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산으로

서울 관악산(629m)

큰바위(장수환) 2022. 11. 24. 12:07

2005년 10월  서울의 남쪽에 자리 잡고 있는 관악산은 나에겐 별다른 추억이 있다. 지난 1971년 대방동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으로 하게되는 혹독한 훈련이 있었는데 바로 관악산 돌파훈련이란 것이었다. 전 생도가 4개 제대로 구분되어 관악산 입구까지 행군해서 간 다음, 정상인 연주암까지 뛰어 올라가는 단체 경기를 하는데, 사실 시합 당일은 죽었다 각오하고 한번만 뛰면 되는데 그간의 훈련 과정이 너무나 혹독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정말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4학년때 후배 한명이 훈련중 사망하는 사고로 그 해부터 중지되었었다. 지금은 그때의 산길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마지막 연주암 넘어가는 깔딱고개는 지금도 눈에 선하다.

졸업앨범에 있는 사진이다. 메고 있는 베낭만 없었더라도...

오늘 그 관악산에 간다. 지난 1971년에 걸어 갔을 그 신림동 길을 버스를 타고 가서 관악산 입구까지 간다. 옛날 그 길은 알수 없기에 1광장에서 2광장을 거쳐 4야영장에서 연주대로 오르기로 한다. 옛날을 회상하며 쉬지도 않고 연주대까지는 물도 마시지 않고 마냥 올라 갈 것이다.

입구를 넘어서자 멀리 관악산의 모습이 보인다.

13분을 걸으니 호수공원 갈림길이 나온다. 좌측으로는 호수공원을 거쳐 4야영장으로 바로 갈수 있고 우측으로는 1,2광장을 거쳐 삼막산으로 가는 길이다. 잠시 호수 공원 들렀다가 2광장쪽으로 간다.

15분 정도 걸려 2광장에 도착하니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삼막산길로 가고 4야영장으로 가는 사람은 없다. 이제부턴 단단히 마음 먹고 올라간다.

조용해서 좋지만 바로 가고 있는지 조금 의심스런 길이었다. 14분 정도 가니 4야영장이다.

이곳 야영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다. 계속 오르는 사람보다 쉬는 사람이 더 많다. 저 길을 뛰어 갔을까?

계곡을 끼고 계속 나아간다.

그러다 정상이 보이는 전망 좋은 장소에 도달한다. 단풍도 물들어 있고...

야영장에서 17분을 가니 약수터가 나온다. 무시하고...

약수터를 지나 7분에 두개의 돌 탑이 나온다. 지나는 중간에 연주암 1km 라는 푯말을 지났다.

15분 정도 가니 드디어 정상에 설 수 있는 깔딱 고개가 보인다. 근데 나무계단을 만들어 놨다. 많은 사람들이 이 구간을 제일 힘들어하고 있다. 아예 앉아 쉬는 사람, 한발자욱 가고 쉬는 사람들..

드디어 고개 정상이다. 정문에서 1시간 21분이다. 생도 시절엔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느 코스인지는 몰라도 40분대에 돌파했었던 걸로 기억나는데...

아래에 헬기장과 사찰이 보인다.

다시 통신탑이 있는데로 간다. 그곳에 가야 정상석이 있다.

이상하게 생긴 바위들이 많다.

몇개의 바위 봉우리를 돌아서고 하니 드디어 정상석이다. 많은 학생들이 와 있다. 과천쪽에서 온 것 같다.

과천 경마장이 보인다.

정상 뒤의 사찰인데 공사중이었다.

철조망이 보기 좀 흉물스럽다.

기암이다.

이곳 연주암 사찰에서는 점심 공양을 받을 수 있다. 한그릇 먹고...

사찰내 단풍 구경을 하고

이제 내려 온다. 내려 오는 길은 4야영장이다. 중간에 다시 한번 정상 부위를 쳐다보고...

분수공원에서 좀 쉬었다가

정문으로 나온다.

30여년전의 관악산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며 지금은 뛰지는 못하지만 거의 행군하다시피 올라 갔다 내려온 것이다. 벌써 까마득한 세월 전의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