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설악산은 많은 말이 필요없는 곳인데 특히 가을에 단풍을 말할 때 설악산을 빼놓고는 말하기 어렵다. 설악산은 한반도의 중간부분에 있으며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인데 남한 지역 단풍의 시작은 항상 설악산부터 시작하여 남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것은 설악산이 바로 우리나라의 최고 북쪽에 있기는 하지만 대표적인 식물자원의 보고이며 낙엽수와 침엽수 등이 어우러진 삼림지대이기 때문이다. 단풍의 절정이 10월 중순정도라는 말이 있기는 했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시한번 찾아보게 되었는데 한계령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설악산의 서북능선상의 갈림길인 한계령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귀때기청봉을 올라서 대승령에서 장수대로 내려오는 코스다. 한국의 산천 지도.
홍천의 소양호를 지나는 부분에 있는 38선 휴게소.
10시 조금 못 미친 시간에 도착한 한계령 휴게소인데 많은 사람들로 인해 북적이고 구름이 깔려 전망이 별로 좋지는 못할 뿐만 아니라 조금 쌀쌀하기 까지하다.
산행을 시작하며 한계루에서 내려다 본 모습.
한계령을 넘는 도로는 군부대에서 개설을 했는데 당시에 순직한 장병들을 위한 위령비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은 시작된다.
한계령 자체가 벌써 고도상으로 1,000미터가 넘는 높은 곳이라 곳곳에는 단풍이 절정이다.
구름이 없었더라면 보다 더 보기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름에 갇힌 바위 봉우리들...
눈 앞은 붉게 물든 단풍이...
고개를 들면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모습이 보기 좋다.
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10분에 서북능선 삼거리에 이른다. 삼거리에서 우측은 대청봉(6.0km)으로 가는 길이고, 좌측은 오늘의 산행을 이어갈 귀때기청봉(1.6km)과 대승령(7.6km)으로 가는 길이며, 뒤돌아 한계령은 2.3km다.
보이는 전망은 별로이다. 잠시 쉬었다가 귀때기청봉으로 향한다.
삼거리에서 조금 오니 급경사지로 붕괴위험이 있다고 조심하라는 간판이 나오는데 우측으로 나무로 막아놓은 길은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숲길이 조금 이어지는 듯하다가...
고개들어 바라보니 귀때기청봉으로 향하는 길에는 온통 돌뿐이다.
눈에 보이는 봉우리를 몇개를 넘어야 비로서 귀때기청봉에 닿을 수 있다.
큼직한 돌들이 촘촘히 쌓여있는데 그 틈틈이는 상당히 위험하다.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바위 틈새에 끼이면 다치기 쉽상이다.
온통 바위투성이인 설악산의 공룡능선이 펼쳐져 있다.
한계령으로 오르는 도로가 있는 아래 모습.
삼거리에서 55분정도 걸려 귀때기청봉에 도착하는데 이정표를 겸한 정상표시목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줄서서 기다린다.
구름이 깔려있기는 하지만 공룡능선 너머에는 속초 앞바다가 보이고, 산속에는 봉정암도 보인다. 가장 우측에 대청봉이 보이고 그 왼쪽으로 둥그스럼한 중청봉이 보인다.
잠시 틈을 살펴 사진 한장 남기고... 점심먹고, 쉬었다가... 가야 할 대승령은 아직 6km 거리다.
귀때기청봉엔 온통 돌투성이인데 이름에 얽힌 재미있는 얘기가 많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설악산의 주봉들은 멀리서 보면 푸르게 보인다고 청봉으로 불리는데 바로 대청, 중청, 소청, 끝청, 귀때기청 등이다. 귀때기청봉은 설악산의 다른 청봉들에 비해 멀리 떨어져 있는데 먼저 한쪽 귀퉁이에 떨어져 있다고, 또 다른 일화는 항상 자신이 제일 높고 잘 났다고 우기다가 실제로 재어보니 제일 낮은 것으로 판명이 나자 귀때기를 얻어맞고 한쪽으로 밀려나서, 혹은 다른 봉들은 돌봉우리인데 귀때기청봉은 원래 흙산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봉들에게 귀때기를 얻어맞으며 따돌림을 받았는데 이에 귀때기청봉은 자신도 돌산이 되고 싶어 몰래 돌을 만들다가 들켜서 다시 귀때기를 얻어맞았으며 몰래 만들던 바위들은 다 작게 부서져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단풍들과 어울려 곳곳에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모여 쉬고 있는 모습도 보기 좋다.
