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산으로

경주 자옥산(570M)-도덕산(703M), 정혜사지 13층 석탑, 독락당, 옥산서원

큰바위(장수환) 2023. 1. 23. 11:20

2013년 3월. 경주 안강에 있는 자옥산이나 도덕산은 그리 이름이 있는 산은 아니지만 지역이 천년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인지라 이름있는 유적들이 많은 곳이다. 산 아래에 있는 옥산서원(玉山書院)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인근의 정혜사지 13층 석탑은 우리나라의 국보이며, 독락당(獨樂堂)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등 산행을 하지 않더라도 이곳의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볼만한 곳이다. 그래서 등산도 하고 문화유산도 돌아볼 겸해서 경주로 발길을 옮겨본다. 경주까지는 여러 교통수단이 있지만 기차로 가는 것이 빠르고 안전하며 간편한 빙법으로 생각된다. 대기중인 열차에서 살짝 엿본 무궁화 우등열차의 승무원실.

아침 9시에 동대구를 출발한 기차는 10시 10여분이 되어 경주역에 도착한다. 이 기차는 안강을 거쳐 포항까지 가는 열차라서 안강에서 내려도 되지만 어차피 옥산서원으로 가려면 경주에서 출발한 버스가 안강을 거쳐 가기 때문에 경주역에 내린다. 천년의 사랑을 이어주는 경주역 사랑의 자물쇠...

먼저 경주 안강의 옥산서원이 있는 곳으로 가려면 신경주역과 경주 터미널, 경주역과 안강을 지나 가는 203번 버스를 타야하는데 배차시간이 길어서(하루에 10회) 시간 확인을 잘하고 타야한다. 버스는 10시 30분에 경주터미널을 통과하면 곧 이어 경주역에 도착하므로 10여분 기다리니 버스가 들어온다.

그런데 이 버스는 안동의 하회마을과 같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양동마을로 들어가는 버스다. 역에서 30분정도 타고가니 양동마을이다. 이곳은 지난 여름에 한번 갔다 온 곳이기도 한데 지금은 그때와 달리 입장료와 주차비 등을 받고 있다.

양동마을 돌아나와 안강터미널을 지나서 옥산서원이 있으며 자옥산과 도덕산이 있는 옥산리로 들어온다. 한국의 산하 홈페이지에 있는 그림인데 자옥산, 도덕산, 봉좌산, 어래산으로 이어지는 한바퀴도 가능한 코스인데 그럴만한 시간은 없고, 단순히 자옥산과 도덕산을 올랐다가 도덕암 방향으로 내려와서 시간을 봐서 정혜사지 13층석탑, 독락당, 옥산서원 등을 돌아보기로 한다.

산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고려한 것이 버스 배차시간인데 오후에 이곳에서 경주역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2시40분과 4시40분, 6시10분 등이다. 그리고 경주역에서 동대구로 가는 기차는 오후 3시53분, 5시32분, 6시25분이다. 그러니 2시40분에 버스를 타면 오후 3시53분 기차를 탈 수 있는데 그러려면 산행과 유적관람을 할 수 있는 시간은 3시간 10분 정도의 시간이 되고, 4시40분 버스를 타려면 산행과 유적을 보기위한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지만 기차시간이 그만큼 늦어진다.

버스에서 내려 시계를 보니 11시25분인데 경주역에서 50여분이 걸렸다. 이곳은 원래 정류장이 아닌데 좀 세워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일단은 2시40분 버스를 타기 위해 분주히 발걸음을 옮긴다. 토산도요 간판이 있는 길로 들어가면 좌측으로는 산장식당이 있고 그 옆으로 조그만 주차장과 함께 우측으로 산행 입구가 보인다. 몇대의 차가 주차되어있고...

많은 산악회가 다녀간 흔적들이 보이고...

산행로도 비교적 뚜렷하다.

40여분을 올라갔는데 커다란 바위가 나타나는데 바로 전망바위다.

바위에 올라서면 옥산저수지가 보이고, 댐 아래에 장산서원도 보인다.

해무와 미세먼지가 섞인 뿌연 시야로 경주 안강쪽으로의 조망이 시원스럽지는 못하다.

전망장소를 내려서서 1분정도를 올라오면 바로 자옥산 정상의 돌탑이 보이고, 우측은 도덕산으로 이어지는 산행로이다. 도덕산 1.9km, 하곡저수지 4.24km, 계정마을 1.74km.

조그만 정상석이 있고 커다란 돌무덤이 있지만 조망은 없다. 버스에서 내려 50분이 채 안걸렸다. 김밥으로 점심을 대신하며 좀 쉬었다가...

