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일상

명량(鳴梁)

큰바위(장수환) 2023. 2. 20. 12:07

2014년. 장마가 끝나니 금년엔 마른 장마였다는데 때맞춰 태풍이 하나 올라와서 피해도 발생시켰지만 일부지방에는 단비를 내려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이 사이 무더위가 계속되는데 요즘 극장가를 휩쓰는 영화 하나가 있다. 바로 이순신 장군의 3대첩중의 하나인 명량대첩을 주제로 한 명량(鳴梁)이란 영화인데 지난 일요일 영화관람을 할 수 있었다. 이곳에 올려진 사진은 모두 명량의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들을 옮겨 왔는데 포스터 사진이다.

방학에다, 휴일에다, 비오는 날이다 보니 야외로 놀러가지 못한 사람들이 모두 극장으로 몰렸나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오래 기다리는 시간이 무료하여 변두리의 쇼핑몰에 있는 극장으로 이동하여 표를 끊으니 다행히 자리가 있지만 1시간 반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점심식사도 하고 쇼핑가를 훑어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시간이 되어서 입장했는데 이날은 무려 하루에 100만명이란 인원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고 한다.

명량 대첩은 임진왜란이 끝나고 1597년 7월에 왜군들이 다시 조선으로 침공한 정유재란때의 수상전투인데 다시 조선을 침공한 왜의 육군은 남해안에 상륙하여 한양으로 진격해 올라가고 있는 상태이고... 조선 수군은 칠천량에서 삼도수군통제사인 원균의 지휘아래 왜군과의 전투에서 200여척이 넘는 배들이 침몰당하는 대패를 겪고 원균 등의 일부 장군들은 전사하고 겨우 12척의 배만 살아나올수 있었는데 이를 칠천량 전투라고 한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은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명을 받기는 했지만 조정에서는 도저히 수근으로는 왜군의 진격을 막을수 없으므로 권율장군이 지휘하는 육군으로 편입할 것을 명한다. 이에 이순신 장군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今臣戰船 尙有十二) 그리고 이들을 가지고 왜의 수군을 막겠다고...

일본 수군은 한양을 함락시키기 위해 서해로 진격을 꾀하게 되는데 그 길은 바로 명량해협을 가로 질러가는 것이다. 명량 해협은 전남의 해남과 진도사이에 있는 길이는 약 1.5km이고 가장 좁은 폭은 300여미터 정도 된다고한다. 그래서 밀물때는 넓은 남해의 바닷물이 이 해협을 통해 서해로 빠져나가다 보니 조류가 매우 빨라진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물길이 회오리치며 바닷속 암초에 부딪혀 나는 소리가 마치 바다가 우는 것과 같다고 하여 울돌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330여척의 왜군들의 길을 가로 막고 나선 것이 바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12척의 배다. 거북선 한척없이 판옥선만으로 구성된 배로...

출전하기 전날 이미 패배 의식에 젖어있던 장병들에게 정신교육을 한다. '반드시 죽고자하면 살고, 반드시 살려고 하면 죽는다. 또한 한사람이 길목을 잘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수 있다 했는데 이는 오늘의 우리를 도고 이른 말이다'... '여러분들이 한 사람이라도 군령을 어기면 군율대로 시행해서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용서하지 않겠다.' 영화에서는 그러면서 진영을 벗어나려고 한 장군 한명을 현장에서 즉결처형한다. 군율은 지엄하다라는 말과 함께... 어쨌거나 장군의 이말은 요즘에도 무슨 일을 할 때 많이 인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必死則生 必生則死... 장군은 선단의 가장 앞에서 왜의 수군과 맞서 싸운다. 물살이 센 해협에서 닻도 끊어버리고...

그리하여 12대 330의 수상전투가 벌어진 것이다. 좁은 해로에서 왜의 선단은 왜장을 잃어버리고 30여척의 배가 격침당하는 패배를 당하며 쫒겨난 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이순신 장군의 3대첩중(한산대첩, 노량대첩)의 하나인 명량대첩인 것이다. 이를 계기로 왜는 정유재란도 실패의 길로 들어서게되고, 결국 침략의 원흉인 풍신수길이는 곧 죽게된다.

전투가 끝나고 배안에서는 지친 몸을 이끌고 군졸들이 한마디씩 한다. 우리가 이런 개고생을 한줄 후손들이 알아줄까...? 야! 모르면 개호로 자식이지... 대사가 맞는지는 모르지만 의미는 그렇다. 또 장군은 부하가 권한 토란 한조각을 먹으며 살아있으니까 먹는구나... 라고 말하고...

난중일기에는 전투당일인 9월16일의 행적을 왜선 330여척이 우리 배를 에워싸므로 제장을 인솔하여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 왜장 마다시를 참하고 왜선 30여척을 파괴했다고 적혀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천행이다(此實天幸)라는 말로 자평한다. 하루의 전투 일기를 바탕으로 2시간 조금넘게 영화를 만들었는데 전혀 지루함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하게만든다. 또 하나 새삼스레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나라 사랑이 뭔지를 일깨우게 한다. 이순신 장군의 지혜를 배워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