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여행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완도 청산도 슬로우걷기 축제, 보적산(330M) 범바위, 유채꽃/보리밭

큰바위(장수환) 2023. 1. 23. 11:59

2013년 4월. 봄의 꽃들이 절정을 향해 가고 있는데 때아닌 추위로 잠시 위축되는 듯한 모습이다. 4월 중순에 수십년만에 중부지방에 눈이 내렸다고 하니... 그러나 남해안을 비롯한 남쪽 지방은 여러 봄꽃들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지금은 벚꽃과 매화는 자취를 감추고 진달래가 시들어가는 중이고 점차 철쭉이 그 위용을 대신하고 있는 중인데 전남 완도의 슬로우시티로 알려진 청산도에는 유채꽃과 시퍼런 보리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산책을 겸한 나들이도 좋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노랗고 파란 들판 사이를 거닐어 보는 것도 좋은 곳이다. 더구나 청산도는 4월 한달 슬로우 걷기 축제가 열리고 있는 데 그곳으로 이른바 봄 나들이를 갔다 왔다.

청산도는 완도항에서 남동쪽으로 약 20km정도 떨어져 있으며 동쪽으로는 거문도, 서쪽으로는 보길도, 남쪽으로는 제주도가 있고 해안선 길이 42km인데 섬내엔 384미터로 최고 높은 매봉산이 있지만 알려져 있기로는 아마도 전망이 좋은 보적산이 더 알려져 있을 듯 싶다. 그러나 실제로 청산도가 이름이 알려진 것은 2007년 우리나라 최초로 슬로우시티로 선정되었으며 매년 유채꽃이 피고, 보리가 익어갈 때에 슬로우걷기 축제가 열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이곳은 1981년 다도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11년엔 국제슬로시티연맹 공식 인증 세계 슬로길 1호로 지정된 곳인데 슬로길(Slow Roads)은 청산도 주민들이 마을간 이동도로로 사용되던 길인데 이 길을 걷다보면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하여 슬로길이라 이름 붙혀진 곳으로 전체 11코스 17개의 길로써 길이는 마라톤 길이와 같은 42.195km라고 한다. 또한 대중적으로는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완도군 홈페이지 사진.

완도는 군홈페이지에 보니 우리나라 6대섬중의 하나라고 한다. 완도대교를 건너 완도로 들어간다.

버스로 15분 정도면 완도 연안 여객 터미널에 도착하고... 청산도로는 카페리가 운영되고 있는데 축제기간인 요즘 4월에는 주중은 하루 7회, 휴일엔 11회가 운행되고 있으며 요금은 성인기준 왕복 14,700원이다.

배는 11시에 출발하여 청산도로 들어간다. 가운데 교량으로 이어진 우측의 섬은 명사십리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신지도다.

제주도를 오가는 페리도 지나고... 해양경찰의 경비정도 보인다.

갈매기들도 새우깡에 입맛이 길들여져서 한참동안 배를 따라 온다.

배의 좌측 앞으로 청산도가 점점 다가오고...

청산도에서 완도로 가는 또 다른 카페리호... 완도항을 출발하여 약 50분이 걸려 청산도의 도청항에 도착한다.

슬로우 걷기 축제 기간이기는 하지만 축제와 상관없이 보적산을 올라보고 범바위 등을 돌아보며 조망을 즐긴 다음 유채꽃과 푸른 보리 물결을 보는 것이 오늘 일정이고 슬로길 걷기는 일부이긴 하지만 덤으로 얻어지는 일정이다. 청산도내에서는 3종류의 버스가 운행되는데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운행되는 일반 마을버스와, 앞의 노란색의 청산도 투어버스, 뒤쪽의 순환버스인데... 투어버스는 하루에 두번 청산도내의 볼거리가 있는 곳으로 한바퀴를 돌고, 순환버스는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관광지를 순회하는데 한번 요금을 내면 몇번이고 타고 내릴 수 있다고 한다. 각각의 버스는 요금이 다른데 일반버스는 1,300원을 받는다. 단순히 관광을 위해 온 사람들은 투어버스나 순환버스를 타면 편할 것 같은데 우리는 관광 목적도 있지만 보적산을 가는 산행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일반버스를 타고 간다.

