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최근에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을 맡은 홍명보 감독은 첫 일성으로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을 말했다. 하나의 팀으로 하나의 정신을 가지고,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여행에도 이런 것이 통할까... 이른바 원 플래이스, 원 싸이트(One Place, One Sight) 관광인 셈인데 한 시,군당 한 곳만 보는 관광이다. 여러가지 볼거리들이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이 곳에선 이 곳만... 이 도시에선 여기만 하는 곳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여행 계획을 짜본다. 시간적인 여유가 많기는 하지만 더운 날씨에 장기간에 걸쳐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전국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간단한 채비를 하고 2박3일 동안 전라도와 경남의 서해안과 남해안을 돌아보기로 계획한다. 짧은 기간이기도 하지만 이동하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이름 난 곳 모두를 관광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동로 상의 지나는 시,군지역에서 이름 난 한 곳만을 보기로 작정하고... 대구를 출발하여 전라도의 서해안으로 가려면 충청도를 지나야 하는데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충남 공주와 논산, 부여의 백제 문화의 한 단면을 보고나서 전북 군산과 부안을 지나,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전남으로 이동하여 해안을 따라 무안, 목포, 진도, 해남, 완도 등을 돌아보고 경남으로 와서 사천과 고성을 지나 통영으로 가서 거제도를 경유하여 김해로 올라와서 대구로 돌아오는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 대구-공주-논산-부여-군산-부안-무안-목포-진도-해남-완도-장흥-보성-고성-통영-거제-김해-대구 구간이다. 구경을 하다가 시간이 촉박하면 건너뛰면 되고 그곳은 다음 기회에 오면 된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동선을 짰다.
아침 8시반경에 대구를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와서 당진-대전간 고속도로의 공주 IC를 빠져나와 공주시내로 들어오게 되는데 공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각자의 살아온 경험과 가치에 따라 다 틀리겠지만 내 기준으로는 무령왕릉이다. 지금은 송산리 고분군으로 이름이 되어있지만... 이곳이 이번 여행의 첫 방문지가 된다. 백제 문주왕이 고구려 장수왕에 의해 한양을 빼앗기고 이곳 웅진(공주)으로 수도를 옮긴 이후에 성왕이 다시 부여로 수도를 옮길때까지 약 64년간 백제의 수도였던 곳이며, 사적으로 지정된 이 고분군은 당시 백제왕과 왕족들의 무덤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공주 10경에도 포함된 곳이다.
지난 90년대에 한번 와보긴 했지만 지금은 많이 주변이 정리되고 잘 관리되어 있다. 성인 기준 입장료 1,500원.
이곳에서 발굴된 고분군은 모두 7기인데 훼손 방지를 위해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다. 단지 실제와 같은 형태로 조성해놓은 모형릉으로 들어가는데... 출입문을 들어서면 바로 우측으로 보인다.
현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입구쪽에 있는 5호분에 들어가 본다. 굴식돌방무덤으로 일제 강점기에 일본 도굴꾼들에 의해 도굴에 가까운 발굴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6호분은 내부의 벽면에 사신도가 그려져 있는 것이 특이하고 보다시피 내부는 벽돌무덤이다.
당시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벽돌무덤을 만드는 과정을 재현한 모습이다.
이 무령왕릉은 1971년 여름 장마시에 5, 6호분의 물기를 막기위한 배수로 작업중에 우연히 발견된 것이라 하는데 무덤의 주인이 밝혀졌기 때문에 무령왕릉이라 하고 이름이 없는 무덤은 그냥 번호를 붙혀 몇호 고분으로 부른다고 한다.
비교적 최근에 우리 손에 의해 발굴된 이곳은 수천여점의 많은 유물들이 훼손없이 발굴되어 백제 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무령왕릉의 내부 모습으로 발굴당시로 재현해 놓은 것이라고...
왕과 왕비의 시신이 같이 안장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촘촘히 박힌 벽돌의 모양이 견고해 보인다.
간단히 돌아보고 고분군을 나오면 길 건너에 공산성이 보인다. 이웃에 공주 국립박물관도 있다.
그리고 주차장 앞쪽에 길건너 보면 세리공원이 보이는데...
프로 골퍼인 박세리선수가 1998년 미국 US오픈 골프대회에서 연못가에 걸친 공을 치기 위해 신발을 벗고 물속에 발을 고정시키고 공을 쳐내던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어 놓았다. 당시는 국가가 IMF 원조를 받고 국민들이 힘들 시기였는데 이런 모습들을 보며 많은 국민들이 역경을 극복하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공주에서 관광을 끝내고 이동한 곳은 논산이다. 논산은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망설임없이 은진미륵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석불인 은진미륵을 보기 위해 관촉사로 갔다. 일주문 앞에 주차하고... 은진미륵은 논산팔경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곳이다.
성인 입장료는 1,500원. 입장권을 사고 계단을 올라서면 바로 대광명전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높이 18미터로써 우리나라 최대의 석불이라는 은진미륵불이 서 있는데 고려시대에 만들어 졌다고 한다.
