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화려한 봄꽃의 향연이 끝날 즈음에 산과 들에서 야릇한 향을 풍기며 나타나는 꽃이 있으니 바로 아카시아꽃일 것이다. 그러나 이 아카시아는 원래 아까시 나무다. 아카시아나 아까시나 둘다 콩과식물이긴 하지만 아카시아 나무는 열대지방 식물로써 우리나라엔 없고, 아까시 나무는 북미대륙이 원산지로써 우리나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나무다. 이 나무의 잎이 달린 줄기를 하나 꺽어서 이파리를 하나씩 뜯어내면서 좋아한다, 아니다를 반복하며 점을 쳐보던 시절... 손가락을 꺽어 튕기며 서로 많은 이파리를 튕겨내는 시합을 했던 학창 시절... 아래의 사진은 이명호의 야생화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 아까시 나무는 번식력이 강하여 잘 자라고, 여름철 척박한 토질의 산사태 방지와 홍수를 막아주며, 나무의 재질이 강하고 아름다워 고급 가구와 장식용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꽃을 이용한 양봉산업의 보고이다. 구한말에 중국으로 부터 들어왔으며 한국전쟁이후 1960년대 전후로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많이 심어졌고 그리고 경제가 어려웠던 시기에 땔감과 가축의 사료로도 이용되기도 했으나 경제수종이 아니고 왕성한 번식력때문에 오히려 산림을 해치는 나무로 잘못 인식되면서 지금은 우리 산에서 많이 사라지기도 한 나무이다. 그러나 경북 칠곡에서는 사라져가고 있는 아까시 나무를 활용하여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니 바로 아카시아 벌꿀 축제다. 매년 5월초에 열리는데 금년에는 지난 5월7일부터 10일까지 벌어졌는데 축제의 마지막 날에 가봤다. 대구에서 왜관으로 가는 4번 국도를 타고가면 지천면 신동재로 가는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벌써 도로를 차들이 꽉메우고 있다. 축제는 이 신동재의 도로를 막고 진행하기 때문에 행사장에서 마련한 주차장에 주차하고 샤틀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가야 한다.
혹시나 갓길에라도 주차를 할까하여 천천히 가고 있는데 앞에서 차를 유도하는 학생이 있어 가보니 조카다. 학교에서 봉사활동으로 나와 진행을 돕고 있다고... 이곳엔 주차할 곳이 없으므로 그냥 길따라 주욱 가면 덕산 주차장이 나온다고 한다. 그리로...
행사 안내 이정표를 따라 간다. 가로수도 아까시 나무로 심어놓았고...
7km 정도 가서 경부 고속철 아래 주차장과 샤틀버스 대기장소가 있다. 20여분 기다렸다가... 이 대기하는 시간이 좀 따분하다.
샤틀버스를 타고 행사장인 신동재에 내리니... 온통 사람과 아까시 향기다.
신동재는 옛날 왜관으로 가는 국도길이었는데 지금은 신 도로가 잘 뚫려 산악자전거나 마라톤 동호회에서 많이 활용한다고...
신동재 고갯마루엔 장승이 있는데 꿀벌 장승이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기도 좋다.
풍선불어주는 삐에로.
국악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 주 행사장.
꿀벌의 해부도... 벌수염 붙이기 시범행사도 있었다고 한다.
시화 전시장도 있고...
산속 한 모퉁이엔 온통 아까시 나무다. 이곳 아까시나무의 수령이 30~40년이라니 바로 60년대에 심어졌다고 볼 수 있다.
고개 정상엔 꽃길 체험로가 있어 가보니 몇종류의 외래종 꽃이다. 이왕이면 요즘에 많이 피는 봄꽃이나 우리 야생화들을 재배해서 볼 수 있게 하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고갯마루에서 무심코 지나치다 발견(?)한 조각(?). 아이들은 찔러보고... 덥고 답답할텐데 잘 견딘다.
그리고 여느 축제장에서나 볼 수 있는 여러 체험장들과 먹거리 장터들이 줄지어 있다. 호객행위가 없어 조용하다.
군데 군데 아까시나무 꽃이다. 고개를 들어 위에도...
앞에도...
심지어는 땅에도...
대구로 돌아오면서 4번 국도상에서 보이는 신동재 고갯마루와 하얀 아까시 꽃들... 우리나라 최대의 아까시 밀원지라고 한다.
이곳 축제는 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축제라 한낮의 더위도 피하고, 차량이 통제되어 매연도 없고, 포장 도로를 중심으로 축제장소가 형성되어 먼지도 없고, 한눈에 쉽게 돌아볼 수 있고, 은은한 아까시 향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조용한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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