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산으로

합천 허굴산(청강사-코끼리 바위-용바위-정상 682M)

큰바위(장수환) 2023. 1. 28. 11:42

2014년 5월. 짙 푸른 숲이 그리운 5월이다. 아직 계곡이 그리운 것은 아니지만 한 낮이면 30도를 오르내리는 덥기까지 한 날씬데 산을 찾아 더위를 식히고, 더불어 녹음이 짙어가는 시절에 산 정상에서 조망을 즐기는 조용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고, 산이 너무 험하지 않으며,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산행을 갔다 왔다. 경남 합천의 허굴산인데 이 산은 인근의 금성산, 악견산과 더불어 대병 3산이라 불리는데 이는 합천군 대병면에 있는 3개의 산을 일컫는 말이다. 대병 3산 중에서 허굴산은 가장 높은 곳이긴 하지만 3산 다 600미터대의 그저 평범한 산들인데 올라보면 기암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 산행하는 재미도 있는 곳이다. 그 중 악견산은 몇해전에 가 보았지만 가장 높은 허굴산을 가보지 못해서 시간을 내어 찾아 보았다. 합천에서 합천댐 방향의 영상테마 파크쪽으로 가면 된다.

이곳 도로는 합천댐으로 이어지는 백리 벚꽃길인데 영상 테마 파크와 더불어 몇해전에 가보았던 곳이다. 이 길을 지나가면 악견산으로 오르는 입구도 지난다.

허굴산을 가기 위해서는 몇가지의 코스가 있으나 가장 빨리 올랐다가 내려올 수 있는 곳은 바로 청강사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코스다. 더구나 차를 가지고 가므로 어쩔 수 없다. 합천댐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합참 임란 창의 기념탑이 있는 곳에서 청강사 이정표를 보고 좌측길로 들어가면 된다.

몇군데 갈래길이 나오긴 하지만 청강사 이정표가 잘되어 있으므로 따라 가면 되는데 도로 사정이 좋지는 않다.

가는 도중에 장단 교회 앞에서는 대병3산 중의 하나인 금성산으로 오르는 입구도 지나고... 앞에 보이는 산이 허굴산이다.

청강사 바로 밑에 조그만 주차장이 있어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사찰 바로 밑에도 넓은 장소가 있는데 강아지 몇마리가 사납게 짖어대고 있다.

허굴산은 3개의 코스가 있는데 1코스가 이곳 청강사에서 1.77km, 2코스가 황룡선원에서 2.4km, 그리고 3코스가 안동권씨 묘역에서 1.99km 올라간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정상에서 좌측으로 청강사로 내려오는 길은 패쇄되었다고 적혀있고... 어쨌거나 청강사에서 올라가면 능선에서는 우측의 664봉에 갔다가 되돌아 정상으로 갈 예정이다.

청강사는 큰 사찰은 아니지만 아담한 사찰로 조용한 분위기다.

별도로 일주문은 보이지 않았지만 돌기둥 사이로 들어가면...

대웅전 옆의 탑뒤로 산길은 이어진다.

바로 약사선원으로 이정표를 보고 가면 되는데 입간판 뒤에는 좌측으로 길이 하나 보이는데 아마도 패쇄된 등산로 같다.

입간판 뒤 우측로는 녹색의 등산로가 이어지는데 바로 약사선원으로 가는 길이다.

사찰에서 3분 정도면 약사선원 건물을 만나게 되고 산길은 좌측 돌계단으로 이어진다.

본격적인 산길이다.

조금 올라가면 커다란 바위가 있는 전망장소에 서게되고...

아래로 마을이 보이고 금성산과 악견산이 보인다.

다시 산행을 계속하면 나무 계단길을 만나게 되고...

그 계단 끝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 데 바로 코끼리 바위다. 선원에서 10여분 걸렸는데 뭉특하게 생긴 바위 모양이 독특하다.

등산로는 희미하긴 하지만 끊어지지않고 이어진다. 가끔 산악회 리본도 보이고...

그리고 우측으로 전망장소가 하나 나타나는데 그곳에 서니 금성산과 악견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좌측 멀리엔 봄이면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이 보이고...

깊은 숲속으로 길은 이어지기도 하고...

기암들이 있는 곳에선 햇빛에 노출되기도 하고...

미끄러운 마사토로 이루어진 경사에선 조심해서...

위 틈을 비집고 올라서면...

길은 끊어진 듯하지만 바위 옆으로 이어진다. 다행히 발 디딜 곳이 있어 바위에 붙어서 가면 되는데 겨울이면 안전에 조심해야할 듯하다.

그리고 무덤이 있는 곳에 도착하고...

커다란 바위에다 글이 새겨진 곳도 지나니...

3거리에 이르는데 코끼리 바위에서 20분 정도 걸렸다. 좌,우측 다 리본이 걸려있는데 우측은 2코스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정상은 좌측으로 가야 한다.

3거리에서 2분정도 오니 능선에 서게 되고 정상은 좌측이지만 먼저 우측 664봉으로 가 본다.

능선길이라 편한 길이 이어지다가...

바로 커다란 바위능선을 만나게 되는데 우회하는 길들이 있다.

위 사진의 바위에 올라서면 멀리 황매산의 붉은 기운이 보인다. 이맘때면 황매산은 철쭉으로 붉게 물드는 시기이다.

커다란 바위를 넘어서면...

용바위가 보인다. 바위에 올라가려면 용을 쓰야한다고 용바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능선삼거리에서 10분이 안 걸린다.

그리고 허굴산의 표시석이 있다. 길따라 내려가면 3코스로 이어지는 길인데 이제 뒤돌아 허굴산 정상으로 간다.

편한 능선을 따라 가면...

용바위에서 10분정도 가면 허굴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청강사에서 1시간 정도 걸렸다. 이곳의 조망은 사방이 막혀 있다. 점심먹고 쉬었다가...

올라왔던 방향 거꾸로 산을 내려간다. 지나쳤던 바위들을 다시 한번 더 지나고...

또 한번 바위 옆을 붙어서...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다시 마주치는 코끼리 바위...

코 부분이 좀 짧아 보이지만 그래도 코끼리 모양은 난다.

그런데 코끼리 바위는 가운데 칸막이 같은 바위가 하나 있고 그 옆에 또 다른 바위가 붙어있다.

지나왔던 약수선원 입구 도로...

그리고 청강사 뒤로 내려서게 되고...

사찰 아래 주차장에 도착하게 되는데 정상에서 45분 걸렸다.

산을 다 내려와서 올려다 본 허굴산... 허굴산은 길목에서 바라보면 산 중턱 굴안에 부처님이 있는 것 같아 바랑을 벗어놓고 올라가 보면 부처님은 없고 허굴만 있다하여 허굴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사찰을 지나 산행하는 동안에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는데 그만큼 한가하게 조용하게 등산을 할 수 있어 좋았다.

2시간 10분 정도의 간단한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합천댐을 지나서...

이제 대병 3산은 금성산만 남았는데 언젠가 다시 한번 찾아와야 한다.