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산으로

칠곡 유학산(839M), 다부동 6.25 격전지 탐사로

큰바위(장수환) 2022. 12. 25. 22:43

2008년 6월.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현충일이 있고, 6.25 전쟁이 발발하였던 달이기 때문이리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이때 나라를 위해 몸바쳐 희생하였던 순국선열들을 잠시나마 생각하며 지내는 것도 소중하리라 생각한다.

경북 칠곡에 있는 유학산은 그런 의미를 되새겨 보기 좋은 산이다. 칠곡군 홈페이지에 보니 원래 유학산은 암벽이 병풍을 이루고 있어 여러 동물이 서식하였으며 특히 학이 놀던 명산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6.25전쟁때는 다부동전투의 핵심 방어고지가 되어 무려 9번의 탈환전끝에 승리함으로써 대구와 부산 함락 직전 북진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 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칠곡군에서는 6.25전쟁을 기념해 6.25km의 순례탐사로를 조성했다고 하는데 이 격전지 탐사로는 다부동 전적기념관 정문앞에서 곧장 유학산으로 오르는 코스와(기념관-674고지-팔각정-도봉사-팥재주차장) 반대편 코스 2가지이다.(칠곡군 홈페이지 지도) 제3코스가 6.25km인데 이 코스를 따라보기로 한다.

먼저 다부동전적기념관으로 가려면 중앙고속도로 다부IC에서 빠져 나와 우회전하면 되고...

대구에서 안동으로 가는 5번국도를 타고 가다보면 다부동에서 다부IC로 가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들어가면 바로 전적기념관이 나온다. 삼거리에서 보면 전적기념관 탑이 중앙에 하얗게 보인다.

일단 전적기념관에 주차후 각종 탱크와 장갑차, 나이키 미사일, 그리고 F-86전투기 등을 돌아보고...

계단을 올라 가면 T-37훈련기와 각종 야포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보이는 길은 5번 국도로써 대구로 들어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보더라도 전쟁에서 길목을 장악하고 있는것이 얼마나 유리한지 알아볼 수 있다.

6.25 참전 국가의 국기와 함께 기념관이 반기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보면 전쟁의 전개와 양상을 설명하고 있으며 당시 각종 총포류를 전시하고 있다. 아울러 이곳에서 지난 1994년부터 97년까지 유해발굴작업이 진행되었는데 유품도 일부 전시되어 있다.

이 전적 기념관은 1950년 8월초부터 9월하순까지 이곳 다부동지역에서 벌어진 전투를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군 5개사단 병력이 8월15일까지 대구를 점령할 목적으로 이곳 전선에 투입되었으나 국군 2개사단과 미군 1개 사단이 연합으로 이곳 전선을 사수하였다고 한다. 그렇게해서 아군의 만여명의 희생을 바탕으로 전선을 지켜내고 반격의 보루를 확보하였으며, 당시 경찰 뿐만아니라 일반 국민들 까지도 낙동강 전투에 참전하여 많은 희생을 당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주변엔 군과 경찰의 호국영령비도 있고...

기념관에서 나와 관리실에서 등산로를 물어보니 길아래 주차장너머 고속도로 다리밑으로 가는 길을 가르켜준다. 우측의 철탑 밑으로해서 능선을 올라, 보이는 능선의 좌측끝으로 가면 유학산 정상이다.

이곳 고속도로밑에도 차량 몇대는 주차할 수 있다. 유학산 839고지 4.7km, 674고지 1.56km 이정표. 전신주가 있는 우측길로 내려간다.

길따라 내려가면 다시 이정표가 나타나고...

넓직한 길이 나타난다. 길이 넓어 행군을 해도 좋을 듯하다.

철탑을 하나 지나고...

나무 계단이 나오는데... 올라가기에 땀이 많이 난다. 전쟁 당시엔 8월이었으니 장마가 끝나고 무지하게 무더웠으리라 생각된다.

고속도로 다리밑에서 45분 정도 걸려 674고지에 도착했다. 837고지까진 1.24km남았다. 안내판을 읽어봐야한다.

이제부터 능선인데 바윗길이 제법 나온다. 당시엔 저 바위들이 엄폐장소도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전망이 트이는 곳에 이르는데 이곳 다부동이 한눈에 내려 보인다. 중앙의 도로는 중앙고속도로로 윗쪽이 대구로 가는 방향이다.

줌으로 당겨본 다부동 전적기념관. 기념관 좌측의 건물은 호국관으로써 관리 사무소다.

삼각점이 있는 고지도 지나... 고지를 탈환하는 전투는 백병전이었다고 하니...

가야 할 능선이 아직 멀기만 하다. 중앙의 봉이 유학산의 정상인 유학정이 있는 839고지이며 좌측의 도로가 팥재부분이다.

전망 좋은 장소는 계속 나오지만 아쉬운 것은 왜관방향 서쪽 전망은 좋은데 반대쪽인 안동방향 동쪽 전망은 볼 수가 없다.

바위도 좋은 전망을 제공하고 있고...

