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응봉산의 정상은 경북과 강원의 경계에 있는 지점이고 동해로의 조망이 좋은 곳이라는데 흐린 날씨라 볼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점심 식사와 잠깐 휴식을 취하고 강원도 삼척의 덕풍계곡 방향으로 내려간다. 이 길은 멀 뿐만 아니라 계곡을 따라 내려가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정상 바로 밑의 공터인데 덕풍마을까지 14km라고 적혀 있고, 우천시에는 절대 산행을 하지말라고 적혀있다.
산행 도중에 부러져 넘어진 나무들을 가끔 만나게 되는데 아마도 벼락을 맞아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산길은 오솔길 처럼 뚜렷하고 낙엽이 깔려 다니기 좋다.
정상에서 12분 정도 내려오니 도계삼거리다. 이정표가 어지럽게 있는데 좌측의 푸른 간판은 직진 덕풍계곡 방향, 좌측 소광리 4670m를 나타내고 그 옆은 구수곡 자연휴양림 방향으로의 산길을 표시하며, 그 옆은 울진 원자력 본부에서 세운 이정표인데 좌측은 소광리 금강송숲 13km, 5시간30분, 직진은 덕풍마을 13km, 6시간 걸린다고 적혀있고...
다른 이정표는 이곳이 강원도와 경북의 도계삼거리(해발 925m)임을 밝히며 구수곡 자연휴양림 9.9km를 나타내고, 저 앞에 로프를 막아놓은 곳은 지정된 등산로가 아니고, 사망사고 및 안전사고가 발생하므로 입산을 삼가해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산행중 이런 것을 볼 때마다 망설여진다... 지자체에서는 이런 곳을 문화관광 홈페이지에 좋은 곳이라고 등산로와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아무튼 조심해서 갈 수밖에 없다.
로프를 넘어 오솔길을 따라 내려간다. 붉은색을 띠는 소나무...
죽어서 비틀어 자태를 뽐내는 나무...
한 송이 구름이 막 계곡을 벗어나 하늘로 오르고 있다.
내리막 급경사길이 이어지고...
계곡물 소리가 나기 시작하며 시원스러움이 절로 느껴진다.
줄을 잡고 조심해서 옆으로 이동하여...
내려서니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이 보기 좋다.
이름 모를 폭포에 이른다. 도계삼거리에서 40분 정도 걸렸다.
많은 산악회들이 다닌 흔적들이 곳곳에 있다. 특별한 이정표가 없는 계곡길엔 이런 리본들이 좋은 길잡이가 된다.
이리 저리 계곡을 따라 내려온다.
첫번째 폭포를 만난 지점으로 부터 12분 정도 내려오니 제3용소가 있는 계곡과 합류한다. 작은 당귀골이다. 응봉산 정상에선 1시간10분이 걸렸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인 덕풍계곡인 셈이고, 저 위에 보이는 부분이 제3용소다.
별로 멀지 않으므로 3용소까지 올라가본다. 장마가 끝난 다음이라 수량이 많아 보기도 좋다.
제3용소를 뒤로 하고 덕풍마을로 이어지는 덕풍계곡의 트래킹이 시작된다.
물이 없어 화려하지는 못하지만 문경 대야산의 용추폭포처럼 생겼다.
잠시 숲속으로 접어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계곡을 가로지르며 건너다닌다.
물이 많아 보기도 좋고 아무데서나 물을 만나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가끔 지나는 이런 숲길은 덤이고...
처음엔 계곡의 큰 돌들을 건너 뛰기도 하며...
디딤돌을 밟고 건너기도 하지만...
폭포도 만나고...
군데 군데 바위 경사면을 따라 설치된 밧줄을 잡고 옆걸음질 치며 가기도 하며,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 보며 경치 구경도 한번씩 하고...
바위 동굴도 보이고...
조금 위험해 보이는 구간도 있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있고, 자만심을 버린다면 안전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계곡물에 대해 더 이상 꺼리낌이 없어진다. 처음엔 등산화가 물에 안빠지도록 조심해서 건너기도 하고...
