어져야 되나 처음부터 왕릉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ㄱ자로 꺾여져 만들었다고 한다.
영천이라 불리는 우물인데 년중 거의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며 이곳의 물을 길러 제를 올렸다고 한다.
수련이 있는 생태학습장이다.
매년 4월 단종문화제할 때 칡덩굴로 만들어진 줄로 줄당기기를 한다고... 장릉을 나오기 전에 단종 역사관에 들러 더위를 식히며 단종 시대의 역사를 잠시 돌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된다.
충주로 돌아오는 길에 제천의 라솜포레스트에 잠시 들러 사우나로 몸을 풀고 온다.
여름의 폭염이 끝나고 아이들 방학이 막바지인데 동굴을 탐방해봄으로써 자연이 주는 써늘함을 즐기는 것도 좋은 피서이며, 조선왕릉을 방문해봄으로써 조선왕조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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