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산으로

삼척 덕항산(1,071M)-지각산 환선봉(1,080M), 환선굴

큰바위(장수환) 2023. 1. 14. 11:47

2011년 6월. 강원도 삼척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인데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이 3곳이나(두타산, 응봉산, 덕항산) 포함되어 있다. 그 3곳 중의 한곳인 덕항산을 안내 산악회를 따라 갔다 왔는데 원래 산악회는 백두대간 종주를 위한 회원들의 산행인데 환선굴을 끼고 있는 덕항산이라 환선굴 탐방과 덕항산만 따로 산행할 수 있도록 모집하였기 때문에 기회가 생겼다. 대구에서 아침 6시반에 출발했지만 중앙고속도로 영주 IC에서 빠져나와 국도를 타고 꾸불 꾸불 산길을 넘고 태백시를 지나 백두대간 팀을 피재(삼수령)에 내려준다. 대구에서 4시간이 걸렸다. 삼수령은 하늘에서 배려온 비가 서쪽으로 한강, 남쪽으로 낙동강, 그리고 동쪽으로 오십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세갈래로 갈라지는 곳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삼수령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인데 좌측으로는 매봉산/천의봉, 우측으로는 덕항산이라 되어 있는데 대간팀은 이곳에서 내려 건의령, 푯대봉, 구부시령과 덕항산을 지나 오후 5시에 환선굴 입구 주차장에서 만나게 될 것이고...

덕항산과 환선굴 탐방팀은 계속 버스를 타고 간다. 댓재를 넘어 가는데 운해다.

그리고 피재에서 1시간 걸려 도착한 삼척시 대이리 군립공원 환선굴 입구 매표소 주차장이다. 군립공원이라 환선굴은 관람료가 4,000원, 대금굴은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제이긴 하지만 관람료가 12,000원이다. 그리고 별도로 주차비가 있고, 산행만 하려면 입장료 1,000원이다. 가이드는 덕항산 산행을 하던 환선굴 탐방을 하던 오후 5시까지 돌아오라고 하는데 시간은 벌써 11시50분이다. 매표소 건물 형상이 동굴엔 박쥐가 살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다.

매표소에서 조금 걸어 들어오니 대금굴로 가는 입구가 좌측에 보인다. 대금굴 230m, 환선굴 1.3km. 이 그림은 산행이 끝나고 내려와서 찍은 사진인데 희미하게 보이는 좌측의 봉이 촛대바위다.

길따라 다시 조금 더 올라가면 대금굴 가는 입구가 한번 더 나타나고... 통방아가 계곡에 보이고...

매표소에서 부터 길따라 7~8분 정도 죽 걸어가면 계곡건너 덕항산 등산로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환선굴 까지 걸어가려면 그냥 길따라 가면 되지만(1km), 모노레일카를 타려면 다리를 건너야 한다. 모노레일카 또한 별도 운임을 내야하는데 왕복 5,000원, 편도 3,000원이다. 올라갈 땐 타고 가더라도 내려올 땐 걸어내려오면 폭포도 보고 괜찮을 듯하다. 지나야 할 능선들이 보인다. 능선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데 모습이 마치 중국의 장가계를 보는 듯한 그런 분위기다.

산행은 위의 다리를 건너면서 시작하는데 먼저 덕항산으로 올랐다가 지각산(환선봉)을 지나 자암재에서 환선굴 방향으로 내려와 시간을 봐서 동굴을 구경할 예정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다리를 건너면 화장실 뒤로 덕항산 산행 입구가 나타난다. 수많은 산악회 리본들이 걸려 있다.

처음엔 아침 이슬을 머금은 듯 조용한 숲속이라 편하고 기분도 상쾌한데...

철문을 통과한 후 7분 정도 오니 동산고뎅이 0.4km 이정표가 나타난다. 뒤돌아 골말은 0.1km다.

조금 올라가니 안전밧줄이 나타나는데... 고행의 시작임을 알리는 밧줄이다. 등산로가 돌길이고, 미끌거리는 진흙길이라 이래 저래 미끄럽다. 이길로 내려온다면 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다.

한줄도 모자라 양쪽으로 밧줄이 걸려 있다.