물 구경을 하며 가다보면...
산 기슭 아래 경사면을 따라 안전 밧줄이 걸린 곳이 많은데... 줄을 잡고 안전하게 이동하다가...
더 이상 물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그냥 등산화를 신은 채로 풍덩 풍덩 물을 건너게 된다.
이런 곳에서 원수를 만날 일은 없을 듯...
아슬아슬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위험스럽지는 않다. 밧줄도 굵고 튼튼하고, 안전하게 잡고 간다면...
일일이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을 건너던 사람들도 어느새 첨벙첨벙이다.
계곡을 옆으로 돌아가는 길도 있고, 우회하는 길도 있다.
계곡을 돌아가는 길...
그리고 제2용소에 도착하는데 3용소에서 3시간 15분이 걸렸다.
제2용소 위 바위 경사면에 설치된 밧줄을 잡고 옆걸음으로 지나가면... 밧줄을 잡고 그리고 발디딜 틈이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
제2용소를 내려오게 되고... 밧줄이 보인다.
계곡의 양 옆으로는 산에서 내려오는 폭포들이 군데 군데 있어 볼거리를 더해주고 있다.
밧줄과...
안전 철 계단...
철 난간 시설들이 안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다시 바위 경사 옆면을 밧줄을 잡고 지나면...
제1용소다.
제1용소도 밧줄을 잡고 돌아내려오면 되는데 제2용소에서 40분이 조금 안걸린다.
그러고도 계속 바위 옆면을 밧줄을 잡고 지나야하는 구간도 지나게 되고...
드디어 인공 구조물이 나타나고...
덕풍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계곡의 옆으로는 문지골로 가는 길이 있다.
실제적인 산행의 종점인 덕풍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덕풍은 인심좋고 살기 좋은 곳이라 덕풍이라 한다고... 제3용소에서 부터 4시간 20분이 걸렸고, 응봉산 정상에선 5시간 40분 정도 걸린 계곡 탐방이었다. 이곳까진 승용차들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덕풍마을 입구까진 아직 5km가 넘는 거리가 남아있다. 10km가 넘는 장거리 계곡을 탐방한 이후 다시 걸어서 5km이상을 가야한다는 것은 너무 지치게 만들 것 같은데 이곳 주민들의 차량을 이용해 타고 나간다. 한차에 2만원이라 나누기 하면 된다.
주차장 가까이에서 내려서...
주차장에 도착한다.
1박2일 촬영도 했다는데...
응봉산까지 안내도인데 각 구간별 거리및 시간;주차장에서 덕풍마을 5,5km(걸어서 1시간, 차량은 15분), 1용소까지 2km, 40분, 2용소까지 2.4km, 1시간, 작은당귀골까지 5km, 3시간20분, (제3용소 0.5km, 5분), 정상까지 2.3km, 1시간 30분으로 적혀있다. 덕풍마을에서 산길로 전망바위를 거쳐 응봉산을 올라(6.6km, 2시간 50분) 계곡으로 내려오는 방법도 있는데 역시 시간이 걸리는 코스다. 덕풍 계곡은 물이 많을 땐 혼자 다니는 것은 추천할 만한 것은 아니다.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나 길 잃을 것에 대비한다면 3~4명이 조를 이뤄 탐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울러 이 덕풍 계곡은 삼척이 자랑하는 10경에 꼽힌 곳이다. 주차장엔 야영시설이 갖춰져 있다.
아침 6시에 출발해서 집에 돌아오니 밤 12시다. 2시간 반정도의 응봉산 산행, 6시간이 좀 미친 계곡 탐사 등으로 20km에 가까운 거리와 8시간이 넘는 오랜 시간을 산과 계곡에서 보냈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 전국 곳곳엔 숨어있는 비경이 많다는 것을 실감한다. 푹푹 찌는 계절에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단위로 산행이 아니더라도 놀러를 많이 올건데 안전하게 시간을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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