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여행

평창 봉평 효석문화제

큰바위(장수환) 2022. 12. 27. 22:23

2008년 9월.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는 축제 중 효석 문화제가 있다. 이는 평창군 봉평면에서 출생한 소설가 이효석을 기리기 위한 행사인데 그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무대인 봉평에서 매년 메밀꽃이 필 무렵에 벌어진다. 차창에 하얗게 비치는 메밀꽃...

금년이 10회째인데 이곳 봉평의 보래봉과 회령봉을 등반한 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문화제가 벌어지고 있는 봉평면의 행사장으로 갔다. 흥정천 강가에 축제장임을 알리는 애드벌런이 떠 있다. 보래봉과 회령봉 등산을 마치고 또 먼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 여유가 주어진다.

주차장에 내려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 문화제는 지난 9월6일부터 15일까지 10일간 진행되는데 주제가 '메밀꽃과 함께하는 문학이야기'인데 백일장, 낭독회, 시화전 등이 그리고 전통 놀이 체험, 국악 공연과 영화 상영, 장터 먹거리 등이 있다.

우선적으로 먹거리와 특산물 파는 상점들이 줄지어 있고...

입구엔 커다란 장승이 서있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안내소에서 팜플렛 한장 얻고, 안내도를 살펴보니 먼저 강건너 이효석 생가와 문학관이 보여 그리로 발길을 돌렸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려면 이동시간을 최대한 줄여야하기 때문에 빠른 걸음으로...

흥정천을 건너는 다리는 꽃 단장을 했고...

바로 옆의 섶다리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면 먼저 물레방앗간이 나타난다. 이곳의 대표적인 장소에 대한 설명은 팜플랫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적는다.

물레방앗간: 소설속에서 허생원과 성씨 처녀가 잠시 인연을 맺은 따듯한 정이 느껴지는 장소.

물레방앗간 뒤로는 효석문학관 가는 오솔길이 있는데 그 길로는 내려오기로 하고 도로를 따라 생가와 문학관을 가보기로 한다. 생가로 가는(800m) 도로변에는 많은 시화 작품들이 줄지어 있지만 일일이 읽어 볼 시간은 없다.

도로의 좌측편에 있는 메밀꽃 랜드 입구

입구의 물레방아를 돌려 실제 메밀을 빻아내는 방앗간.

메밀랜드 내의 옛 봉평의 축소된 모형.

역시나 좌측편의 음식점. 오히려 바닥의 하얀 자갈이 메밀꽃 밭과 유사하다.

진짜 메밀꽃밭.

언덕엔 효석문학관이 있다.

생가가 보인다. 온통 메밀꽃이다.

이효석 생가 마을:이효석 생가를 복원하고 평양에서 살던 푸른 집, 북카페, 집필촌 등을 조성하여 1930년대의 소설 속 배경을 재현하였다고 한다.

생가 주변도 온통 메밀꽃 밭이다.

생가를 한바퀴 돌아보고 문학관으로 간다. 입구엔 이효석의 대표작을 새긴 기둥이 있고...

기둥 지붕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한 구절이 적혀있다.

그리고 문학관에 도착한다. 좌측의 건물엔 이효석의 생애와 작품, 그리고 유품과 메밀에 대한 각종 자료 등을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일반인 2,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축제 기간인데 무료로 해주면 좋았을텐데... 우측의 건물은 기념품도 팔고하는 휴식공간이다. 가산 이효석 선생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볼 수 있는 문학전시실과 문학체험을 할수 있는 문학교실, 학예연구실 등으로 다채롭게 이루어져 있으며 주위에 문학정원, 메밀꽃 길, 오솔길 등을 갖춘 아름다운 문학동산이다.

기념관 내부에 있는 이효석의 창작실이라고 한다.

정원에 있는 이효석의 집필 모습. 옆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문학관을 한바퀴 돌아보고 나와 문학비가 있는 뒤로 올라가서...

문학관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그리고 물레방앗간으로 내려 가는 오솔길.

물레방앗간이다.

세차게 떨어지는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고...

다시 주변으로 이어지는 메밀꽃 밭.

강건너의 행사장.

이제는 섶다리를 건넌다. 섶다리는 예전부터 마을간의 왕래를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통상 가을걷이가 끝나고 놓았다가 이듬해 장마가 시작될 무렵에 거둬들인다고 하며 이 다리는 자연 그대로의 재료 즉 푸른 솔가지와 흙으로 뗏장 등으로 만든다. 그러다 보니 섶다리를 건너보면 콘크리트 바닥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부드럽고, 조금은 출렁거리는 듯한 감촉은 별다르다.

다리를 놓기 위해 사용된 굵은 소나무. 어찌보면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다리를 건너오면 바로 가산공원인데 가산은 이효석의 호다.

이곳엔 왁자지껄한 먹거리 장터도 있고...

국악 연주도 벌어지는 행사장...

이곳에 이효석의 흉상과 자주 찾던 충줏집이 있었다는데 시간에 좇기느라 자세히 돌아보지 못했다. 그리고 새끼를 꼬는 등의 체험 행사장도 있다. 아래 사진만은 다음 블로그의 yojo-lady에서 가져왔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빠지지 않는 각설이...

짧은 시간에 행사장을 일일이 다 돌아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맑은 하늘과 푸른 산, 시원한 강줄기 등이 어울린 좋은 시간이었다.

돌아오는 차창에 비치는 누렇게 익어가는 벼와 하얗게 피어있는 메밀꽃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효석은 1942년 5월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는 이후 봉평을 메밀꽃으로 전국적으로 알리게 되었으며 지금의 사람들은 그 메밀꽃을 보러 전국 각지에서 찾아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