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으로/아프리카

이그터 여행 16. 사족 (기차, 배, 비행기 숙박)

큰바위(장수환) 2022. 11. 9. 12:08

이번 여행상품을 선정하면서 가장 흥미롭게 지켜본 대목이 바로 밤을 지내게 되는 방편 즉 숙소의 다양성이었다. 입,출국할 때 이동하면서 보내는 긴 여정은 비행기에서 이루어지지만 여행지에서는 통상 호텔에서 밤을 지내며 다음 여행을 준비하며 피로를 풀고하는데 이번 여행은 보통과 다른 특별한 잠자리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다. 열차에서도 하룻밤 지내는 일정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배에서도 밤을 지내는 일정이 있는 흔치 않는 상품이었다. 그리고 비행기는 기본이고...

먼저 열차에서의 밤을 지내는 일명 침대열차...

이집트의 아스완역에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있는 카이로 밑의 기자역까지 침대열차를 타게 되는데...

열차는 비용에 따라 주어지는 객실이 다르겠지만 일행이 탄 객차는 복도 한쪽은 창문이고 반대엔 침실이다. 열차 한량에 침실 10개에 20명 정도가 자고 차장이 한 명 있다. 겉보기와는 달리 안은 깔끔하다.

2인실인데 아래는 소파의자가 있고... 가운데 보면 손잡이가 있는데 잡아당기면 접혀져서 침대가 되고, 위도 가운데를 잡아 당겨 내리면 펼쳐져서 이층 침대가 된다. 사다리는 의자 밑에 있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니 차장이 와서 침대로 만들어 준다.

앞쪽에 둥근 것이 보이는데 문을 열면 조그만 세면대와 거울이 나타난다.

저녁 식사와 아침식사... 호텔에서 먹는 식사와는 질이 많이 차이 난다. 기내식과도 차이가 나고...

객실은 중간에 문을 열면 옆방과 서로 통할 수 있다.

덜컹거리는 소음과 흔들림은 수면에 방해는 되지 않는데 한번씩 급정거를 할 때면 몸이 쏠릴 정도다. 바가 있는 열차가 있는데 그곳에 구경갔다가 어두침침한 조명에 담배연기에 문만 열어보고 되돌아 나왔다. 그리고 열차를 타고 가면 TV는 없고, 밤엔 별 볼 것이 없지만 낮에는 시골의 낯선 곳을 보는 재미도 있다.

철로변 주변의 모습...

골목의 구멍가게...

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차

철도 역. 기둥엔 이집트 국기 색칠이 되어 있다.

이스탄불의 오리엔탈 특급열차나(몇년전에 없어졌다고 한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같은 영화나 소설에서 보는 낭만적인 침대 열차 여행은 동반자와 함께 느끼기 나름이다. 안내 방송없는 이집트에서의 16시간의 열차 여행은 낭만적이거나 하는 여행과는 거리가 좀 먼 것 같다. 그러나 한번은 타 볼만하다.

그리고 년말년시를 지나는 밤을 배에서 보내게 되었는데... 그리스에서 터키로 가기 위해 아테네의 페리우스 항구에서 히오스 섬까지의 밤 배... 배에 오르면 호텔의 프론트 격인 곳을 지나고...

년말년시 성탄을 맞이하여 조그만 장식을 계단 밑에 해 놓았다.

침실로 이어지는 복도... 좌우엔 창을 바라볼 수 있는 2인 침실이고 안쪽으론 4인 침실이다.

사람들이 많이 타기 전에 얼른 배를 한바퀴 돌아보았는데 침실에 자지않고 그냥 의자에 앉아 갈 경우... 아침에 보니 이곳에서 자는 배낭여행객도 많았다. 통로에 누워자는 사람도 있고...

술을 마시거나 차를 마시거나 티비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사람들이 오기 전에 사진 한 장 찍고... 조그마한 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생필품 외에는 별로 살 것이 없다.

겨울이라 추운 날씨에 갑판에도 사람은 없다.

4인용 침실... 샤워도 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었고... 침대열차의 공동 화장실보다는 그래도 편하다. 배에서도 적당한 흔들림이 수면을 편하게 해 주는 것 같았다.

밤이라 배가 항구를 떠나면 볼 것이 없다. 더구나 캄캄한 밤중에 운항한다면... 항구를 벗어나기 전에...

관광을 겸한 크루즈용 선박이 아니라면 페리 정도의 선박에서는 다양하고 좋은 서비스나 편의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런 배는 어떨지...

비행기... 해외로 드나드는 장거리 여행을 하다보면 비행기에서 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오랜 비행시간 때문만이 아니라도 시차가 변하기 때문에 밤 하늘을 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타면 앉은 좌석에 따라 여러가지 기내 서비스가 있다. 일반적인 이코노미석이라도 편한대로 할용하면 된다.

쿠션도 있고, 담요도 있고,  안대도 있고, 기내용 슬리퍼도 있기 때문에 그런 걸 활용해서 쉬면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조금 틀리긴 하지만 대한항공은 좌석에 놓여있다.

공항구역을 벗어나면 창밖으로 볼 수 있는 것도 그리 많지 않다.

잠을 자야 하는 시간엔 실내등을 꺼준다. 그러나 아무래도 배나 열차에 비해서 편한 잠은 잘 수가 없다. 발을 마음대로 뻗을 수 없는 불편함은 기본이고, 눕지도 못하고 앉아서 자야하는 하며, 왔다 갔다하는 사람도 있고, 곳곳에 불빛이 있고, 잠을 잘 수 있는 시간도 그리 길지도 않다. 여러 가지 불편함이 많지만 서비스는 제일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 호텔이 제일 편하다. 등급에 따라 잠자리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휴양이 목적이 아닌 관광지 방문을 위한 패키지 여행에 있어 저녁 늦게 들어오고, 아침 일찍 호텔을 떠나기 때문에 호사스런 호텔은 조금 맞지 않은 걸로 생각된다. 다만 조용하고 깨끗한 분위기만 있으면 될 것 같다.

이집트 아스완에서의 거리 풍경. 바퀴 두개 달린 수레에다 많은 가스통을 싣고 가는 모습이 이채롭다.

여행의 매력은 낯선 곳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익숙했던 것들과의 이별이기도 하다. 나라와 도시와, 집, 방, 이웃과의 잠시 이별, 그리고 낯선 곳에서 낯선 것들과의 만남. 그리고 다시 돌아 옴... 그래서 돌아 올 때마다 다음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