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산으로

제천 얼음골~망덕봉(926M)

큰바위(장수환) 2023. 1. 24. 10:59

2013년 7월. 장마는 곳곳에 폭우를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은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떨치고 있는 삼복 더위 기간중이다. 더구나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바다나, 산이나 계곡엔 많은 사람들이 넘치고 있다는 뉴스다. 한 여름에 더구나 삼복 중에도 자연의 현상으로 얼음이 어는 신비한 현상을 나타내는 곳이 전국에 몇군데 있는데 그중 충북 제천에는 아예 이름도 얼음골이라는 곳이 있다. 월악산 국립공원의 금수산 자락에 있는 망덕봉 아래의 능강구곡이 그곳인데 안내 산악회를 따라 가 보았다. 한여름이라 산행보다는 시원한 얼음골 계곡에서 피서가 우선이지만 인근에 망덕봉이 있어 산행을 겸할 수 있다.

중앙고속도로 단양IC에서 나와 제천으로 가다 옥순대교를 건너 얼음골 입구인 능강교 앞에 도착한다. 금수산 얼음골이란 커다란 표시석이 놓여 있다.

제천에서는 충주호(청풍호) 주변의 산길을 자드락길이란 명칭을 붙혀 모두 7곳의 산책로를 손질하여 관광객들을 맞이 하고 있는데 그 중 3코스인 얼음골 생태길(5.4km) 왕복구간인데 얼음골 윗쪽엔 망덕봉이 있어 그곳까지 갔다 오기로 한다.

능강교 앞에 내리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즐기거나 산행을 출발하고 있다.

능강교에서 1분 정도 가니 산행을 시작하는 길이 나타난다. 좌측 길은 정방사 가는 길...

산행안내도가 있는데 취벽대를 거쳐 얼음골재로 가서 망덕봉까지 간 다음 형편을 봐서 작은 용아능 방향으로 내려오던지 아니면 왔던 길 되돌아올 예정으로 출발한다.

자드락길이란 나즈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말하는 우리말이라고 한다. 산책로와 같은 길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몇분 지나니 연자탑(연자암)이라는 안내판이 있어 주변을 살펴보지만 어딘지 숲이 우거져 확실히 알 수는 없다.

길따라 5분 정도 오니 돌탑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좌측의 계곡엔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데 장마의 영향으로 수량도 많다.

계곡을 건너는 곳엔 나무 다리들이 놓여 있어 편하게 건널 수 있고... 가다가 더우면 쉬었다 가도 좋다.

주변의 돌탑들은 인근 금수암의 스님이 쌓았다고 한다.

능강교에서 20분 정도 오니 금수암 입구에 이르는데 우측으로 계곡 건너가 금수암인 듯한데 공사중인지 자재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다.

금수암 입구에서 5분 정도 오니 만당암이란 곳에 도착하는데 이미 이곳은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꽉 찼다.

맑게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햇볕하나 들지 않는 숲길을 걸어간다.

만당암을 지나 조금 가다보면 좌측 계곡에 와불이 있는데 사람이 만든 와불이 아니고 자연이 만들어낸 와불인데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된다.

숲길이 좋다.

군데 군데 쉼터도 조성되어 있어 편하게 걸어다닐 수 있다.

이곳 능강구곡은 모두 9곳의 경치 좋은 곳이 있는데 4곡까지는 댐으로 인해 수몰되었으며, 여러 곳은 훼손되었다고 하며, 지금은 7, 8, 9곡인 연주탑과 만당암, 취적대만 남아있다고 한다.

취적담 안내판이 있는 곳인데 어딘지 알 수 없다. 취적대는 취적담과 취적폭포 등으로 구성된다는데...

아무튼 산길과...

계곡 옆으로 자드락길을 따라...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사뿐사뿐 걸어간다.

계곡에 발 담그고 쉬는 것은 산행이 끝나고 내려오면서 해도 충분하다.

