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공군 수원기지에서는 우리나라 영공을 55년간 지켜온 F-4 팬텀기의 퇴역식이 있었다. 팬텀(Phantom)은 우리 공군 뿐만아니라 국방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는데 그 중요한 역할중의 극히 일부분은 필자도 기여한 부분이 있어 더욱 감회가 깊기도 하다. 사진들은 공군 홈페이지를 비롯하여 인터넷 곳곳에 있는 사진들임.
이번에 마지막으로 퇴역하게 되는 팬텀 비행기인 F-4E는 153전투비행대대에서 운영했는데 이 대대는 1979년 대구기지에서 창설되어 1980년 4월에 청주기지로 이동되었는데...
필자는 153 전투비행대대의 항공기 정비를 담당하는 153 정비중대의 중대장으로써의 직무를 청주기지에서 1981년부터 약 2년정도 수행했었다. 당시만 해도 이 비행기들은 미국에서 제작되어 한국으로 날아와서 이제 막 배치된 비행기들이라 모두 기체시간 100시간 내외의 최신 기체여서 다른 중대로부터 부러움(?)을 받기도 했다. 1982년4월 17전투비행단 25,000시간 무사고와 153 전투비행대대 9,000시간 무사고비행으로 참모총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수원기지로 이동해서는 50,000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2001년 10월부터 2018년 3월까지)을 세웠다.
당시만해도 공군의 주요 작전에선 빠질 수 없는 비행기였다. 80년대 초반만 해도 북한이나 중국에서 미그기나 그들의 비행기가 귀순하는 사건이 수시로 발생하여 휴일도 없이 출격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며, 동해의 영공으로는 소련(러시아)의 폭격기나 정찰기 등이 나타나면 출격해서 대응 작전을 하는 등... 그리고 버마(미얀마)의 아웅산 테러 사건때는 당시 대통령 일행이 안전하게 귀국하기까지 호위 비행지원과 비행기에 완전 무장을 장착하고 밤새 대기하던 기억들도 새롭다. 팬텀에 장착 가능한 무기들... 이외에도 몇가지 더 있다.
1981년 3월의 경부고속도로상의 비상활주로 이착륙 훈련... 요즘엔 볼 수도, 할 수도 없다.
지난 4월에 진행된 수원기지에서의 스페이스 챌런지 축하 비행...
여담으로 팬텀 전투기의 역사를 아주 잠깐 살펴보면... 처음엔 항공기 제작사인 맥도널 다글라서에서 만들어 미 해군에 제안하여 미해군과 해병대용으로 F-4A와 F-4B로 운영되었으며 공군용으로는 F-4C, F-4D, F-4E 등으로 개발되어 모두 5057대가 생산되어 세계 각나라에서 운용하게 된다. 별도로 일본은 138대를 미쓰비시에서 면허생산하였다고 한다. 153전투비행대대의 비행기 호수는 78-0727부터 78-0744까지인데 최종호기인 이 비행기는 153전투비행대대의 78=744호가 된다.
이 비행기는 팬텀 5,000대째인데 동체에 팬텀 비행기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의 국기가 그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의 태극기도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당시만 해도 최신예기로써 명성이 자자했는데 미공군과 해군은 이 비행기로 곡예비행팀을 만들어 에어쇼를 했었는데 비행기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오래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도깨비 팬텀(Phantom)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
그리고 팬텀을 기리는 공군의 동영상
이제 팬텀은 날개를 접고 일선을 벗어나 퇴역하지만 그 뒤를 이은 후배 비행기들이 우리나라 영공을 굳건히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 팬텀이여 영원하라...
전체적으로 팬텀 비행기가 1960년대 후반부터 2024년 오늘까지 굳건히 영공방위의 임무를 담당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조종사들의 탁월한 기량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있어서 이겠지만 그 뒤에서 이른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비행기와 함께 동거동락을 해 온 우리 정비사들의 헌신적인 땀과 열정이 뒷받침 되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비행기 정비사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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