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산으로

영월 구봉대산(900M), 법흥사 적멸보궁, 법흥계곡

큰바위(장수환) 2023. 1. 19. 12:00

2012년 8월. 여름날의 영월은 레프팅하는 동강이 먼저 연상되는 곳인데 이번에 찾은 곳은 구봉대산이라는 산이다. 이 산은 아홉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생각보다는 흥미로운 곳이었다. 중앙고속도로 신림 IC에서 빠져 나온 버스는 황둔자연휴양림 입구를 지나 법흥사 이정표를 보고 가는데 구봉대산의 산행은 주로 법흥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가는 길에 주천이라는 곳을 지나는데 한문 글자도 술주(酒)자를 쓴다. 그래서 산행이 끝나고 영월군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이곳 어느 바위 절벽 틈새의 샘에서 술이 나왔는데 양반이 오면 약주가, 천민이 오면 탁주가 나왔다고 하는데 옛날 한 천민이 양반 복장을 하고 약주를 기다렸는데 탁주가 나오자 화가나서 샘을 부순 이후에는 술은 나오지 않고 맑고 찬 물만 나오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단다.

술대신 지금은 맑은 물만 흐른다는 주천강... 주천강은 흐르다가 평창강을 만나고 영월에서는 동강과 만난 다음 남한강으로 흘러가는 강이다.

법흥사를 향해 가는데 이곳 지명에 따라 무릉도원이라는 화단 글씨가 보인다. 그래서 가는 도중에 옆의 법흥계곡엔 더위를 피해 피서를 온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도착한 법흥사 입구의 일주문 앞이다. 사자산 법흥사로 되어있고... 일주문을 따라가면 법흥사로 가고, 일주문 바로 우측에 산행의 깃점으로 삼는 신라가든이 있다.

그리고 산행은 좌측의 계단으로 올라서면 되는데...(구봉대정상 3.5km)

일주문에서 칼바위 삼거리로 올라가서 9봉을 지나 정상에 올랐다가 구봉대산의 최고 전망장소인 6봉 등을 돌아보고 1봉을 거쳐 널목재에서 법흥사로 내려와서 적멸보궁을 돌아보고 산행을 끝낼 계획이다.

계단을 올라서면 바로 사방댐이 나오는데 사방댐을 건너서...

길따라 가면서 개천을 한번 건너고...

이정표 지시대로 가면 된다.

개천을 다시 건너고...

숲속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개천은 끝이 나고 경사가 있는 산길로 들어서게 된다.

밧줄로 만든 난간줄이 있어 그나마 올라가기는 편한데 무더위 속이라 땀이 그냥 줄줄 흘러내린다.

일주문에서 35분 정도 오르니 능선에 서게 되고...

능선길 따라 산행을 이어가는데 중간 중간 바위 구간이 한번씩 있다.

멀리 구봉대산의 능선이 보이고 가운데 6봉의 모습이 뚜렷히 보인다.

안전 난간이 충분히 잘 되어 있기는 하지만 조심해서...

어딘지도 모를 산의 능선들이 펼쳐져 있다.

칼바위 삼거리인데 아직 정상은 1km 남았다. 법흥사 일주문에서 55분 정도.

삼거리에서 5분 정도 오니 구봉대산의 봉우리중 하나인 9봉에 도착하는데 9봉은 윤회봉이라고... 구봉대산은 각 봉우리마다 특이한 이름이 붙어있는데 그 모두는 인간의 태어남부터 시작하여 장성하며 죽어서 그리고 다시 새로운 삶으로 연결되는 윤회사상에 기인한 이름들이다.

9봉에서 조심해서 내려가서...

산길을 조금 가면 헬기장으로 조성된 구봉대산의 정상이자 8봉에 도착하게 되는데 8봉은 국망봉이다. 국망은 죽음을 의미한다. 별로 조망이 좋지는 못하다. 9봉에서 8봉은 1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정상 아래 그늘진 곳에서 앉아 쉬면서 점심 식사를 하고...

8봉에서 7봉은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7봉은 쇠봉이다. 병들고 늙어감을 의미한다.

7봉에서 6봉으로 진행되는 산길은 어느 봉우리 하나를 우회하는 길이 있지만 산길을 바로 넘어가면...

바로 6봉이 보이는 전망장소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보는 건너의 6봉...

7봉에서 6봉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을 내려갔다가...

오르막을 다시 올라야 하는 길이다.

