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요즘의 소백산은 철쭉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소백산과 맞닿아 있는 충북 단양에서는 지난 5월19일부터 28일까지, 경북 영주에서는 26일부터 28일까지 철쭉축제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5월25일 지금 쯤이면 소백산엔 적어도 철쭉이 활짝 피었겠거니하는 마음으로 소백산 등산을 갔다 왔다. 철쭉꽃은 비로봉을 중심으로 국망봉과 연화봉쪽으로 군락지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천동매표소로 올라 비로봉을 거쳐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에서 희방사로 내려오는 충북에서 경북쪽의 소백산 종단코스를 정했다. 대중교통은 적절한 시간에 맞는 것을 선택하기 어려워 차를 갖고 가기로 했다. 그래서 일단 단양 시외버스 터미널 인근에 주차하고 천동매표소가 있는 다리안관광지까지는 시내버스로 가서 등산을 마친 후 희방사역에서 14시42분에 단양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가서 단양역에서 내려 시내로 가서 차를 가지고 올 계획을 짰다. 희방사 역까지 기차 시간에 맞게 내려오려면 등산은 조금 빨리 진행해야겠기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의 고속도로는 참으로 막힘없이 시원하다. 이곳이 월드컵 축구 송종국 선수의 고향인지 월드컵 멤버에 연속으로 뽑혔다고 선전이다.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축제로 인해 잘 단장되어 있다. 다리안관광지로 가는 고수대교다.
시외버스 터미널 부근에 주차하려고 했으나 축제기간중이라 복잡할 것 같아 고수동굴 주차장에 주차하고(주차비 2,000원이지만 이른 시간이라 그냥 주차했다) 8시20분 정도 되니 버스가 온다. 주차장에 위쪽에 있는 고수동굴 입구다.(입장료 4,000원)
10분 정도 걸려 종점인 다리안 주차장에 내려 등산을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조금 올라가니 세계 최초 3극점 7대륙 정상에 발자취를 남긴 허영호 기념비가 있다. 뒤의 구름다리 밑이 다리안(한자로 橋內를 그냥 다리안이라고 한다) 폭포다.
다리에서 내려다 본 다리안 폭포.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천동매표소다.(국립공원 입장료 1,600원) 보이는 길은 한적하고 조용하고 기분도 좋게 해 준다. 몸도 마음도 상쾌하다.
다시 5분정도 올라오니 관리사무소가 있다. 이곳 자체도 해발 462m다. 등산은 이곳에서 정상인 비로봉으로 올라 제1연화봉을 지나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을 거쳐 희방사로 내려 올 예정이다.
오르는 길은 계곡이 있어 시원한 물소리가 계속 들린다.
매표소에서 1시간10분 정도 걸려 해발 1,035m라고 쓰여 있는 천동 매점에 도착했다. 이곳까지는 넓은 길이라 편하게 오를 수 있다.
매점을 지나고 부터는 본격적인 등산로이지만 그리 급경사가 없어 편하게 등산할 수 있다. 조그만 약수터도 지나고 하니 앞이 환하게 트이는 곳에 이른다. 뒤를 돌아보니 산인지, 구름인지...
매점에서 45분 걸려 정상 능선 3거리에서 서니 광활한 초원이 펼쳐진다. 우측 봉우리가 정상이다.
매표소에서 2시간 20분 걸려 비로봉 정상에 서지만 바람이 무지하게 분다. 그래서 인지 싸늘하다. 이곳 정상부위는 주목군락지도 있지만 철쭉 군락지도 많은데 아직 꽃은 봉우리만 맺혀 있다. 만개는 몇일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정상에서 되돌아 본 초원의 모습. 연화봉으로 가려면 다시 저 길로 다시 가야 한다. 우측의 건물은 주목군락지 감시초소라고 한다. 멀리는 첩첩 산중이다.
연화봉으로 가면서 보이는 바위. 떨어질까 위태롭다.
제1연화봉에서 줌으로 댕겨 본 천문대. 우측의 천문대는 폐쇄된 것 같았다.
능선에서 만난 딱 한 곳. 철쭉 핀 곳. 멀리 죽령휴게소 내려 가는 길목에 있는 제2연화봉이 보인다.
정상에서 1시간40분 정도 걸려 도착한 연화봉이다. 서 있는 사람도 연화다.
천문대를 얼른 겉으로 한바퀴 돌고 희방사로 내려 간다. 군데 군데 보이는 철쭉... 이쪽은 산등성이 남쪽이라인지 제법 많은 꽃이 있지만 숲에 묻혀 화려하다던지하는 감은 없다.
내려가는 길이 경사가 제법 있다. 올라오려면 땀 좀 흘릴 것 같다. 연화봉에서 거의 1시간 걸려 도착한 희방사.
해발 700m에 높이 20여m인 희방폭포. 수량이 많아 보기 좋다.
희방폭포에 도착하니 2시15분이다. 42분 기차이니 시간이 없다. 희방사에서 단양가는 무궁화기차는 하루에 2번있다(금,토,일은 3번). 그러나 풍기에서는 횟수가 보다 많다. 택시를 타고 희방사역으로 오니 택시비 15,000원을 요구한다. 불과 3.5km정도 되는 거리에 5분도 안걸린 것 같은데... 좋은 기분에 택시비 때문에 기분 좀 상했다. 이곳에서는 내일부터 철쭉 축제를 한다던데...
희방사 역에서 본 죽령 옛길과 중앙 고속도로.
희방사 역에서 보이는 천문대 부분(중앙의 멀리 보이는 뾰족한 부위)
기차는 죽령 터널을 지나 25분 정도 달려 단양역에 도착했다. 이 기차를 타려면 진행방향 우측으로 앉아야하고 터널이 끝나면 바로 그곳에 죽령 폭포가 있다. 아차하면 놓치고 못 보고 지나간다. 단양역 광장에 조성된 여러 조형물 중 식당으로 개조되어 활용되고 있는 열차의 모습이다.
명색이 철쭉제인데 축제장을 들러봐야할 것같아 한바퀴 돌아본다. 노래자랑 예심도 하고 먹거리 장터도 있고, 이곳에선 한창 연습중이다.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 지나는 길에 보게 되는 도담삼봉.
짧은 시간에 조금 무리한 등산이었지만 그래도 해 볼만한 코스였다.
관광지는 그냥 한번 지나는 사람이 대부분일지라도 그걸 노려 바가지 같은 상술을 부리면 결국 그 관광지는 빛을 보지 못한다. 지자체는 최소한 축제를 준비한다면 자신들이 그곳에 처음 왔을때를 생각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보아야 한다. 더구나 그것이 돌아가는 길에서 생기는 일이라면 축제장에서 좋았던 기분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마지막 나빴던 추억만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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