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산으로

옥천 환산/고리산(583M), 부소담악, 육영수 여사 및 정지용 시인 생가

큰바위(장수환) 2023. 1. 13. 11:40

2011년 2월. 충북 옥천의 환산은 원래 고리산이라고 했는데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 환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백제때 신라와 대항하던 환산산성터가 있고, 정상에는 봉수대터가 있는데 경남 남해의 남산에서 올라온 봉수대는 이곳을 거쳐 한양의 남산으로 이어지는 중간지점이라고 한다. 덤으로 산행 중에 보게되는 대청호의 모습도 일품이라고 한다. 특히 우암 송시열 선생이 소금강이라 예찬한 부소담악(赴召潭岳)은 추소팔경의 한 곳으로 추소는 바로 이곳 마을 이름이다.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인데 추소리는 추동과 부소무니, 절골 등의 3개의 자연마을이 있는 호반마을로 이곳에 팔경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부소담악이며, 부소무니마을 앞 물위에 떠있는 산이라하여 붙혀진 이름으로 이곳 사람들은 그냥 병풍바위라고 부른다고 옥천군 홈페이지에는 적혀있다.

산악회를 따라 갔다 왔는데 산행 코스가 짧기 때문에 옥천에서 유명한 정지용 시인의 생가와 고 박정희 전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돌아보는 일정이 추가되었다.

생가터 뒤에는 문학관이 있지만 들어가 보진 않았다.

그리고 시인의 생가터에서 몇백미터정도 떨어져 길가에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있다. 최근에 복원된 집이라 고풍스러운 맛은 없다. 여러 부류의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다.

여사가 태어나 결혼하기 전까지 25년정도 지냈다고 하는 육여사의 방이다.

간단히 부가적인 일정을 끝내고 산행 장소인 환산으로 간다. 군북면 치안파출소 앞 이백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서...

철도와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여 나와서...

우측으로 보면 바로 환산 등산로 입구다.

1코스로 정상에 올랐다가 6코스로 내려 갈 예정이다. 정상까지는 4.85km, 정상에서 서낭당까지는 2.2km. 약 7km의 거리다.

처음부터 오르막의 연속인데...

약 20여분 정도 올라가면 환산성 제1보루가 나타난다.

바로 옆에는 산불감시 초소가 있으며 전망 좋은 장소인데 이백성이란 이정표가있다. 정상 3.95km, 황골말 900m

옥천은 경부고속도로와 고속 철도, 국도가 같이 지나는 곳인데 저 아래로 길이 보이기는 하지만 시정이 별로 좋지가 않아 뚜렷이 확인은 안된다.

잠시 전망 구경하고 발길을 재촉하여 15여분 정도 가니 3거리가 나타난다. 옥녀봉 표시가 되어 있고 정상은 3.15km다. 별 생각 없이 우측으로 진행을 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환산성지와 환산성 제2보루로 가려면 좌측으로 갔다 와야 했는 듯하다. 산행을 끝내고 나서 아쉬운 점이다.

능선을 따라 산길은 이어지며 우측으로는 눈 덮힌 대청호의 호반의 모습이 보이는데 한반도 지형 같은 모습이었다.

삼거리에서 30분 정도 오니 환산성제3보루가 나타난다. 아까 삼거리에서 제2보루를 빼먹은 것이 아쉬워지는 순간... 이곳은 봉수대가 있었던 자리 였다고 한다.

산길은 능선을 따라 계속되는데 양지바른 곳은 눈이 다 녹았지만 음지쪽은 아직 눈이 완전히 녹지 않아 걸음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이제 능선 우측으로는 대청호의 모습이 점차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산행을 끝내고 가봐야 할 부소담악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운데 길쭉이 섬같은 모습을 한 곳이다.

제3보루에서 다시 30분 정도 오니 환산성제4보루에 도착한다. 이곳은 전망이 좋은곳인데 점심먹고 좀 쉬었다가...

보루에서 본 대청호의 모습. 호수에 얼음에 얼어 눈이 와서 덮힌 모습이 마치 계곡 사이 사이에 안개가 끼어 피어 오르는 듯한 모습이다. 우측 끝에 섬 같은 부소담악이 자리 잡고 있다.