한쪽은 천길 벼랑이다.

가운데 다부동을 중심으로 하여 좌측의 도로가 5번 국도, 우측의 도로가 중앙고속도로인데 윗쪽인 대구 방향은 잘 보이는데... 좌측으로 가는 안동방향의 전망은 없다. 중앙 우측의 가로로 가는 도로는 왜관으로 가는 도로다. 저 고속도로 다리밑에 주차했다.

원래라면 산등성이에 곱게 자라야 할 소나무인데 능선 가운데 있다보니 가운데 줄기는 잘려지고... 그러다보니 가랑이를 활짝 벌린 모습이 되고 만다.

그리고 837고지에 이른다. 674고지에서 55분 걸렸다. 이곳 고지에서 전투가 치열해지자 대구에 있던 임시정부가 부산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만큼 전투가 치열했던 것이다. 안내판을 읽다보면 손에 땀을 쥐게 된다. 820고지까지는 600미터다.

암벽지대도 있다.

뒤로 837고지가 보인다.

이 부근이 아마도 학바위 근방인 듯한데 안내도가 없다.

당시에 목숨걸고 싸웠던 현장을 생각하면 지금의 힘듬은 사치스런 생각이다. 아침 신문을 보니 당시 다부동 전투에 참여했던 소년병의 증언이 실려있다. 당시 15세로 축구선수 출신이라 신체조건이 좋았다고 하는데 키 165cm, 몸무게 60kg정도였는데 90cm가 넘는 칼빈 소총을 들고 22kg이나 되는 총과 탄약을 온몸에 메고 싸웠다고 증언하고 있다.

조그만 철계단을 지나고 헬기장을 지나니 산불 감시 시설이 있다. 그곳에 이르니 드디어 유학산의 정상인 유학정이(839봉) 보인다.

발길이 바빠진다. 얼른 유학정에 올라 쉬고 싶다. 중간에 도봉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곳은 별도로 정상표시석은 없는데 837고지에서 35분정도 걸렸다. 고속도로 밑 주차장에서 2시간 15분 정도 걸렸다.

유학정에 오르니 바람이 시원하다. 김밥을 먹으며 주변을 돌아본다. 지나온 봉우리들. 산불 감시 시설이 보인다. 능선상엔 많은 당시의 참호들이 있다고 했는데 등산로상에서 보기는 힘들다.

구미(?)쪽 방향인데 중앙을 가로지르는 강이 보이고 또 이를 가로 지르는 교량이 보이는데...

유학산 팔각정에서 내려온다. 헬기장까지 160미터다.

넓직한 길이다.

헬기장에서 좌측으로 내려오면 도봉사인데 군데 군데 간이의자 등이 놓여 있다. 전망장소에서 내려다 본 절벽 바위 아래 도봉사.

헬기장까지 640미터, 팥재주차장까지는 700미터 이정표가 있고 바로 도봉사다.

도봉사는 커다란 암벽 절벽 아래에 있다. 정상에서 25분 정도 걸렸다.

암벽 절벽.

사찰에서 유학산 휴게소가 있는 팥재주차장까지는 채 10분이 안걸리는 거리다. 전체적으로 3시간 20분 정도 걸렸는데 반대로 팥재주차장에서 시작하여 전적기념관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적기념관에서부터 시작하여 팔각정을 지나 팥재주차장으로 내려와 인근의 온천에서 쉬었다 오는 코스도 괜찮을 듯하다.

그런데 이 휴게소에서 차가 주차되어있는 고속도로 다리밑(다부동 전적기념관)까지 가는 것이 문제다. 대중교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신세를 지기 위해 일부러 기다리기도 뭣하고... 일단 걸어 내려온다. 내려오면서 동승을 위해 몇번 손을 들어보지만 그냥 휭~이다. 그렇게해서 학산1리 마을까지 내려오는데 20분정도 걸렸고 안내도엔 듬티재로 되어있다. 팥재주차장까지는 1.9km였다. 이곳에서는 대중교통이 있는 것 같은데 시간을 모른다. 또 걸을 수밖에 없다. 행군 탐사로로 생각하며... 뒷산의 능선이 유학산 탐사로다.

다시 길따라 내려온다. 25분정도 걸려 다부IC입구를 지나 고속도로 다리 밑 주차장으로 왔다.

4시간 10분정도 걸린 6.25 격전지 순례 탐사로 탐방이었다. 무더운 날씨에 옛날 젊은이들이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되새겨보는 기회였다. 아래의 전승비는 다부동에서 안동방면으로 5번 국도를 타고 좀 더 올라가다보면 우측 길 옆에 있는 미군 보병 27연대의 다부동 전승비다.

호국 보훈의 달 6월. 지금의 대한민국이 이들의 희생의 바탕 위에 세워졌다. 순국선열이나 참전용사들을 위한 대접을 제대로하라고 처우개선이 될 때까지 한달이 넘도록 물대포를 맞아가며 혹은 발에 차이고 밟히며 그리고 밤새워 촛불시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적어도 이 달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