허리아랫부분과 몸통과 머리 부분으로 조각을 한뒤 하나로 합쳤다고 한다. 앞에 있는 석등도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알랑가 몰라... 미소와 눈빛...
저 멀리 계룡산이 한 눈에 바라다 보인다. 논산 시내로 들어와서 점심식사를 하고...
이어서 간 곳은 부여이다. 부여는 백제의 마지막 수도이기도 하지만 백제가 가장 왕성하던 시기에 수도였던 곳이다. 그래서 백제문화의 진수를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하며 일본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해마다 많은 일본인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라고 한다. 부여는 어느 곳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백마강변에 위치한 삼천궁녀의 한을 간직한 낙화암이 아닐까 한다. 낙화암은 부소산성내에 있는데 가는 방법은 두가지다. 부소산성 입구에서 걸어가는 방법과 백마강에서 나루배를 타고 가서 고란사를 거쳐 낙화암으로 올라가는 방법이 있는데... 부소산성에 도착해보니 30분 정도 걸린다는데 무더운 날씨에 걸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바로 가면 사자루, 낙화암, 고란사로 이어지며 좌측으로는 구두래 공원으로 가는 길이다.
그래서 차를 돌려 구두래 조각공원을 지나 부소산성 뒷쪽에 있는 구두래 나루터로 가서 배를 타고 가기로 한다.
배는 구드래와 고란사 왕복에 성인 6,000원이고, 편도일 경우는 4,000원인데 배를 타고 가서 고란사와 낙화암, 사자루 등을 보고 부소산성으로 가는 것으로 자동차를 가지고 왔다면 다시 주차장으로 이동해야하는 불편이 있다. 나룻배는 특별히 정해진 출발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고 7명 이상 모이면 출발한다고 하는데 6명이 모이니 출발한다.
구드래 나루터를 뒤로 하고...
배는 건너의 산을 보고 조금 나아가다가 뒤로 돌아서...
낙화암이 보이는 고란사 나루터로 간다.
10분 정도 이동하면 고란사 아래에 있는 나루터에 도착한다. 고란사 뒤쪽으로 백화정 아래에 보면 절벽 공간에 낙화암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송시열의 글씨라고 한다.
나루터에 도착하고...
배에서 내려 부소산성 입장료 2,000원을 내고 계단을 올라서면 바로 고란사가 보인다.
사찰 건물 뒤로 돌아가 보면 고란정이라는 약수터가 있는데 한 잔에 3년이 젊어진다는 전설을 간직한 약수물이다. 시원하게 한 바가지만 마시고... 뒤에 절벽에 고란초라고 표시된 부분이 보이는데 바로 고란초가 있는 부분이다. 옛날에 왕에게 바치는 이 약수는 이곳에서 떠 왔다는 징표로 반드시 고란초 한 잎을 띄웠다고 한다.
사찰 건물 벽에 그려진 삼천궁녀의 투신 장면... 불길이 솟아오르고 나당연합군이 쳐 들어오는 모습인데 죽음으로 절개를 지키고져 했던 것이다.
사찰을 나와 계단길을 따라 낙화암으로 올라가 본다.
고란사에서 백화정까지는 250여미터인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백화정에서 시원한 바람 맞고나서...
바로 아래에 있는 낙화암으로 가본다. 바로 삼천궁녀가 백마강으로 투신한 장소라고...
백마강의 물결이 바로 아래에 굽이치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 우측으로 나루터가 보이고 고란사도 나무 숲에 가려 보인다.
간단하게 낙화암과 고란사 구경을 하고 나루터로 돌아와서 조금 있으니 열명정도의 손님이 모이자...
배는 다시 구드래 나루터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옆에 보이는 조룡대의 전설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온다. 당나라의 소정방이 백제를 멸망시킨 이후 당나라의 배들이 이곳 강 근처에 나타나면 맑던 하늘이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며 돌풍이 몰아쳐 배들이 침몰하는 사고가 생기는데 알아보니 용신이 된 무왕이 이곳에서 당나라의 배들을 침몰시킨다는 것을 알고 비책을 찾아보니 이 용이 백마고기를 좋아하므로 백마를 미끼로 하여 용을 잡을 것을 알려주자 소정방이 백마고기를 미끼로 하여 저곳 바위에서 부하들과 함께 낚시로 용을 잡아채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저 바위를 조룡대, 이곳 강을 백마강으로 부른다는 전설이...
고란사 나루터를 뒤로 하고...
10분정도 배를 타고 이동하여 구두래 나루터로 와서 충청도의 백제 흔적을 아주 조금만 맡아보는 공주와 논산, 부여의 원 플래이스, 원 사이트 관광을 끝내게 된다.
공주와 논산, 부여는 백제의 후반기에 수도였거나 전략적인 요충지인 곳으로 수많은 유적들이 산재해 있는 곳이다. 모자라는 부분들은 다음에 한번 더 찾으면 될 것이다. 이제 부여를 벗어나 전라북도로 들어가게 되는데 군산과 부안을 돌아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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