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대구와 경북 경산의 경계산인 동학산과 대청봉(설악산 대청봉과는 전혀 다른 봉우리)은 알려져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산림청 홈페이지나, 한국의 산하, 한국의 산천 등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은 산이다. 역시 경산시 홈페이지에도 없다. 장마가 소멸되고 무더위가 시작되는 시점에 대구 인근 산을 찾다보니 경산시민들이 즐겨 찾고 시경계 종주 산행을 많이 하는 동학산과 대청봉이 눈에 띠었다. 더구나 대청봉은 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과 이름이 똑 같다. 그래서 호기심도 발동하고해서 찾아보았다.
변변한 산행지도도 없이 그냥 인터넷을 뒤져 올라가는 길을 파악하고 출발하였다. 일단은 동학산 밑에는 경흥사라는 사찰이 있어 사찰을 출발점으로 하여 동학산과 대청봉을 올라 선 다음 계속 종주해서 경산공원묘지 방향으로 가야하나 그곳으로 가면 마땅한 차편이 없을 것 같아 재미는 없지만 경흥사로 되돌아 내려 올 생각으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경산에서 청도로 향하는 25번 국도인데 이곳에서는 경청로라고 부르는 것 같다.
신대구 부산 고속도로 교량 난간 밑을 지나 조금 가면 대명리/산전리 이정표가 나오면 우측으로 빠져야 한다. 저기 앞에 경흥사 이정표도 보인다. 건너 봉우리가 동학산, 대청봉 능선인 것 같다.
국도를 벗어나면 경흥사 이정표를 보며 가면 되는데 대명교를 건너면 좌측으로 간다. 우측으로는 산전-흥산간 임도로 가는 길이다.
경흥사 이정표를 보고 길 따라 가면 상가가 있는 곳에 이르러 넓은 주차장 공터가 나타나는데 주차하고... 걸어가기로 한다.
길따라 청옥식당 앞을 지나...
삼거리에 이르는데 직진은 만수사로 가는 길이고 경흥사는 우측으로 간다.
포장된 길을 따라 가면 되는데...
우측 하천엔 사방댐 공사가 한창이다.
주차장에서 15분 정도 오니 경흥사 사찰 밑인데 승용차 정도는 들어와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일단 사찰은 내려와서 들러보기로 하고... 우측 길로 내려선다.
우측으로 내려서면 좌측에 집이 한채 나타나고 하천을 건너는 조그만 다리가 하나 나오는데 개울을 건너라고 등산로 표시가 있다.
처음엔 숲속 길이 아니라 별로다.
좌측 계곡 곳곳엔 사방댐이 설치 되어 있고...
등산로는 끊어질 듯하면서도 계속 이어지는데 산행 리본은 없다. 그래서 흔적이 많은 길로만 가는데...
좌측 계곡엔 시원한 물소리가 매미 소리와 어울려 흐르는 땀을 식혀준다.
길은 다행히 계속 잘 이어져 있다.
사찰에서 45분 정도 오니 임도와 만나는데 이정표가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 성암산 11km, 좌측 경산 공원묘지 8.3km, 우측 산전리 5.7km, 뒤돌아 경흥사 4km다. 가야할 길은 동학산, 대청봉인데... 일단 임도를 가로질러 성암산 방향으로 들어간다.
임도를 가로 질러 10분 정도 올라 오니 삼거리인 듯한 장소가 나오는데 아무런 표시도 없다. 대충 짐작으로 좌측으로 간다.
가다보니 임도를 두번 만나 잠시나마 임도를 걷기도 하며...
숲속 길로 들어가는데는 그나마 리본들이 있어 숲으로 들어가는데... 바위길이 나타난다.
올라서니 전망장소가 나온다. 임도 위쪽 삼거리에서 20분 정도 걸렸다.
전망좋은 장소에서 점심을 먹고... 좀 쉬었다가... 가창쪽이다...
다시 출발.
산행중 특별한 이정표는 없지만 가끔씩 달려 있는 경산시경계 종주 리본들을 보며 가는데 이곳에서는 화살표가 커다랗게 붙어있다. 전망바위에서 10분 정도... 이왕 붙힌 화살표라면 어느 산인지 방향을 좀 적어놓았으면 좋으련만...