그러다 우측으로 전망장소가 나타나는데... 멀리 환선굴 입구가 보인다. 그곳을 내려오는 모노레일카도 보이고...

밧줄이 바뀌고 철 안전난간이 나타난다. 점차 힘들어진다는 표시다.

산행을 시작한지 35분 정도 지나 동산고뎅이에 도착한다. 산행을 시작한 거리상으론 불과 500미터인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장암목까지 다시 0.5km다.

안전난간은 계속 설치되어 있는데 다시 0.5km를 걸어올라오는데 20여분 걸렸고, 땀이 비오듯한다. 잠시 쉬면서 김밥 한줄을 먹는다. 이곳은 장암목인데 926계단이란 표시가 있고 덕항산 까진 1.0km다.

철 계단이 이어지면서... 군데 군데 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926계단이라니...

곳곳엔 안전난간이 굽굽이 이어져 있고...

전망이 트이는 장소에선 시원한 조망을 보여줘서 좋다. 멀리 고산엔 밭이 일구어져 있는데 아마도 고냉지 채소를 재배하는 듯...

계단이 걷기엔 불편해도 없었다면 오히려 더 불편했을지도 모르겠다. 중국의 명산엔 고공잔도가 있다면 우리에겐 이렇게 지네같은 형상의 계단이 신록 속에 숨어있다.

장암목에서 다시 20여분 오니 덕항산과 지각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상의 능선에 이른다. 좌측으로 덕항산 0.4km, 우측으로 환선봉 1.4km, 뒤돌아 골말 1.9km, 직진해 가면 예수원이다. 좌측으로 덕항산에 갔다가 되돌아 와서 지각산(환선봉)으로 갈 예정이다.

백두대간 상의 능선에 서니 올라오면서 보지 못했던 철쭉들이 반겨준다.

좌측으로 조망이 틈틈이 보이는 곳에선 1,000여미터 아래에 펼쳐져 있는 주차장이 있는 곳이 내려다 보인다.

아래 쉼터에서 10분이 채 안걸려 덕항산 정상에 선다. 이곳에서 계속 가면 구부시령(1.1km)를 거쳐 피재로 이어진다. 옛날 삼척 사람들이 이 산을 넘어오면 화전을 할 수 있는 편편한 땅이 많아 덕메기산으로 하였으나 한자로 표기하면서 덕항산으로 되었다고 하며 산 전체가 석회암으로 되어 있어 산아래에는 동굴이 많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다.

사실 정상에선 특별한 조망은 없다. 지각산(환선봉)으로 가기 위해 다시 되돌아 오는데 예수원과 골말로 내려서는 네거리까진 5분여가 걸리고... 지각산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

능선상엔 철쭉이 만개해 있다.

그리고 능선상의 조망장소에선 우측으로 멀리 환선굴로 오는 입구 도로가 환하게 내려 보인다.

덕항산 아래 네거리 쉼터에서 30여분 부지런히 오니 환선봉이다. 이 봉우리는 덕항산 보다 오히려 조금 더 높은 1080미터이다. 이곳에서 진행방향으로 헬기장 0.7km, 환선굴 3.3km이며, 뒤돌아 덕항산 1.4km, 골말까진 3.4km다.

환선봉 뒤에 가 보면 전망장소가 있는데 산 아래도 잘 보이지만 멀리 산 정상부에 펼쳐져있는 밭도 보기좋다.

군데군데 산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죽 뻗은 나무들이 있는데 이곳의 등산로엔 겨울에 눈이 쌓였을 때를 대비해서 등산로임을 알려주는 밧줄이 키 높이 이상에 설치되어 있다.

환선봉에서 15분 정도 오니 헬기장이 나타나고...

헬기장에서 15분이 채 안걸려 자암재에 도착한다. 이곳에선 직진하면 백두대간을 계속 갈 수 있는데 큰재까진 3.4km, 우측으로 환선굴 1.7km, 뒤돌아 헬기장까진 0.8km다.

환선굴로 내려 서는 길도 덕항산을 오를 때처럼 경사가 심하고 미끄럽다.

그러나 군데 군데 전망장소가 많아 그곳을 찾아보는 맛에 산행의 피로를 잊을 수 있다. 삼거리에서 15분 정도 내려오면 먼저 제2전망대가 나타나는데... 바위를 돌아서면...