백여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청산도에 들어왔는데 산행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는 것 같지만 그래도 버스는 발디딜 틈없이 꽉 찼다. 버스는 당리 방향으로 간다. 우측으로 도락리로 이어지는 슬로길은 1번코스다.

곳곳에 노란 유체꽃이 피어 있어 보기 좋다.

운전기사의 간단한 청산도 소개를 들으며 5분정도 오니 산행을 시작할 수 있는 큰고개에 도착하고...

버스에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 이정표대로 보적산을 올랐다가 범바위를 지나고 권덕리 마을로 내려 가는 산행을 마친 다음 노란 유채꽃이 만발한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를 돌아보는 일정이다.

산책 수준의 산길이다.

전망장소에 서니 가야 할 보적산이 앞에 보이고...

다도해의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산행을 시작한지 20여분이 걸려 구장마을 분기점에 이르고...

보적산으로 향하는 길은 숲이 없다. 멀리 전망바위도 보이고...

다랭이 논들도 보이는데 이곳의 다랭이 논들은 좀 특이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른바 구들장논이라는데 계단식 논의 단면에는 배수로가 나있고, 논 밑바닥에는 마치 온돌처럼 자갈이 깔려있다. 즉 땅이 좁고 돌이 많은 청산도의 토양을 극복하기 위해 온돌처럼 자갈을 깔고 그 위에 진흙으로 틈새를 메운 뒤 흙을 덮고 벼를 심고, 물이 잘 빠지도록 통수로도 설치했다고하는데 청산도의 구들장논은 농업유산 1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뒤돌아 본 산길과 원동리 마을과 신흥 해수욕장...

전망바위에서 바라 보는 풍경도 괜찮다. 하산 방향의 권덕리 마을...

이제 정상이 바로 앞이고...

그리고 정상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45분이 걸렸다.

가야할 방향에 놓인 전망... 가운데 주차장에서 산길로 바로 올라가서 새끼 범바위에서 우측으로 전망대를 지나 범바위를 보고 나서 우측 권덕리로 내려갈 예정이다. 가운데는 콘크리트 포장도로인데 차량들이 다닌다.

줌으로 바라본 새끼 범바위, 가운데 전망대, 범바위.

줌으로 바라 본 가운데의 드라마 세트장.

정상에서 10여분 내려오면 도로를 만나고 곧이어 화장실이 있는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변의 그늘에서 점심먹고... 청산도 관광투어버스 앞으로 넓은 길을 따라 가면 바로 범바위 방향이고, 산길로 올라가면 새끼 범바위로 간다. 가운데 달팽이 모양 시설은 화장실이다.

이곳 주차장 광장은 슬로길과 이어지는데 길따라 내려가면 구들장논 체험장으로 이어진다. 슬로길은 이정표가 잘되어 있고 바닥에도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주차장에서 새끼 범바위로 올라가는 길...

산길을 올라가다 뒤돌아 본 보적산.

주차장에서 5분 정도 올라오면 새끼 범바위...

그리고 새끼 범바위에서 바라 본 중간의 전망대와 뒷쪽의 범바위...

전망대 앞에 있는 느림우체통... 1년후에 배달이 된다고 한다.

전망대에 올라서 본 범바위. 우측으로 권덕리 마을로 내려가는 슬로길이 있다. 범바위 주변에는 자기장이 강해서 나침반이 엉터리로 작동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범바위에 올라가서 내려다 본 모양.

광장에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범 모양의 형상과 앞 바다에 앉아있는 사자 같은 모양의 바위섬.

말탄 바위 방향.

범바위에서 내려와 슬로길을 거슬러서 권덕리 마을 방향으로 내려간다.

내려가다 뒤돌아 본 범바위.