자연석을 이용한 쉼터.

조그만 출렁다리가 하나 나온다. 산행을 시작한 능강교에서 1시간 반이나 걸렸다.

출렁 다리를 건너 3분 정도 오니 얼음골 0.25km, 금수암 3.5km 이정표가 있는 계곡 합수점에 도착하고...

서늘한 냉기가 솟아나는 곳을 지나...

조금 오니 얼음골을 만난다.

1시간40분 정도 걸려 얼음골에 도착하는데 계곡이라 쉽게 생각하고 산행을 시작했지만 사실 이곳은 670미터가 넘는 고도를 가진 곳이다. 그러니 왠만한 산행을 한 셈이다. 얼음골은 한양지(寒陽地)라고 하는데 지대가 높은 산봉우리가 남북을 가로막아 햇볓이 드는 시간이 짧아 겨울철에 바위암석이 차가워지고 물이 얼어 삼복지경에도 얼음이 나는 곳이라 하여 한양지(얼음골)라 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초복에 얼음이 제일 많다고 하는데 중복이 지난 싯점이라 그런지 쉽게 얼음을 찾지는 못했다. 얼음을 캐 먹으면 만병통치된다고 적혀있었는데... 철망 안쪽에 들어가면 되는데 멀리서 보기에도 하얀 김이 서려나오는 모습이다.

능강계곡을 이루는 원천인 옹달샘이다.

허연 김이 서려나오는 얼음골... 앉아 쉰다. 시원하다.

얼음골에서 망덕봉까지는 0.9km.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갔다오더라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망덕봉으로 가면서 뒤돌아 본 얼음골...

망덕봉까지의 산길은 뚜렷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는 않는 듯하다.

길가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나무들...

멧돼지들이 목욕하며 놀던 곳?

얼음골에서 20분이 안되어 능선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정표는 없다. 아마도 얼음골재인 듯... 좌측은 금수산, 우측이 망덕봉으로 가는 길이다.

망덕봉으로 가는 능선길엔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

급격한 경사의 나무계단을 만나고...

상천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지나면

바로 망덕봉이다. 능선을 만나 10분 정도 걸었고, 얼음골에서는 30분 걸렸다. 정상에서는 특별한 조망도, 정상석도, 이정표도 없다. 좀 쉬었다가...

망덕봉에서 길따라 5분정도 진행해 가보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아마도 우측으로 가야 금수암으로 가는 길인 것 같은데 이정표도 없고 사람도 다니지 않는 것 같아 다시 되돌아 나온다.

다시 망덕봉을 지나고... 저 멀리 금수산이 보인다. 금수산은 2007년에 올라봤던 곳이다.

안전 로프가 쳐진 곳에서는 좌측으로 가야 얼음골로 내려가고 바로 가면 금수산으로 가는 길이다.

다시 얼음골의 쉼터에 도착하고... 옹달샘의 물은 쉼터 아래를 지나 능강구곡을 만들어 낸다. 망덕봉에서 내려오는데는 25분 걸렸다.

옹달샘의 물은 내려올수록 수량이 많아지고...

곳곳에 아름다운 계곡의 모습을 보여준다.

듣기만 해도 시원한 소리와...

보기만 해도 시원한 모습...

잠시 길을 벗어나 계곡에 들어가 쉴 수 밖에 없다.

다시 금수암 부근의 돌탑길을 지나고...

계곡을 드나들며 물을 구경하고...

정방사로 가는 길을 따라 조금 가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아름다운 모습들인데...

다리 아래에서는 고기 굽는 냄새와 사람들 소리가 많이 난다.

망덕봉 산행과 얼음골 휴식을 겸해서 보고 나오니 5시간 넘게 걸렸다.

옥순대교를 지나며 보니 장마시기라 그런지 충주호의 수위는 거의 차 올랐다. 우측이 옥순봉...

한여름에 망덕봉 산행과 얼음골 탐방... 괜찮은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