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여행

부산 기장 해동용궁사, 공군 그린나래 호텔

큰바위(장수환) 2023. 1. 9. 12:17

2010년 4월. 1박2일 부산을 다녀올 일이 있어 부산에 갔다왔다. 부산 해운대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한두가지 정도의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공군에서 군 생활을 오래한 장병이라면 해운대 백사장 앞의 옛날 공군 보라매회관에 관한 추억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부산에 출장 오게되면 하룻밤을 지내며 백사장에서 소주를 마시며 업무를 얘기하며, 다음 날 아침엔 쓰린 속을 달랬던 시절... 그러다 주변의 발전에 따라가지 못하고 여관수준으로 전락하여 들어가기가 조금 창피했던 시절... 그나마 여름 성수기엔 방을 얻지못해 속을 태우던 시절도 있었다. 지난 2005년 보라매회관 시절의 사진인데 공군 회관은 우측의 글로리콘도에 비해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2층 여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저런 시설을 현대화해서 출장이나 휴가 나온 장병들에게 보다 안락하고 편안함을 주기 위해 재건축을 하여 지난 1월에 그린나래 호텔이란 이름으로 재개관하였다고 한다. 많이 변했다. 뒤쪽의 글로리 콘도가 오히려 초라해 보인다. 위풍당당히 서 있는 그린나래 호텔.

그린나래호텔의 '그린나래'는 그린 듯이 아름다운 날개란 뜻으로 호텔 외관은 거칠고 드넓은 바다를 향해 날개를 펼친 형상으로 공군의 기상을 상징한다고... 지난 3월에 예약을 했더니만 성수기가 아니어서 그런지 쉽게 예약이 되었다. 들어가 보자. 종이 비행기 모양의 구조물이 눈에 띤다.

지하 주차장에서 현관 로비로 올라와서 현관쪽을 본 모습이다. 이곳은 호텔형과 콘도형의 두가지 객실 형태가 있고 각각은 방의 넓이에 따라 다시 세분된다. 웨딩홀과 연회홀 등도 있다.

콘도를 예약했었는데 11층에 방이 배정되었다. 방 하나와 거실이 있고... 주방과 화장실이 있다.

지난 2005년에 방문했을 때 공군 보라매회관 시절의 객실 모습. 정말 여관수준이었다. 창문 방음이 제대로 되지않아 밤에는 차소리로 시끄러웠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새로 지어진 이곳의 모든 객실은 방에서 해운대 바다를 바라 볼 수 있다고 한다. 내려다 보니 전망이 좋다. 한 여름이라면 저곳은 형형색색의 파라솔들로 덮여있을 곳이다. 앞쪽엔 포장마차촌이다.

바다...

건물 뒤쪽인데 멀리 해운대의 장산이 펼쳐져 있다. 가운데 뾰족한 부분이 장산의 옥녀봉인 듯하고, 장산 정상은 좌측의 봉우리다.

건물은 16층까지인데 16층엔 스카이라운지와 하늘공원이 있다. 라운지엔 간단한 경양식과 음료를 팔고 있고, 하늘공원은 안으로 들어가서 좌우측의 문으로 나가야하는 불편이 있다.

지금 하늘 공원은 좀 썰렁한 분위기다. 그냥 칸막이 없는 투명 유리로 했으면 전망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지저분해 보인다.

바다로 나가본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호텔 앞의 도로를 건너면 바로 이어진다. 우측으로는 조선호텔...

좌측으로는 달맞이 고개 방향.

백사장을 뒤로하면 그린나래 호텔이 위풍당당하게 서있다. 좌측은 그랜드 호텔이다.

바다로 왔으니 저녁은 인근 해운대 시장안에서 회를 먹기로 하고...

사람들은 북적이는데 비해 음식의 맛이나 질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식사를 하고 다시 백사장에서 본 호텔. 날개를 열고 새끼를 보호하려는, 환영하는 듯한 어미 독수리의 모습이다.

5층엔 노래방이 있고 편의점과 발코니가 있다. 나가보니 별천지가 펼쳐진다.

좌측으로... 달맞이 고개방향

우측으로... 낮에 보던 모양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객실에서 내다 본 밤 바다의 모습.

아침이다. 객실은 바다를 향하긴 하지만 방향은 남향이라 직접 일출은 볼 수 없고, 그리고 이곳은 호텔이긴 하지만 호텔 조식은 없다. 콘도라 간단히 해먹으면 되고...

호텔에서 체크아웃한 후 해운대에서 송정 해수욕장을 지나 기장 가는 길에 해동용궁사란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은 사찰이 있다. 그리 가보기로 한다. 기장 방면으로 올라가면 되는데 이정표가 잘되어 있어 찾아 가기 쉽다. 해동용궁사 입구 안내 간판에 의하면 1376년 고려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화상의 창건으로 한국 3대 관음성지(양양의 낙산사, 남해의 보리암과 이곳)의 하나라고 하며, 바다와 용과 관음대불이 조화를 이루어 진심으로 기도를 하면 누구나 꼭 한가지 현몽을 받고 한가지 소원을 이루는 염험한 곳으로 유명하다고 적혀있다.

입구 주차장에 들어서니 차들로 꽉 차있지만 왠 아주머니가 주차비 2,000원을 달란다. 어디서 받는지 모른다. 영수증도 없다. 그러니 세금도 없을거고...

12지신상부터 온갖 돌조각들로 입구를 장식해 놓고... 돌하루방은 왜 옆에 있는지...? 뾰족한 탑은 무사운전을 기원하기 위한 교통안전기원탑이라고...

일주문 같은 시설은 금빛으로 칠해 놓았고...

득남불... 배에도 코에도 손자욱이 묻어 새까맣다.

공부 잘하게 해 달라고...

갑자기 동남아 어느 불교국가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찰이 해안과 어울려 보기 좋게 자리잡고 있다. 고려때에 보문사로 창건되어 임진왜란때에 소실되었다가 1930년대에 중창하였으며 1974년에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108계단을 내려 서다보니 좌측으로 갓바위같은 석불이 있다. 약사여래불.

용왕님을 위해 방생하는 장소인지... 일출암이란 조그만 표시석이 있고... 지장보살.

바다...

해동용궁사...

만복문을 지나...

사찰 안으로 들어서니... 황금돼지 두마리가 희죽...

그리고 대웅전 옆에는 황금빛 덧칠을 한 미륵불이 반겨주고... 포대화상.

대웅전 뒤에는관음보살상이 아래를 지긋이 내려다 보고 있다. 해수관음대불.

내려다 본 모습... 많은 사람들로 붐비긴 하지만 황금돼지 엉덩이 두개가 귀엽다. 뒤의 붉은 건물은 수산과학원.

용... 바다와 용과 관음보살이 어우러진 용궁사이기 때문에 최소한 이정도는...

기념 사진...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사찰이다. 상업적(?)인 모습이 너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한가지 간절한 소망을 이루어준다는데... 건강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