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산에 다니면서 비가 오거나, 눈이오거나 혹은 많이 춥거나, 덥거나 하는 날은 산행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어쩌다 비 오는 날 산행을 하게 되었다. 그것도 겨울에... 많은 눈이 쌓인 겨울 산은 별로 찾지 않다보니 겨울엔 자연히 눈이 없거나, 적은 남부지방으로만 다니게 되는데 이번에 가게 된 곳은 부산 기장의 달음산이다. 옛날에는 달이 뜨는 산이라는 뜻의 월음산이라 불렀다는데 600미터도 채 안되는 낮은 산이긴 하지만 기장군에서는 기장 팔경의 첫 손가락에 꼽는 곳이기도 한데 이는 산 꼭대기에 있는 닭벼슬 같은 모양의 기암괴석이 수려한 자태로 동해에서 솟아오르는 새벽 햇빛을 제일 먼저 맞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대구에서 가자면 부산 울산간 고속도로 장안 IC에서 나와 좌천에서 옥정사 이정표를 따라 가면 되는데 잠시 장안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 좌측엔 고래를 형상으로 한 조형물이 있는 휴게 공간이 있고...
우측으로는 높다란 장소에 전망 정자가 보여서 그리로 올라가보니... 2008년 12월 19일 '해 돋는 희망의 길'이라 적힌 이 고속도로 준공기념비석이 있다. 그런데 대구에서 출발할 때는 날씨가 흐리기만 했는데 비가 올 듯한 날씨로 변한다.
눈이 오지 않기만 바라며 장안IC를 빠져 나와 좌천으로 들어서니 멀리 달음산의 모양이 보인다.
좌천에선 좌천재래시장 입구 네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옥정사 이정표를 따라 가면 된다. 좌측은 무궁사 방향, 우측길이 옥정사 방향이다.
광산 마을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옥정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에 있는 산행 안내도인데 옥정사에서 갈미산 고개로 올라 옥녀봉을 지나서 달음산 정상에 올랐다가 해매기 고개에서 광산마을로 내려와(3.6km, 2시간50분 이라고 적혀 있다) 주차장으로 돌아 올 예정으로 출발했는데...
먼저 옥정사 안으로 길따라 올라오면 바로 2분정도 거리에 산행입구가 나타나는데 사찰부터 돌아보기로 한다. 우측의 건물은 지장전이고...
지장전 앞에 불상이 있고... 멀리 우측에 달음산 능선이 보인다.
대웅전 앞의 탑과 한켠에 승용차가 한대 보이는데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얼른 한바퀴 돌아보고 나와 산길로 들어선다. 달음산 정상 1350M라고 적힌 이정표가 있고...
산길은 호젓하고 적당히 습기를 머금고 있는 모습이 좋기는 한데...
등산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그렇게 길따라 15분 정도 오니 갈미산 고개에 도착한다.
계속 넓은 길인데... 비가 부슬 부슬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돌길도 따라서...
지그재그로 쳐진 밧줄길을 올라가는데 땅이 질어서 곤혹스럽다.
갈미산 고개에서 다시 15분 정도오니 예림마을(1.0km, 20분)로 내려가는 삼거리 휴식장소가 나오는데... 달음산 0.63km, 21분, 옥정사 1.9km, 29분이다.
비가 조금씩 오기는 하는데 눈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심정이기는 한데... 어쨌던 시작한 산행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커다란 바위 앞에서 우측은 보니 밧줄이 있고해서 좌측으로 갔는데...
5분 정도 오니 전망대 아래다.
올라가서 보니 멀리 달음산 정상 능선의 모습이 보이는데 우측 봉우리가 달음산 정상이다. 좌측의 봉우리는 아마도 옥녀봉인 듯...
전망장소에서 내려와 다시 5분 정도 오니 좌측은 안전한 길, 우측은 험한 길의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달음산 0.23km, 6분, 옥정사 2.26km, 35분, 기도원 0.6km, 11분 이정표가 있는데 거리와 시간을 계산해보면 달음산 정상과 옥정사 사이는 2.49km, 41분인데... 군데 군데 이정표의 거리와 시간이 맞지 않다.
어쨌던 험한길 방향은 계단이 있어 올라 가봤는데...
달음산의 정상이 멀리 보이고 산길은 계단길과 밧줄도 있고 길이 좀 미끄러울 것 같아...