바위와 산들이 얽혀있는 풍광이 보기좋게 드러난다.

다시 7~8분 내려오면 제1전망대가 나타나는데... 깊은 계곡아래로는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계단길을 올라서면...

천연동굴이 나타나는데...

동굴 입구에 우측으로 전망대가 있는데 먼저 그곳부터 보면 바위 봉우리에 나무를 이고 있는 바위도 있고...

건너엔 뭉특한 바위덩어리 봉이 버티고 서 있다.

천연동굴을 벗어나서... 뒤돌아 본 동굴.

동굴을 나오면 좌측으로 계단이 있는데 그곳도 전망장소다. 바위능선들이 보기 좋다.

아래로 모노레일카를 탈 수 있는 승강장도 보인다.

이어서 돌길이라 조심해서 내려오면...

천연동굴에서 20분 정도 내려오면 환선굴로 가는 계단길을 만난다. 이정표는 환선굴 170m, 등산로 정상 1.6km다. 계단을 내려서서 바로 내려가면 승강장으로 걸어 내려가는 길이고, 모노레일카를 타려면 환선굴 방향으로 가야한다.

우측의 숲속으로는 선녀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시우너스러움을 더해주는데 5분 정도 걸려 환선굴 입구에 선다. 시간은 4시10분이다. 관람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고, 5시까지 주차장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지가 않다. 더구나 안에선 사진도 찍을 수 없다고 한다. 더구나 몇해전에 가족들과 같이 가 본 곳이기도 해서 그냥 뒤돌아 서기로 한다.

이 모노레일카의 특징은 차가 경사면을 움직이지만 기울어짐이 없다는 것이다. 보는대로 앞이 내리막이면 차 앞부분이 들려 수평을 맞추게 된다.

환선굴을 걸어 내려오는 길을 따라 오면 이렇게 선녀폭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환선굴에서 15분 정도 내려오면 승강장에 도착하고...

승강장에서 뒤돌아 본 환상적인 촛대바위의 모습.

이러한 몽환적인 분위기가 중국의 장가계 못지않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면서 대금굴 가는 길로 가본다. 이곳도 산 계곡 아래 아담히 자리잡고 있는데 보기좋다.

이곳 모노레일카는 환선굴 모노레일카와는 조금 틀리다.

시간적인 여유가 좀 더 있다면 대금굴 입구까진 가 볼텐데 그럴 시간이 없다. 눈길만 주고...

데크를 따라...

매표소로 돌아 나온다.

아쉬움에 다시 뒤돌아 본 몽환적인 분위기...

매표소를 나와서 주차장으로 오니 4시50분이다. 거의 5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치는데 아직 다들 덜 내려 왔다. 주차장 주변을 배회하다보니 이곳의 옛 집형태를 보여주는 너와집과 굴피집이 있다. 너와집은 지붕을 소나무나 전나무 껍질로, 굴피집은 참나무나, 떡갈나무의 껍질로 만든다고 한다.

산행시간은 오후 5시까지 주어졌지만 모두 하산한 시간은 6시 넘어서였다. 단체 산행에선 우선적으로 정해진 시간을 지킬려고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간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늦었더라도 악착같이(?) 이곳 저곳 구경을 다하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경북과 강원도의 도계를 가르는 길목에 있는 조형물이다. 평창의 동계 올림픽 유치가 성공되도록 기원한다.

산림청 홈페이지 숲에온에는 100대 명산으로 선정한 이유를 "전형적인 경동지괴(傾動地塊) 지형으로 기암절벽과 초원이 어우러져 있으며, 갈매굴, 제암풍혈, 양터목세굴, 덕발세굴, 큰재세굴 등 석회동굴이 많이 소재하고, 대이동굴 군립공원(1996년 지정) 구역내인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 약 4~5억년 전에 이루어진 길이 6.9km, 천장높이 30m에 이르는 동양최대의 동굴인 환선굴(幻仙窟:천연기념물 제178호)이 유명하다고..." 적고 있다. 100대 명산 선정 이유가 산도 산이지만 산이 품고 있는 천연동굴이 산재해 있어서 선정되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