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계절의 변화는 쉼이 없다. 무덥던 여름도 처서를 지나면서 그 위세가 많이 누그러졌다. 비가 한번 오고나니 기온도 많이 내려간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계곡 산행을 갔다 왔는데... 산 이름도 이쁜 아가봉과 옥녀봉이다. 이 두 봉은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해있으면서도 그리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옥녀봉이 품고 있는 갈론 계곡은 여름의 계곡 피서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중부내륙 고속도로 연풍 IC를 빠져나와 칠성면 사무소를 지나 수전교를 지나기 전 좌회전하여 괴산 수력발전소로 가는 좁은 길로 산악회 대형 버스가 비집고 들어간다. 괴산 수력 발전소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 산행후 인터넷을 찾아보니 역사성이 있는 시설이다. 순수 국내 기술 1호로 1952년 착공하여 1957년에 완공되었으며, 남한강 지류인 달천을 막아 높이 28미터, 길이 171미터의 댐을 만들고 현재까지도 전력을 생산하고있는 의미있는 발전소이다.
댐의 주변 좁은 길을 따라 버스는 들어가는데 길이 좁아 차가 교행할 때는 양보해야하는 곳이 많다. 댐을 막아 생긴 호수는 칠성호라고...
댐을 지나 10여분 정도 들어오니 산행을 시작하는 행운 민박 앞 공터에 도착한다.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면 버스는 윗쪽의 주차장으로 이동해 있을 것이다.
산행은 행운민박 앞에서 시작하여 아가봉과 옥녀봉을 지나 갈론계곡을 따라 내려와서 갈론 공원지킴터로 내려올 예정이다. 지도는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서 갈론 공원 지킴터 앞에 있는 속리산 국립공원 산행 안내도 일부이다.
민박집 마당을 가로 질러 들어가니 바로 개울을 건너게 된다.
개울을 건너 조금 가니 아가봉까지 2.6km(갈론 0.4km)의 이정표를 지나고...
이정표를 지나고도 두번 정도 계곡을 건너게 되는데 물소리와 바람소리로 더위를 잊기에 충분한 길이다.
산행을 시작한 민박집에서 부터 20여분을 지나 아가봉 1.8km 지점을 지나면서는 경사가 시작된다.
그늘진 숲길이라 다니기 좋다.
가야할 아가봉이 우측에 옥녀봉이 좌측에 보이는 전망장소도 지나고...
능선을 따라 이어가는 길은 외길이라 길 잃을 염려는 없는 것 같다.
바위 능선도 한번씩 지나가며...
산행을 시작한지 거의 1시간이 걸려 고습봉(538m)이라고 붙혀진 곳에 도착한다.
고습봉을 지나니 바로 기암 두개가 반겨주고 있다. 조망을 보며 좀 쉬었다가...
산길을 계속 이어간다.
아가봉 0.5km 이정표를 지나고 경치를 보며...
가다보니 커다란 바위가 머리 위에 보인다.
조금 더 가서 뒤돌아 보니 커다란 독수리의 형상이 보이는데 바로 매바위다. 고습봉에서 10분 정도 걸렸다.
그리고 주변에는 이름 없는 기암들이 흩어져 있고...
바위 한 곳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매바위에서 10분 정도 오니 바로 아가봉이다.
많은 사람들 속에 묻혀 점심식사를 하고...
아가봉을 내려서는데 바위들이 많다.
조망을 즐기는 바위... 앞에 보이는 왼쪽의 봉이 옥녀봉인 듯하다.
줄잡고 내려서야 하는 구간도 지나고...
줄잡고 내려서서 내려와 좀 진행하다 뒤전망장소에서 뒤돌아 본 모습인데 우측에 아가봉이 보이고... 중앙 부분에 줄잡고 내려서는 부분엔 지체 현상이 생기는 모습도 보인다.
바위가 큰바위 얼굴의 옆모습처럼 보인다. 그 밑으로는 악어가죽 처럼 생긴 바위...
줄 잡고 바위를 내려서고나서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 이어지고...