좌측의 안전한 길로 간다. 달음산 정상 못미쳐에서 뒤돌아 보니 산의 모양이 기암으로 보기 좋다. 좌측 끝에선 손가락 모양의 바위가 있고, 가운덴 소나무가 자리잡고, 우측엔 마치 미륵바위 모양이 있다.
빗길이라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레 올라서...
사찰에서부터 1시간 정도 걸려 정상에 서지만... 너무 조용하다. 정상석과 돌탑, 옥정사 2.5km, 39분, 광산마을 2.4km, 40분의 이정표 등이 서 있다.
아무도 없는 곳이라 그냥 바닥 배낭 위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 얼른 사진 한장 찍는다.
정상에선 멀리 바다가 보이기는 한데 날씨가 흐려 별 조망은 없다.
부산 방향이긴 하지만 역시 조망은 시원찮다.
우측으로 산불감시 초소가 보이고 그 방향으로 내려선다. 비가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다.
조심스레 바윗길과 계단길을 따라 내려서고...
정상을 뒤돌아보며... 기암괴석의 모양...
정상에서 5분여 정도 내려오니 기도원으로 내려서는 길이(0.6km, 11분) 나타난다. 광산마을로 돌아가도 되지만 비가 오락가락하고 산행 길도 미끄럽고 해서 기도원 방향으로 질러 가기로 한다.
멋진 소나무가 있는 전망장소도 지나고...
낙엽쌓인 길을 조심해서 내려간다.
기도원 뒷쪽의 계곡을 지나...
조금 내려가니 기도원 입구가 나타난다. 내려가는 길은 앞에 보이는 넓다란 길로 이어진다. 우측 길은 기도원으로 들어오는 넓다란 길인데 아마도 찻길로 이용되는 듯하다. 위의 이정표는 11분이라고 했는데 25분 정도 걸렸다.
상리 기도원인 듯한 시설물...
5분여 정도 내려오니 넓은 길을 만나고... 우측으로 길따라 내려온다.
다시 5분 정도 내려오니 저 아래에 옥정사 입구 주차장이 보인다.
고속도로... 아래가 광산 마을.
전체적으로 2시간반정도 걸린 산행이었는데 먼 길을 왔는데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못했지만 조금 짧은 산행이다. 그래서 달음산 정상에서 못 본 바다를 보기 위해 좌천으로 내려와 좌천 재래시장 앞을 지나 길따라 죽 가보니 칠암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여느 바닷가 항구 처럼 횟집이 즐비한데...
멀리 방파제에 등대가 하나 보이는데...
줌으로 당겨보면 이런 모양이다. 바로 야구 공과 글로브와 모자를 씌운 야구 배트다. 이른바 야구 등대다.
가까이 가본다. 해양파출소 앞에 주차하고 가다보니 물고기 모양의 화장실도 보이고...
방파제를 따라 간다.
방파제 끝에 서 있는 야구등대. 이곳은 칠암방파제인데 낚시하러 오는 사람이 많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경기에서 우리나라가 당당히 전승으로 우승하여 금메달을 차지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참가 선수들의 모습과 전적, 사인 등이 화보로 있다.
부산시에선 항만청과의 협약을 통해 이곳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젖병, 연꽃, 장승, 월드컵 기념 등의 특이한 등대를 설치하여 항구도시로써의 부산 관광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만들기 위함이라고... 부산엔 등대박물관이 있기도 한데 이런 등대를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 같다. 야구 모자를 눌러쓰고 상대 투수를 노려보는 듯한 모습의 방망이는 높이가 약 10미터 정도라고...
항구 멀리에 뒷산은 바로 산행을 갔다온 달음산이다.
다시 장안 IC를 찾아 나오는데 임랑해수욕장의 안내가 보여 한번 가본다.
한 겨울에 아무도 찾지않는 임랑해수욕장은 조용하다. 역시 기장 팔경의 한 곳인데 송림의 임(林)자와 파랑의 랑(浪)자를 조합한 이름이라고 한다. 멀리 고리원자력 발전소의 원형 돔이 보인다.
바다가 보이는 좁은 길 옆에는 가게와 민박집들이 줄지어 있는데 성수기엔 엄청 사람이 붐빌 것 같다. 이렇게 산행 후에 인근의 이름나거나 풍경 좋은 곳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지난 년말에 가족과 같이 산행을 한 곳이 부산 가덕도의 연대봉인데 새해들어 같이하는 첫 산행도 부산이다. 연휴가 시작되는 명절 설날인데 안전하고, 즐거운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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