제4보루에서 7분 정도 오니 감노마을로 내려서는 삼거리가 나타나고 정상은 아직 1.14km 남았다.

비야리 마을회관으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지나고 쉼터가 있는 곳도 지나니 정상이 눈 앞이다.

눈길은 보이니까 조심스럽게 진행을 하면 되는데 낙엽 밑도 땅이 얼어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

쉼터가 있는 곳에서도 20여분 더 오니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정상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10분 정도 걸렸는데 식사시간 20여분을 빼더라도 거의 2시간 정도 걸렸다.

환산성제5보루. 정상에서 제6보루는 좌측의 항곡리 방향으로 가야하지만 동봉을 거쳐 절골은 뒤쪽의 우측으로 난 길이다.

역시 비탈진 음지쪽은 눈이다. 다행히 등산로는 눈이 녹았고...

소나무 능선을 따라 가다 정상에서 10여분 오면 동봉에 도착하는데 이곳에서도 전망은 좋다.

가운데 부소담악이 어서 오라는 듯 다소곳이 놓여 있다.

멀리 대청호반도 모습을 드러내고...

동봉에서 내려와 서낭당 방향으로...

급경사 길엔 로프가 매여 있다.

3번 정도 로프를 잡고 내려 오니 전망이 트이는 장소가 나타나고...

줌으로 당겨본 모양. 좌측의 길을 따라서 병풍바위 끝까지 가서 뒤돌아 산 능선을 타고 올 예정이다.

동봉에서 1시간 정도 걸려 산행 입구인 도로변의 황룡사 앞 입구로 내려선다. 사찰은 납골당 시설을 겸하고 있다. 버스 뒷쪽으로 산행 입구 계단이 보인다.

산악회 식구들은 시산제를 하는 동안 마을 앞 길을 건너 부소담악으로 간다. 호반길을 따라 가니...

최근에 조성한 듯한 원두막과 장승들과 솟대들이 있고...

계단 끝에는 추소정이 우뚝 서 있다.

정자위에서 부소담악을 바라본 모습인데 반도 처럼 튀어나온 이곳 병풍바위를 길이를 따라 가 본다. 추소리 앞 호반에 약 700미터 정도 돌출된 형상이라고...

양지 바른 곳은 얼음이 녹았지만...

한쪽은 얼음이 아직 녹지 않아 기묘한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은 위로 솟은 바위 위에 흙과 나무들이 덮혀진 형태다.

고사목도 풍경에 한 몫을 보태고...

바위가 불룩하게 솟아 있는데... 앞으로 계속 갈 것인지, 돌아 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며 망설이다...

잘록한 부분인데 장마기나 호수에 물이 불면 이곳까지만 가겠지만 일단 건너 가 보기로 하고 건너간다.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있고... 길도 뚜렷하다. 바위는 날카롭게 삐죽 솟아 있고..

능선 좌우로는 호수다...

잘록한 부분을 지나 10여분을 오니 부소담악의 끝은 이렇게 그냥 묘지로 장식되어 있다.

되돌아 오면서 보는 모습이다. 멀리 환산의 능선이 보인다.

바위...

부소정은 이제 막 설치를 한 듯하고... 아직 현판은 걸지도 않았다.

장승과 솟대들이 있는 곳에서는 산길로 들어섰는데 이곳도 광산이 있었는지 폐광이라고 조심하라고 적혀있다.

주차장으로 나오니 산악회에서는 시산제를 막 끝내고 있다.

황골에서 절골까지의 약 3시간 반 정도의 산행 궤적.

절골 마을에서 부소담악의 궤적... 1시간20분 정도 걸렸는데 구경하느라 생각보다 이곳에서 시간이 많이 걸렷다.

날씨가 이제 많이 풀렸다. 본격적인 산행 시즌에 접어든다는 얘기다. 좀 있으면 남쪽으로부터 매화, 벚꽃 등의 꽃소식이 올라오면 진달래, 철쭉 등이 바톤을 이어받고... 온갖 야생초들이 또 이쁜 꽃망울을 맺고... 아무쪼록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길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