앞에 건너 보이는 도덕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자옥산에서 10분 정도 내려오니 우측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나고...

그곳에서 1분 정도 더 진행하니 네거리인데 정혜사지 13층 석탑에서(1.65km) 올라오는 길, 도덕산 가는 길 1.16km, 좌측으로 오배마을 1.43km, 뒤돌아 자옥산 0.74km다.

능선상에서 조망을 볼 수 있는 곳이 나타나기는 하는데...

뿌연 시야로 좋지는 않다.

네모 난 바위도 보이고...

조망장소에선 지나온 자옥산도 보이고...

13층 석탑에서 올라오는 네거리에서 30여분을 오니 바로 도덕산 아래의 도덕암으로(0.9km)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도덕산 정상은 바로 저 위다. 정상에 갔다가 이곳으로 되돌아와 도덕사 방향으로 내려 갈 예정이다.

도착한 도덕산 정상인데 자옥산에서 45분 정도 걸렸다. 정상에는 3개의 크고 작은 정상석이 있고...

전망장소에선 멀리 능선이 보이지만 어딘지는 잘 모른다.

산 아래의 저수지 등의 모습도 보이지만 봄에 진달래가 필 때 오면 좀 더 보기 좋을 듯하다.

정상에서 진행방향으로 1분정도 가다보면 등산로 상에 삼각점이 있다. 이곳까지만 왔다가 다시 뒤돌아 정상을 지나...

도덕암 방향으로 내려간다. 나무 계단을 지나...

돌무더기가 흘러내린 곳을 지나...

도덕산에서 20분 정도 내려오니 도덕암의 산령각 바로 위 전망대다.

아직은 겨울의 황량한 모습인데 도덕암으로 올라오는 길이 보인다.

전망대를 내려와서 본 모양.

도덕암이 바로 옆에 있고...

암자에서 임도를 따라 내려오면 이정표를 만나는데... 계단길을 올라서면 도덕산으로 가는 길 1.56km이고, 길따라 내려가면 옥산서원 3.2km이다.

임도를 따라 3~4분 정도 더 내려오면 우측으로 임도를 벗어나 옥산서원으로 내려가는 길을 만날 수 있다. 옥산서원 2.96km, 도덕암 0.86km, 도덕산 2.03km.

옥산서원으로 내려서는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

잘 조성된 계단길을 내려서게 되고...

이정표에서 10분정도 오면 도덕암으로 오르는 임도길을 만나게 된다.

임도를 내려서서 뒤돌아 본 모양이다. 도덕암에서 20분이 조금 안걸렸다. 도덕산 2.44km, 옥산서원 2.32km다.

길따라 내려오면 옥산 저수지 아래를 지나게 되고...

장산 서원 앞을 지나 내려오면...

국보 제40호로 지정된 정혜사지 13층 석탑을 만나게 된다. 도덕암 갈림길에서 10여분 걸렸다.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참으로 정교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드는 깔끔하게 군살이 없는 모습이다.

길따라 내려오면 숲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보물로 지정된 독락당 뒤다.

회재 이언적 선생이 벼슬을 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1516년에 지어 거주했던 곳이라는 독락당은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는 중이고, 현재는 수리중이라 대문 안으로 잠간 들여다 보고... 

버스 종점에 도착하는데 2시20분이다. 버스시간이 20분 정도 남았는데 옥산서원을 돌아보자면 시간이 없다. 서원은 산장식당 근방 도로 건너에 있기 때문에 좀 걸어나가야 한다.

가면서 비각과 벼락맞은 고목나무를 돌아보고...

산행을 시작한 토산도요 앞으로 왔다.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했는데 한바퀴 돌아 나오는데 3시간이 걸렸고, 버스 시간까지는 15분이 남았다.

길따라 내려오다가 옥산서원 담이 보여 지름길로 들어가서... 한 여름에 온다면 시원한 나무 그늘과 시냇물 소리가 더위를 잊게 할 정도의 좋은 장소인 것 같다.

옥산서원의 정문격인 역락문(亦樂門)이 마주한다. 논어에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멀리 친구가 찾아오니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구절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옥산서원이란 한판이 걸린 본청을 만나는데 회제 이언적 선생을 모신 서원으로 선조 5년(1572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앞의 옥산서원 현판은 추사 김정희가, 안쪽의 구인당 글씨는 한석봉이 썼다고...

옥산 서원을 나와 길따라 조금 내려오면...

옥산2리인데 다행히 버스가 금방 온다. 그리고 경주역에서 3시 53분 동대구행 기차를 탈 수 있었다.

3시간 정도의 산행과 문화유산을 돌아본 시간이었는데 버스 시간에 쫗겨 유적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