범바위에서 5분정도 내려오면 조그만 광장이 있는 삼거리인데 우측으로 내려가면 광덕리이지만 직진해서 말탄바위 방향으로 올라가 본다.

바위로 올라서면 또 다른 전망이 펼쳐진다.

좌측의 보적산과 우측의 범바위.

해안가 방향. 앞의 바위섬의 모양이 사자가 웅크리고 앉아있는 듯하다.

말탄바위에서 광덕리로 내려오는데는 10여분이 걸린다. 바람에 일렁이는 보리...

광덕리에서는 계속해서 슬로길을 따라 몽돌 해안길(낭길이라 이름붙혀진 슬로길)을 지나 드라마와 영화 촬영 세트장이 있는 곳으로 가도 되지만 차량을 이용하여 세트장이 있는 당리까지 가기로 한다. 걸어가면 50분 정도 걸린다는데 차로 가니 5분이다.

당리 고개인데 이곳 앞으로도 순환버스가 다닌다. 세트장을 보고 도로를 따라 도청항으로 가도 되고, 사진액자가 걸린 슬로길을 따라 마을 골목길을 돌아가면 40여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세트장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건너를 바라보니 지나왔던 보적산과 범바위 등이 한 눈에 바라보인다. 그리고 청산도 봄의 대명사인 노랗게 핀 유채꽃.

서편제 촬영이 있었던 장소를 말해주는 듯 북과 북채 모형이 있고 언덕위에는 드라마 촬영 세트장이 보인다.

돌담길 좌우로 노란 유채꽃과 마늘밭의 초록색과 드라마 세트장. 사진 한장.

이쁜 모습이다.

세트장은 안을 구경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세트장 뒤로도 노란색과 초록색은 계속된다. 슬로길을 따라 해변으로 내려가 마을을 지나 멀리 보이는 도청항으로 갈 예정이다.

노란 물결...

초록 물결...

버스 정류장에서 바라 본 당리 마을 전경...

슬로길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와...

다시 슬로길을 따라 골목을 돌고 돌아...

도청항에 도착하게 되는데... 산, 바다, 하늘 모두가 푸른 청산도는 특히 산이 좋고, 바로 옆의 여서도는 물이 좋다하여 청산려수라 불렸다고 하는데 특히 청산도의 옛지명은 신선이 사는 천혜의 섬 선산도라 전해진다고... 이렇게 청산도의 일정은 마무리된다.

완도로 들어가는 배는 오후 4시반이다. 멀리 언덕위에 드라마 촬영 세트장이 보인다.

다시 50분 정도 걸려 청산도에서 완도로 돌아와... 좌측의 전망대는 완도 타워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은 멀다. 통일신라시대의 해상왕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하여 해상 무역로를 통제했다. 다음달에는 이를 기념하기 위한 장보고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완도에서 11시 배를 타고 12시 좀 못미쳐 청산도에 도착하여 오후 4시반에 청산도를 떠났으므로 불과 5시간이 안된 청산도의 체류시간은 많은 아쉬움이 생긴다. 슬로길을 많이 걸어 봤으면 하는 마음과 청산도 안의 많은 문화유적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보적산과 범바위를 오르내리며 눈으로 즐긴 조망은 아쉬움을 달래주기엔 그래도 보상이 된다.

슬로시티(Slow City)의 시작은 1999년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그레베에서 그곳 시장이 마을사람과 세상을 향해 느리게 살자고 호소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즉 단순히 빠름의 반대가 아니라 환경, 자연, 시간, 계절을 존중하고 나 자신을 존중하며 느긋하게 산다는 뜻으로 앞을 향해 치닫고 살아온 지난 세월을 조용히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는 의미라고 한다. 과거와 현대의 조화를 통한 느리지만 행복한 삶을 추구하며 자연환경과 고유음식, 전통문화 등을 지키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지역 커뮤니티를 의미하며 현재 전세계 25개국 150여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2개 도시가 선정되었으며 아시아에서는 청산도가 최초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한국 슬로시티본부에 가면 슬로우시티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