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여행

의성 구경. 탑리 5층석탑, 조문국, 공룡유적과 빙계계곡

큰바위(장수환) 2022. 12. 28. 12:36

2008년 9월. 지난 년초에 경상북도 의성군 금성면에 있는 금성산과 비봉산을 등반하러 왔었는데 이번엔 금성면과 인근의 빙계계곡을 돌아보고 왔다. 금성면은 삼국시대이전 부터 조문국의 도읍지였다고 한다. 그래서 산성이나 대규모 고분군들이 산재해 있는데 이 금성면의 중심은 탑리다. 탑리는 영천에서 의성으로 가는 28번 국도상의 의성읍 조금 못 미쳐에 있다. 그리고 탑리는 시골의 조그만 면소재지이지만 중앙선의 열차가 정차하는 곳이다. 겉보기엔 무슨 성곽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탑이나 산성이 있어 그런 디자인을 했지않았을까 혼자 생각해본다. 탑리역 건물이다.

탑리는 이름에서 짐작하듯이 면의 한가운데 탑이 있어 탑리라고 하는데 그 탑이 바로 국보 77호로 지정된 의성 탑리오층 석탑이다. 이정표는 큼지막하게 잘 되어 있는데 실제로 찾기엔 금방 눈에 띠지 않았다.

그래서 물어서 가는데 동네 깊숙이 골목길 끝에 자리하고 있다. 시골 동네의 모습이 정겹다.

조금 높은 둔덕에 자리하고 있는데 조금 외로워 보인다. 안내판에는 "이 탑은 통일신라시대의 5층석탑으로 높이는 9.6m이다. 각부의 석탑재가 거의 완전하며, 전탑(塼塔)의 수법을 모방하는 한편, 일부에서는 목조건물의 양식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 석탑양식의 발달을 고찰하는데 귀중한 유례가 되는 탑이다.~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다음으로 오래된 석탑으로~"라고 적혀있다.

탑을 돌아보던중 한쪽면에 중수기념이란 글귀를 보게된다. 

간단히 보고 계속해서 의성쪽으로 올라가면 좌측으로 조문국 사적지가 나온다. 대규모 고분군이 있는 곳이다. 사진은 공룡발자국화석지 갔다 오다 찍은 것이라서 우측으로 이정표가 보인다.

많은 고분들이 흩어져 있는데 신라에 합병된 조문국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경덕왕릉을 비롯한 40여기의 고분이 있다고..

그런데 바로 이곳 입구에 문익점 면작기념비가 있다. 고려때 문익점이 중국에서 목화씨를 가져와 조선시대에 그의 손자가 이곳 현령으로 있을때 제오리에서 재파했다는 곳이다. 시배지는 경남 산청이라고 한다. 이곳의 지형이 중국에 있을때(금주성) 당시의 지형과 비슷하다고 재배를 하였다고 한다. 뒤쪽에 보이는 둥근 시설물은 관광안내소다.

그런데 비석 뒤로 연한 노란색을 띠고 있는 꽃밭이 있길래 처음엔 무슨 야생화 단지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목화다.

꽃이 지면 하얀 솜이 만들어지는데... 까만 점같은 것은 목화씨다.

아무튼 고분군들을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고 산책로도 잘되어 있다.

그리고 바로 인근에 있는 제오리의 공룡발자국 화석지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이곳에서 의성쪽으로 조금 더 올라오면 다리하나 건너 우측으로 공룡 간판이 보인다.

길따라 들어오면 멀리 철 구조물이 보이는데...

바로 공룡 발자국 화석지다.

천연기념물 37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1973년에 공룡 골격화석이, 1982년에 발자국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백악기 중생대에 생성된 것으로 세계 최대의 공룡으로서 무게가 120톤, 길이 40미터, 높이 20미터의 거대한 울트라 사우루스로 밝혀졌다고 한다.

300여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은 지금부터 약 1억년전에 공룡들이 이곳을 흐르던 옛강가의 뻘밭을 산책하다가 남긴 발자국으로 보고 있다고 안내판은 설명하고 있다. 1989년 여름에 홍수로 발견되었다고...

벼가 익어가는 산너머에는 구름이 깔려 있는데 저산은 금성산인 것 같은데 금성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화산이라고 하니 공룡과 어울려 맞아 떨어진다.

화석지 바로 밑에 문익점 목면 유전비가 있다. 문익점의 자손이 의성땅에 목화재배를 시작한 경위와 조상의 공적을 기린 1909년에 세운 비석이라고 한다.

그리고 인근에 의성군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빙계계곡이 있어 그리로 발길을 돌린다. 이정표가 잘되어 있어 찾는데 문제 없다.

빙계계곡입구에 매표소가 있는데 여름인 7,8월에만 입장료 1,000원을 받는다고... 그리고 빙계서원이 있는데 1600년에 서원이 설립되고 2006년에 복원되었다고 한다.

빙계계곡은 경북8승의 하나로 얼음구멍(빙혈)과 바람구멍(풍혈)이 있어 빙산이라하고 하천계곡을 빙계, 동네를 빙계리라 불렀다고 한다.

빙계계곡은 의성군의 군립공원이다.

길가에 있는 풍혈. 시원한 바람이 돌틈에서 나온다.

계곡. 멀리 큰바위 위에는 경북8승지일(慶北八勝之一)이라 쓰여진 비석이 있다.

빙혈로 올라가는 입구의 좌측에 있는 계곡의 구름다리.

다리 위에서 본 계곡

빙혈로 가는 도중에 만나게되는시골 마을. 돌담길 좌측 너머에 탑신이 보인다.

이곳엔 원래 빙산사란 사찰이 있었다고 한다. 빙산사지 5층석탑은 보물 327호로 되어있으며 탑리에 있는 5층모전석탑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탑은 신라말,고려초기 시대 탑이라 한다. 높이는 8.15m.

빙혈로 가는 주변의 풍혈들...

빙혈과 풍혈엔 여름엔 시원한 바람이 겨울엔 훈훈한 바람이 나온다. 빙혈 입구.

빙혈 안쪽의 모습. 내부엔 자왈(子曰)로 시작되는 논어, 빙혈 유래, 조문국에 대한 글 등이 여러가지 글자판이 전시되어 있다.

빙혈 위에는 풍혈이 있다.

풍혈 내부. 풍혈 뒤쪽으로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가는 산책로가 있었지만 생략하고...

계곡은 다음에 또 올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렇게 정말 주마간산식으로 반나절의 시간을 투자하여 의성군 금성면과 빙계계곡 주변을 돌아보았다. 의성은 사과도 많이 생산된다. 붉게 익어가는 사과. 먹음직 스럽다. 탐스럽고... 돌아오는 길에 과수원 사과나무.

그리고 의성은 내 고향이다. 언제나 포근함을 안겨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