길따라 가다 보면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고 있는데 바위 아래 우측으로 가면...

구봉대산의 최고 전망장소인 6봉에 서게 된다.

저 아래 법흥사와 적멸보궁이 내려다 보이는데 산행의 종점이기도 하다.

6봉은 관망봉이다. 바라본다는 말인데 옛날을 바라보던, 멀리를 바라보던 오늘의 내 발자욱은 뒷날 다른 이의 이정표가 된다...

6봉 바로 앞의 낮으막한 돌봉우리...

바라보는 데는 돌도...

나무도... 모두 그렇게 자리를 하고 바라보고 있다.

5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안전 난간이 잘 되어 있다.

18분 정도 걸려 5봉에 도착하는데 대왕봉이다. 인생의 최 절정기를 말한다.

4봉은 관대봉인데 5봉에서 5분 정도 거리다. 벼슬을 한다는 의미다.

산 아래로 보이는 모습이다. 아래에 법흥사도 한눈에 보인다.

4봉에서 3분 정도 오니 헬기장을 지나고...

다시 3분을 가니 제3봉인데 장생봉이다. 어른이 되어 홀로 독립한다는 말이다.

3봉에서 1분 거리에 2봉이 있는데 아이봉이다. 이제 태어나서 성장해가는 시기다.

내리막이라 별로 힘든 곳은 없다.

2봉에서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제1봉인 양이봉인데 어머니의 뱃속에서 이제 잉태되어 생명을 얻어 길러지는 것을 말한다.

1봉에서 1분 정도 내려오면 널목재다. 법흥사 2km, 구봉대정상 1.3km다.

널목재를 지나면 실제적인 산행은 끝나는 셈이다. 널목재에서 12분 정도 내려오면 마지막 계곡이라는 이정표가 있는데 계곡의 상류다.

넓은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

좌측 법흥사와 우측 야영장 방향으로 가는 길로 나뉘는데...

좌측의 법흥사 방향으로 간다. 계곡 건너에는 야영장이다.

널목재에서 40분이 채 안걸려 법흥사에 도착하는데 법흥사는 지금 한창 대웅전과 흥령대탑 불사 공사중이다...

공사중인 대웅전 뒤에는 200여년된 보호수인 밤나무와 징효대사 사리탑과 보물로 지정된 징효대사 보인탑비(가운데 하얀 비석)가 있다.

법흥사가 유명한 것은 적멸보궁(온갖 번뇌 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인데... 신라때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흥녕사(지금의 법흥사)인데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우리나라 5대 보궁중의 하나다. 신라때에 징효대사가 당나라에서 진신사리 100과를 얻어다가 양산의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정선의 정암사와 이곳 법흥사에 봉안했다고 한다. 그런 곳이니 안 가볼 수는 없다. 커다란 바위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을 따라...

약수터를 지나 올라가면... 조용한 숲속으로 스며드는 듯하다.

10분 정도 걸으면 적멸보궁에 도착하는데 안에는 만들어진 부처의 삼존불은 없고 뒤로 창만 하나 나 있다. 이것은 진신사리가 있는 이곳 전체가 부처님인데 새삼스레 삼존불을 배치해놓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뒤에는 자장율사가 도를 닦던 돌무덤 하나와 누구의 사리탑인지 불분명한 사리탑이 하나 있다.

적멸보궁에서 내려오다 보면 약수터가 하나 있는데 목을 축이고 좀 쉬었다가 옆의 제2보궁 약사전이 있는데 그곳에서 보는 구봉대산의 모습이다. 능선의 모습이 누워계신 부처님의 모습이라고... 가운데 좌측의 봉우리가 6봉이다.

적멸보궁을 보고 내려와서 주차장 앞 계곡에 내려가 본다. 무더위를 피해 많은 사람들이 물가에서 쉬고 있는데, 물에 발 담그고 단란한 가족의 한가로움을 옆에서 한참을 쳐다보며 시간을 보냈다.

3시간 40분 정도에 걸친 구봉대산 산행과 법흥사 구경을 끝내는데. 법흥사는 사자산 법흥사라 하는데 사자산은 좌측에 백덕산을 우측에 구봉대산을 거느리고 있다. 사람이 나고 자라며 늙어 죽으며, 이를 다시 돌아하는 윤회설을 설명하고 있는 구봉대산,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법흥사 적멸보궁과 주천강, 법흥천의 무릉도원, 법흥 계곡...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좋은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