대승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우측에 보이는데 멀리 뾰족하게 보이는 부분이 안산으로 그 앞까지 가야한다. 한계령으로 가는 길너머에 보이는 좌측의 능선들은 주걱봉, 가리봉이 있는 가리능선이라고 한다.
귀때기청봉을 뒤로하고 지나온 능선길의 단풍.
귀때기청봉을 내려와 바위 구간을 지나고...
귀때기청봉에서 25분 정도 내려오니 산길로 접어든다.(대승령 4.9km, 한계령 삼거리 2.7km)
안전계단 등을 지나며 보이는 단풍의 모습들. 날씨가 구름없이 화창하다면 더없이 좋은 모습을 보였을텐데...
지나온 귀때기청봉의 옆 모습과 단풍.
바위 능선들이 보기좋다.
줌으로 당겨보니 중국의 명산 못지않다.
장가계 모습 이상이다.
알록달록한 단풍이 보기 좋다.
1,000미터이상의 고지대에서는 이미 단풍이 절정이다.
단풍과 함께 기암들도 곳곳에 있어 사람들은 감탄하느라 정신이 없다. 삼각점이 하나 있고... 아마도 감투봉 근방인 것 같다.
응달진 곳에서는 아직 단풍이 덜 들기는 했지만...
대승령까지는 거리에 비해 산행 시간이 제법 걸리는데 이는 고봉들을 계속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오후로 접어드니 하늘이 개이기 시작한다.
단풍이 잘 든 산길을 부지런히 걸어서...
귀때기청봉에서 거리는 능선상으로 6.0km인데 3시간이나 걸려 대승령에 도착한다.
대승령에서는 12선녀탕 계곡을 지나 남교리로 갈 수 있는 길은 8.6km, 장수대는 2.7km, 대청봉은 12.7km다. 이곳 고도는 1,210m이다.
장수대로 내려가는 길은 돌들로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장거리 산행을 한 이후라 힘이 든다.
날이 개이자 단풍의 모습도 한층 더 고와지고...
단풍 터널이다.
800미터 이하로 내려오니 단풍은 많이 사라지고 아직은 녹음이 많이 남아있다.
대승령에서 45분 정도 내려오니 대승폭포를 볼 수 있는 전망장소에 이른다.
전망대는 소나무와 어울려 보기 좋다.
대승폭포는 한반도의 3대폭포 중의 하나로 꼽고 있는데(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 높이는 80여m인데 지금은 수량이 없어 웅대한 폭포의 위용은 볼 수 없다. 폭포에도 전설이 있는데 부모를 여윈 효성이 지극한 대승이라는 총각이 폭포 절벽에서 버섯을 채취하던 중 어머니의 소리가 들려 폭포 위로 올라갔는데 그곳엔 아무도 없고 그때 밧줄이 끊어지기 일보직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후 사람들은 죽어서도 아들을 위험에서 구해준 이곳을 대승폭포라 부른다고...
폭포에서 장수대로 내려오는 길 곳곳엔 전망장소가 있어 보기 좋은 모습들을 보여준다.
한계령으로 올라가는 길.
대승폭포에서 장수대로 내려오는 길은 급경사길이라 계단을 많이 만들어 놓았는데 산행에는 힘이 든다.
수량이 적긴하지만 계곡엔 소를 가진 조그만 폭포도 있고...
폭포에서 30분 정도 내려오니 국립공원 장수대 사무실이다. 대승령에서 1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한계령에서 시작한 산행은 거의 7시간이 걸려 장수대에서 마치게 된다. 길건너에 장수대 건물이 있는데 6.25전쟁의 치열한 전투를 잊지못해 1959년 관할 군단장이 장수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이곳에 산장을 지은 것이 유래라고 하는데 관리가 되지 않아 거의 흉가 수준으로 방치되어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오랜 산행을 마치며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대승폭포가 있는 계곡을 올려보니 푸르고 맑은 하늘이 보기좋다.
말 그대로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도록 조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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