화살표를 따라서 가다보니 소나무 식재한 장소도 나타나고...
고갯마루 같은 곳에 서게되는데...(화살표 있는 곳에서 5분 정도 거리) 성암산 방향이 올라온 곳으로 표시되어 있다.
일단 리본들이 걸려있는 방향으로 직진해서 가다보니 점차 내려 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이 길은 아니다싶어 되돌아 다시 돌아올라와서 이리저리 돌아다녀보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산행을 포기하기로 하고 되돌아가다가 커다란 화살표가 있는 그 장소에서 좌측에 길이 하나 보여 그리로 갔더니만 다시 이 고갯마루 같은 곳에 이른다. 이곳에서 30분 정도 허비했다. 할수 없이 내려가는 기분이 들지만 마을로 내려가게되면 택시를 타야지하고 조금 더 내려가니 반가운 리본이 하나 눈에 띤다. 경산시 경계 산행이다.
그리고 송전 철탑도 지나고...
다시 임도를 만나 몇십미터 걸으니 우측으로 산길이 있고, 반가운 이정표가 나타난다. 5분 정도만 더 걸었어도 헤메는 일은 없었을텐데... 그런데 동학산 1.09km는 참 반갑다. 처음으로 동학산 이정표를 만나게 되어서인데... 경흥사 1.66km는 이해가 안간다. 아까 임도에서 만난 경흥사는 4km였고 그간 걸었던 시간이 얼만데... 1.66km라니... 아무튼 전망바위에서 1시간정도 걸려 이곳에 도착했고 이제 동학산이 눈에 보이니...
이곳에도 멧돼지들이 출몰하는지 그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한적한 숲길을 가는데 오늘 산행중에는 아무런 등산인을 만나지 못했다. 단지 임도를 지날때 산악 자전거를 타는 몇무리의 사람들만 만나고...
이윽고 도착한 동학산 정상. 이정표 있는 곳에서 25분 정도 걸렸다. 경흥사에서 시간상으로는 거의 3시간이다. 높이는 603m이지만 중간에 헤멘 시간과 식사시간 50여분을 제외하면 2시간여 정도인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동학산에서는 인근에 있는 대청봉에 가보기로 한다. 오늘의 산행 목적 중의 하나는 설악산 대청봉을 대신할 또 다른 대청봉을 밟아보기 위한 것이라...
20여분을 부지런히 가니 대청봉이다. 조그만 정상석이 앙증맞지만 주변 전망은 좋다.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경산시내의 모습. 신대구 부산간 고속도로가 보인다.
이곳은 대구방향인데 좌측이 최정산이다.
설악산의 기분을 느낄 수는 없는 작은 정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땀흘리며 찾아 온 보람은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달래준다. 이곳에서 계속 진행해 나가면 경산공원묘지로 갈 수는 있겠지만 다시 되돌아 경흥사 방향으로 내려 오기로 한다. 대청봉에서 동학산 까지는 20여분, 동학산에서 임도까지도 20여분 걸려 임도로 내려서는데 산길을 포기하고 임도를 걷기로 한다.
임도에도 전망장소가 있다.
신대구 부산 고속도로 너머로 멀리 경산시가 보인다.
임도길이라 지루하다.
임도길을 35분 정도 걸어오니 경흥사로 내려가는 곳에 이르고... 아침에 올라왔던 그 숲속을 다시 내려왔다.
맑은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40여분 내려오니 경흥사다.
경흥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들이 훈련을 받았던 곳이라 한다.
동학산은 마치 학이 날아가는 형국으로 이름이 붙여진 산이다. 학이 날아가지 못하게 한 비보사찰로 산아래에 경흥사가 있다라고 동학산의 정상석에는 그렇게 적혀 있다. 보이는 대웅전의 목조삼존불좌상은 은행나무로 만들었으며 1644년에 만들어진 것이라 하는데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사찰을 보고 내려오는 길에는 과수원이 많은데 복숭아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계곡 주변엔 각종 음식점들도 있고...
전체적으로 5시간 20분, 14.7km를 걸은 궤적이다.
사찰 뒤로 사방댐을 따라 이어진 계곡은 조용하고 깨끗한 모습이었는데 잘 보존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울러 이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인데 시원한 여름, 건강한 여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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