아가봉에서 35분 정도 오니 사기막재에 이르고... 아가봉 1.2km, 옥녀봉 0.5km
무엇때문에 가지가 잘렸는지...
사기막재에서 옥녀봉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하긴 하지만 15분 정도 올라오면 옥녀봉 정상인데 사방으로 조망은 없다. 다시 좀 쉬었다가...
옥녀봉 정상에서 여름 산행의 별미(?)인 계곡을 보러 내려간다.
정상에서 10분 정도 내려오면 계곡으로 가는 곳에 이르고...(갈론 3.4km. 옥녀봉 0.3km, 갈은 구곡 2.2km, 사기막리 1.0km)
숲길 따라 내려오다 보면 수년전 태풍의 피해인지 나무들이 곳곳에 쓰러져있는 흔적들을 보게된다.
커다란 바위를 지나고...
물소리와 함께 계곡이 나타나는데...
조금 더 진행하면 바로 갈은 구곡의 시작을 알리는 선국암이 보인다. 위의 이정표있는 3거리에서 25분 정도 걸렸다.
9곡인 선국암은 말 그대로 신선들이 내려와 바둑을 두던 넓다란 바위들을 말하는데 흑백의 돌대신 울긋불긋한 옷차림의 돌(?)들이 가득차 있다. 돌이 치워지기를 한참 기다려 보지만 비킬 의향이 없는 듯하다. 커다란 바둑판 바위 옆에 선국암(仙局嵒)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구곡을 훑어보려면 계곡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8곡인 칠학동천(七鶴洞天)이란 글자가 새져진 바위. 일곱마리의 학이 있는 동네...
7곡인 고송류수재(古松流水齋)가 새져져 있는 바위. 고송 아래 흐르는 물가에 있는 집...
6곡인 구암(龜嵒)인데 글자는 찾지 못했다.
구암 아래 계곡에는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5곡인 금병(錦屛). 비단 병풍을 말하는데 붉은 기가 도는 바위가 그렇게 보일 듯...
4곡인 옥류벽(玉溜壁)
옥류벽에서 계곡 위로 바라본 모양.
계곡을 벗어나 산길을 따라 내려온다.
계곡을 건너기도 하면서...
내려오다 보면 수해 복구를 한 현장을 지나게 되고... 콘크리트 포장길을 만나게 되는데 앞의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조금 올라가면...
3곡인 강선대(降僊臺)가 나온다. 신선이 내려온 곳이라는 말인데 신선대신 몇몇의 사람들이 물에서 놀고 있다.
강선대를 돌아 나와 길따라 내려오면 2곡인 갈천정(葛天亭)인데 이곳에서도 글자는 찾지 못했다.
갈은 구곡의 제1곡인 장암석실(場碞石室) 마당바위가 있는 석굴을 말하는데 올라가 보지는 못하고 글자만 보고...
구곡을 지나 길따라 내려오면...
갈은 동문(葛隱 洞門이란 글자가 새겨진 커다란 바위를 보게 된다. 흔하지 않는 말인데 칡뿌리를 양식삼아 욕심을 버리고, 은둔하여 살기 좋은 곳이란 의미라고 한다. 고대 중국의 왕인 갈천씨는 백성들을 이상적으로 잘 다스렸는데 그런 백성들이 들어와 살만한 곳이라는 일종의 이상향적인 뜻이라고...
9곡인 선국암에서 부터 구곡을 찾아보며 이곳까지 내려오니 한시간이 걸린다. 갈은 동문이라 쓰여진 커다란 바위가 바라보이는 건너의 반석 그늘진 곳에서 산행후의 땀을 식히며 지나는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한참을 쉰다.
5분 정도 내려오니 갈론 공원 지킴터가 나온다.
지킴터를 지나 갈은 구곡 표시석을 보고나서 산행을 마치게 된다. 각각의 구곡에는 그곳에 맞는 시가 적혀 있는데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확인할 수 있다.
다섯시간 정도 걸린 산행과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다. 사사건건 모든 일에 시비가 일렁이는 모습이 없는 그런 백성들만 사는 이상향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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